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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 석달 만에 공모채 시장 또 노크…이번엔 '신종자본증권'

Numbers_ 2024. 3. 11. 15: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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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CGV, 석달 만에 공모채 시장 또 노크…이번엔 '신종자본증권'

CJ CGV가 공모 신종자본증권 시장을 찾았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촉발된 신용위험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 자금조달이 갈수록 빈번해지는 모습이다.신종자본증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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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CJ CGV)

 

CJ CGV가 공모 신종자본증권 시장을 찾았다. 코로나19를 기점으로 촉발된 신용위험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상증자와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 자금조달이 갈수록 빈번해지는 모습이다.

신종자본증권은 일반 회사채보다 신용등급이 낮은데다 공모로 발행된 사례도 많지 않다. CJ CGV가 대규모 주관사단을 꾸린 이유다. 최근 극장산업이 회복되는 기미를 보이면서 현금창출력을 끌어올려 세일즈 면에서 시너지를 내도록 하고 미매각 리스크를 분산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 CGV는 1200억원 규모의 채권형 신종자본증권 발행 절차를 밟고 있다. 청약과 납입기일은 오는 15일이다. 조달 자금은 모두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등 배급사에 납부하는 영화상영부금으로 투입할 계획이다.

표면상 만기는 30년이지만 스텝업(금리인상 조정) 조항이 붙어 있다. 2년 뒤 콜옵션(중도상환청구권)을 행사해 상환하지 않으면 연 2%, 3년 후부터는 해마다 0.5%씩 가산되는 조건이다. 희망 공모금리는 6.8%~7.2%다.

신종자본증권은 주식과 채권의 중간 성격을 띄는 하이브리드 채권을 말한다. 만기가 정해져 있으나 발행사의 결정에 따라 연장할 수 있어 영구채로 여겨진다. 이 같은 특성으로 인해 회계상 부채가 아닌 자본으로 인정된다. 다만 선순위 회사채보다 신용등급이 한 노치 낮은데다 원리금 상환순위도 후순위 채권에 밀려 금리가 높게 책정되는 것이 특징이다. 더군다나 중도상환하지 않을 시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스텝업 조항까지 붙어있어 부채비율 관리가 필요하거나 자본 확충이 시급한 기업이 주로 활용한다.

CJ CGV가 수많은 자금조달 선택지 중 신종자본증권을 택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겪었던 CJ CGV는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력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유동성 위기와 재무건전성 악화 이중고를 감내해야 했다. 회사는 지난해 하반기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총 4153억원을 조달했는데, 이때 부채비율이 낮아지자 12월 곧바로 2000억원 규모 공모채를 발행했다.

이 과정에서 자기자본이 늘어나며 재무건전성 지표는 다소 개선됐으나, 아직 한시름 놓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3분기 말 연결기준 회사의 총차입금은 2조5147억원에 달한다. 현금성자산을 차감한 순차입금은 1조8160억원이다. 이에 따른 차입금의존도는 67.8%이며 부채비율은 529%다. 지난해 4분기 중 18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을 상환했던 만큼, 부채비율은 또 다시 100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시장 또한 CJ CGV의 현상황을 달갑게 받아들이지 않은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CJ CGV는 이번 1200억원 규모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위한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에서 240억원의 주문을 받는데 그쳤다. 목표액 대비 80%가 미매각 물량으로 남은 셈이다. 당초 회사는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대 1500억원까지 증액 발행할 계획이었으나, 대부분의 물량을 주관사단이 떠안게 됐다.

지난해 12월 2500억원 규모로 공모채를 발행한 이후 3개월 만의 공모시장 채권 발행인 데다 일반 회사채보다 신용등급도 낮은 신종자본증권이어서 흥행 실패가 예견됐다는 평가다. CJ CGV의 신용등급은 A-이지만, 신종자본증권은 한 노치 낮은 BBB+다.

박원우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팬데믹 기간 동안 누적된 손실로 인해 축소된 자본규모, 신종자본증권의 잠재적 상환부담 등을 감안한 실질적인 차입부담 감안 시, 단기간 내 자체 영 업현금흐름을 통한 유의미한 재무구조 개선은 어려울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CJ CGV는 이번 신종자본증권 발행에 앞서 미매각을 각오하고 자금 조달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주관사단만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 삼성증권, KB증권, 신한투자증권, SK증권, 하이투자증권 등 무려 8곳으로 꾸렸다. 발행 주관사가 한두곳이면 수요예측에서 채권이 ‘완판’되지 않았을 때 이들의 인수 부담이 크지만 8곳이면 부담이 분산된다. 회사채 시장에서는 발행사가 수요예측 흥행에 실패할 경우 주관사가 안 팔린 물량을 나눠 인수하는 총액인수 방식으로 공모채권을 발행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