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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매각 추진’ CJ피드앤케어, M&A 성사될까

Numbers_ 2024. 4. 16.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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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매각 추진’ CJ피드앤케어, M&A 성사될까

CJ제일제당이 한때 ‘효자 노릇’ 했던 사료 부문 자회사 CJ피드앤케어 매각을 재추진하고 있다. 5년 전 기업가치에 대한 이견으로 매각 협상이 불발된 바 있는 데다 예전과는 수익성이 많이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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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신호 대표가 4년 만에 CJ제일제당에 복귀한 가운데 이번 임기 동안 CJ 4세 이신호 식품성장추진실 실장의 성과를 돕는 조력자로서의 역할이 중요할 전망이다. 사진은 서울 종로구 CJ제일제당 본사. (사진=CJ제일제당)
 

CJ제일제당이 한때 ‘효자 노릇’ 했던 사료 부문 자회사 CJ피드앤케어 매각을 재추진하고 있다. 5년 전 기업가치에 대한 이견으로 매각 협상이 불발된 바 있는 데다 예전과는 수익성이 많이 달라진 가운데 CJ피드앤케어의 M&A(인수합병)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인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UBS를 매각 주관사로 선정하고 CJ피드앤케어의 경영권 매각 작업을 진행 중에 있다. 매각자 측은 지분 100%에 대한 기업가치로 1조~2조원대를 희망하고 있다.

인수 후보로는 글로벌 사료업체, 중국, 동남아시아 현지 전략적 투자자(SI), 대형 사모펀드(PEF) 운용사 등이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CJ제일제당은 지난 2019년 CJ피드앤케어 매각을 추진했을 당시 글로벌 2위 사료업체 뉴트레코와 협상을 진행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업황 부진으로 적자를 기록한 데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유행하는 등 악재가 겹친 가운데 가격차에 대한 이견으로 인해 거래가 무산됐다.

현 시점에서도 CJ피드앤케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긍정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가장 큰 걸림돌로 지적되는 건 수익성이다. 지난해 CJ피드앤케어는 주요 사업 국가의 사료·축산 수요 부진과 곡물가 상승으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1.7% 감소한 2조4917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864억원의 적자를 냈다. 2021년에는 1506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는 기업이었지만 이듬해 흑자 폭이 77억원까지 줄어든 데다 지난해 기준으로는 손실을 내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부진의 원인으로는 주력 사업 지역인 베트남·인도네시아의 경기침체가 주로 꼽힌다. CJ피드앤케어는 베트남에서는 양돈 사업을, 인도네시아에서는 육계 사료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두 지역의 매출 비중은 2022년 기준 66%에 이른다. 베트남 양돈 사업은 지난해 3분기부터 돼지 가격 하락에 직격탄를 맞았다. 베트남 양돈 가격은 3분기 평균 kg당 5만3600동(2953원)에서 2023년 말에는 kg당 4만8000동(2645원)까지 하락했다.

수익성 악화는 원매자 입장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수 조원에 달하는 기업가치에 의문도 제기된다. 한국기업평가에 따르면 CJ피드앤케어의 별도 기준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147억원 수준이다. 동종 업계의 EV/EBITDA(기업가치를 상각전 영업이익으로 나눈 것)를 고려했을 때 고평가가 과도하다는 지적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날(15일) 기준 하림그룹의 팜스코, 이지홀딩스의 팜스토리, 우성사료 등 동종 업계의 EV/EBITDA는 10.23~15.91배를 형성하고 있다. 이를 CJ피드앤케어의 EBITDA(147억원)에 곱하면 기업가치는 1504억원~2339억원이 산출된다. 여기에 최대 30%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가정하더라도 3040억원 수준의 기업가치가 책정된다.

CJ피드앤케어의 주가순자산비율(PBR)로 추산한 기업가치도 최대 2121억원이다. 동종업계 팜스토리의 지난해 PBR이 0.82배를 CJ피드앤케어의 순자산(2587억원)에 대입한 결과다.

다만, CJ제일제당의 재무여건이나 CJ피드앤케어의 자체적인 상황은 매각 성사 가능성을 높이는 요소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주요 사업국가인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의 사료·축산 수요 부진에 따른 판가 하락으로 수익성이 악화됐다. CJ제일제당의 지난해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5% 감소한 29조235억원이며 영업이익은 22.4% 감소한 1조2916억원을 기록했다. 순이익은 전년 대비 30.3%가 줄어든 5594억원으로 집계됐다.

최근 CJ제일제당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비주력 해외 계열사를 잇따라 처분하기도 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7월 중국 식품제조 계열사 지샹쥐를 약 3000억원에, 10월 브라질 농축대두단백 제조사 CJ셀렉타를 4800억원에 각각 매각했다.

CJ제일제당 측은 CJ피드앤케어가 아시아 최대 규모 사료·축산 업체라는 점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는 가운데 이를 입증받아 원하는 기업가치를 산정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CJ피드앤케어는 2019년 CJ제일제당의 동물 사료 사업을 물적분할된 회사로, 국내와 중국 인도네시아 등 7개 국가에서 27개의 사료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돼지와 닭 등 축산업도 영위하고 있다.

CJ피드앤케어는 한때 영업이익이 크게 불어나면서 CJ제일제당의 현금 곳간을 채워주는 ‘효자’ 역할을 하기도 했다. CJ피드앤케어는 2019년 CJ제일제당의 동물 사료 사업을 물적분할된 회사로 2019년 3분기까지 적자를 기록했다. 그러나 2019년 4분기부터 베트남 돈가가 폭등하면서 실적 개선세가 나타났다. 2020년에는 매출 2조2133억원, 영업이익 2193억원을 거뒀다.

CJ제일제당은 이와 관련해 “CJ피드앤케어에 대한 다양한 전략적 방안을 검토 중에 있으나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