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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워치] HD현대마린솔루션, '은행서 직접금융으로' 상장 후 달라지는 실탄조달

Numbers_ 2024. 4. 5.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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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워치] HD현대마린솔루션, '은행서 직접금융으로' 상장 후 달라지는 실탄조달

HD현대마린솔루션(이하 마린솔루션)이 은행 차입 중심의 자금조달 방식을 변경한다. 당장 이번 상장을 통해 약 3000억원의 자금이 들어오지만 부족할 경우 사채 발행을 검토키로 했다. 다만 사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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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마린솔루션이 2일(화) HD현대 GRC에서 기자간담회를 실시했다.(제공=HD현대마린솔루션)


HD현대마린솔루션(이하 마린솔루션)이 은행 차입 중심의 자금조달 방식을 변경한다. 당장 이번 상장을 통해 약 3000억원의 자금이 들어오지만 부족할 경우 사채 발행을 검토키로 했다. 

다만 사채를 발행하기 위해선 신용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50%에 달하는 구주 매출 비중이 걸림돌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정혁 마린솔루션 CFO(상무)는 "상장 후 신용등급을 받고 회사채 발행을 하겠다"고 말했다. 

회사채는 향후 5년 투자를 위한 일종의 플랜B 성격의 조달책이다. 마린솔루션은 2028년까지 총 3200억원의 투자를 고려하고 있다. 수리 협력사 및 글로벌 수리조선소 네트워크 구축 등 M&A(인수합병) 에만 약 2000억원을 투자한다. 우선 오는 5월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통해 조달하고 부족분은 회사채 발행으로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김 상무는 "공모자금만으로 투자 계획을 소화하기 충분하지만 실탄이 부족하다고 판단될 경우 회사채를 발행해 추가 조달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신주 발행으로 마련할 수 있는 자금은 최대(희망가 밴드 상단기준) 3711억원이다. 사실 상장만으로 5개년 투자비를 모두 마련할 수 있다. 그러나 장기적 CAPEX(자본적지출) 관점에서보면 현재의 조달 구조는 한계가 있다. 

마린솔루션은 2018년 사채 발행을 검토한 적이 있다. 당시 현대중공업 AS사업부에서 법인으로 새출발한 지 2년차 신생 회사였기 때문에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HD현대 관계자는 "재무 융통성을 확보하기 위해 회사채 발행을 고려했는데 설립 초기였기 때문에 여러 제약이 있었다"고 말했다. 

비교적 절차가 단순한 은행 대출을 이용했던 것이 현재까지 굳어졌다. 은행 차입이 절차상 수월하다는 장점이 있으나 만기 구조가 대체로 짧고 신용도가 낮은 비상장 회사는 조달 비용 부담이 크다. 

실제 작년 기준 마린솔루션의 차입금 잔액은 1022억원이며 전액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한다. CD금리, 은행채 등 단기 지표 금리에 일정 수준의 가산 금리를 덧붙여 약 5% 내외 수준의 이자율을 부담하고 있다. 장기 회사채를 발행할 경우 상환까지 여유가 있기 때문에 유동성 확보 측면에서 효과가 크다. 

금리의 경우 신용등급에 달렸다. 우량 등급의 회사가 조달 시 금융 비용도 덜 든다. 마린솔루션은 사채 발행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현재 무등급 상태다. 상장 후 본격적으로 신용평가회사를 통해 평가를 받아 볼 계획이다.  

5월 상장시 자본 확충 효과로 인해 신용도에 긍정적이다. 회사가 회사채 발행 시점을 상장 이후로 정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다만 마린솔루션의 경우 구주 매출 비중이 50%에 달해 공모 자금의 절반만 자본으로 인정된다. 구주 매출은 기존 FI(재무적 투자자)인 KKR의 투자금 회수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다.  이에 대해 신평사가 어떤 판단을 내릴지가 관건이다. 

신평사 관계자는 "상장이 신용도상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은 맞지만 무조건 등급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라며 "상장을 통해 좋은 신용등급을 받기 위해선 일차적으로 신주 발행을 통해 재무 여건이 얼마나 좋아지느냐에 달렸다"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