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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워치] HD현대마린솔루션, 비핵심 벙커링 사업 딜레마

Numbers 2024. 4. 10.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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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워치] HD현대마린솔루션, 비핵심 벙커링 사업 딜레마

HD현대마린솔루션(이하 마린솔루션)이 참여한 선박용 바이오연료 도입을 위한 실증 연구가 연내 막바지에 달한다. 마린솔루션은 선박에 벙커C유 대신 메탄올을 주입하기 위한 라이센스 취득 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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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마린솔루션(이하 마린솔루션)이 참여한 선박용 바이오연료 도입을 위한 실증 연구가 연내 막바지에 달한다. 마린솔루션은 선박에 벙커C유 대신 메탄올을 주입하기 위한 라이센스 취득 절차도 밟고 있다. 

회사가 친환경 대체연료 사업을 검토하는 것은 기존 벙커링 사업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점 때문이다. 기존 화석연료 추진 선박 퇴출이 가속화되면서 벙커링 사업 수요가 줄고 있어서다. 이번 IPO에서 친환경 선박 개조 사업 역량을 대대적으로 과시한 반면 벙커링 사업은 이런 친환경 기조와 동떨어진 탓에 밸류를 받는데 약점으로 꼽힌다. 


원스톱 서비스·가치사슬…알짜 사업 부상


2018년 마린솔루션은 현대힘스로부터 벙커링 사업을 18억원에 양수했다. 벙커링은 쉽게 말해 선박을 대상으로 한 주유 사업이다. 

선박 유지·보수 서비스에 벙커링 사업을 얹어 애프터 마켓 '원스톱' 서비스를 실행하겠단 구상으로 사업을 양수했다. 

선박을 인도하기 직전 선박유를 넣은 뒤 운항 도중 연료가 떨어질 때마다 선박유를 채워주기 때문에 수요가 꾸준하단 점이 장점이다. 벙커링 사업을 추가한 마린솔루션의 외형은 급격히 커져 2018년 4000억원대에서 2020년 1조원으로 매출이 뛰었다. 유가가 치솟은 2022년에는 유류 사업으로만 6272억원의 매출을 거둬 전 사업부 중 실적이 가장 좋았다.

단순하게 선박에 주유하는 사업을 넘어 가치사슬로 얽혀있다. HD현대오일뱅크에서 구매한 산박유를 유통하는 역할도 해왔던 것이다. 매년 약 3000억원 규모의 선박 연료유를 구매한 것으로 확인됐다. 

 


저마진·탄탄소 시대 역행


비교적 단순한 사업 구조와 수월한 재고 확보 덕분에 알짜로 꼽히지만 회사는 인위적으로 사업을 확대하지 않을 방침이다.

마린솔루션은 이번 IPO에 도전하면서 친환경 탈탄소 시대에 발맞춰 글롭러 친환경 기조에 따른 선박 개조 서비스 역량을 중심으로 투자자에 설명하고 있다. 실제 작년 선박회사 7곳으로부터 재액화(Re-liquefication) 선박 개조 주문을 받아놓은 상태다. 이 외에도 LNG 운반선, FSRU(부유식 저장·재기화 설비) 등 탄소 저감 정책에 따른 친환경 선박 개조 시장에 적극 뛰어들 계획이다.

유조선에 연료를 주입하는 벙커링 사업은 이런 친환경 기조와 전면 대치되는 까닭에 외연 확장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회사는 증권신고서에도 "최근의 강화되는 ESG 기조에 배치되는 성격이 일부 존재한다"고 기재했다.

또한 마린솔루션의 핵심 사업들은 대외 변수의 영향을 비교적 덜 받는다. 큰 폭의 등락이 없는 업황을 강점으로 투자자에 설명하기도 했다. 반면 국제 유가에 따라 가격이 결정되는 벙커링 사업은 예외다. 유가가 오르면 판매 가격도 오르지만 그만큼 원가도 상승하는 구조라 마진 확보가 어렵다. 작년 기준 벙커링 사업을 제외한 핵심 사업의 에비타 마진율은 25%에 달했으나, 벙커링 사업까지 포함하면 마진율은 14.8%로 낮아진다. 2021년부터 작년까지 핵심 사업 매출 성장률 역시 21.6%로 높은 반면, 벙커링 사업 포함한 성장률은 14.7%로 낮아졌다.

회사는 현 수준을 유지하면서 친환경 대체 연료유 사업으로 전환 준비를 서두를 계획이다. 

석유관리원의 주도로 진행 중인 선박용 바이오연료 도입 위한 실증 연구가 연내 끝날 것으로 관측되면서 이르면 2025년부터 상업화도 가능할 전망이다. 해당 실증 연구에는 마린솔루션도 참여했다. 연구 일환으로 지난해 HMM의 선박에 바이오 선박유를 급유해 시범적으로 운항하기도 했다. 메탄올 추진 선박은 위험물질 취급을 위한 자격 취득 절차를 밟고 있다. 

이기동 마린솔루션 대표는 "벙커링 사업은 친환경 대체 연료 공급을 통해 친환경 연료 시장을 선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