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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엘지 M&A 세미나] "회복세 보이는 투자 시장"…법률·재무적 대응 방안 '논의'
고금리로 인한 경기침체로 투자 생태계가 위축되면서 기업 인수합병(M&A) 시장 침체기가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M&A 비율이 기업공개(IPO)에 비해 매우 낮고, 미국 등 선진국보다 상대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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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로 인한 경기침체로 투자 생태계가 위축되면서 기업 인수합병(M&A) 시장 침체기가 지속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M&A 비율이 기업공개(IPO)에 비해 매우 낮고, 미국 등 선진국보다 상대적으로 활성화되지 않아 창업자들이 창업 이후 지분을 매각하는 것이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이 모여 올해 M&A를 전망하고, M&A를 둘러싼 각종 법률적 이슈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30일 서울 드림플러스 강남 지하 1층 이벤트홀에서 디엘지·삼정KPMG·NH투자증권·블로터·넘버스가 공동 주최한 '국내 및 크로스보더 M&A 전략 및 법률·재무적 대응 방안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올해 M&A 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지만, 고금리로 인한 자금조달 어려움으로 중소 규모 딜 중심으로 거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왕태식 NH투자증권 이사 △이재한 삼정KPMG 상무 △안희철 디엘지 파트너변호사 △김태용 삼정KPMG 이사 △조원희 디엘지 대표변호사 △강한성 디엘지 미국변호사 등이 연사로 나섰다.
첫 번째 세션에서 왕태식 이사는 '2024 M&A 트렌드 및 전망'에 대해 발표했다. 왕 이사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대외 불확실성이 확대되고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면서 국내 M&A 시장이 2022년 44조원에서 지난해 35조원으로 줄었들었다.
다만 "증시 회복 및 금리인상 기조 중단에 따른 불확실성 해소로 향후 M&A 시장이 회복될 것"이라며 "자금조달이 어려운 상황이어서 대규모 자금이 요구되는 메가딜보다는 중소규모의 딜이 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의 성장이 지속되고 있고, M&A 시장 성장을 주도할 것으로 전망했다. 왕 이사는 "사모펀드는 기업을 인수해 성장을 위한 자본을 제공하고, 지배구조 개선 및 경영효율화로 기업가치를 높이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투자자"라며 "국내 M&A 시장의 주요 투자자로 자리 잡았다"고 전했다.
두 번째 연사로 나선 이재한 상무는 '성공적인 M&A를 위한 전략 방향'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스타트업 M&A의 경우 매각을 위한 충분한 사전 준비 없이 진행하는 경우가 많으며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적절한 자문사 활용이 필요하다"며 "본격적인 협상 시작단계에서 경험 부족으로 인해 딜 진행이 중단되거나 불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발생한다"고 말했다.
이 상무는 "스타트업 M&A 진행간 잠재인수자 관점에서의 사업계획, 시장성 제시, 가치평가 및 재무 실사 대응, 투자자 커뮤니케이션 및 조건 협상 등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했다.
이러한 어려움의 대응 방안에 대해선 "회사의 기술·특허·인력·경쟁사·진입장벽·시장의 성장성 및 확장성·투자자금 필요성 및 활용 방안이 IR자료에 명확히 정리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M&A가 성공적으로 마무리되기 위해서는 매도인·매수인 간 원만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이견을 좁혀야 한다"며 "미래 성장성에 대한 적극적인 방어논리 수립, 이슈에 대한 빠른 대응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어 세 번째 연사로 나선 안희철 변호사는 M&A 계약 법률 이슈 체크포인트 및 리스크 헷지 방안'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시리즈 C·D 투자부터 기업공개(IPO) 혹은 M&A 단계에서 이뤄지는 '주식매매계약'을 중심으로 설명했다.
주식매매계약의 구조를 살펴보면 매도인과 매수인 간 주식 양수도에 대한 조건을 규정하는 △대상주식의 매매 △거래의 종결 △거래 종결의 선행조건 등으로 이뤄진다. 이후 대상회사 현황에 대한 진술 및 보증, 매도인과 매수인의 확약사항, 손해배상 의무 등을 규정한다. 비밀유지조항과 주관사에 대한 면책 등도 정한다.
안 변호사는 "거래완결 후 확약 사항으로 더 구체적인 기업통합(PMI)에 대한 사항을 포함할 필요가 있으며 PMI 체크리스트를 사전에 작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PMI란 M&A 완료 후 재무적·기업 문화·인사·제품 가격 등 회사가 모든 것을 인수기업과 동화 혹은 독자적으로 프로세스를 만드는 과정을 뜻한다.
그는 "실제로 대부분의 M&A에서 회계법인 및 법무법인 등이 PMI까지 세세하게 검토하는 경우는 많지 않고, 자신들의 업무라고 보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또한 매도기업은 손해배상책임 범위를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안 변호사는 "일반적인 손해배상은 당사자가 상대방한테 상대방이 발생한 손해액을 배상해야 된다는 의미이지만, 주식매매계약에서는 최소 손해배상 금액을 제한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네 번째 연사인 김태용 이사는 '주주행동주의에 대한 전략과 고려사항'에 대해 발표했다. 주주행동주의란 주주들이 보유 지분의 권리를 활용해 기업 경영활동에 영향을 주려는 다양한 활동을 의미한다. 국내에서는 KCGI, 얼라인 파트너스자산운용 등 정기 주주총회 기간에 주주활동을 벌이며 큰 관심을 모은 바 있다.
김 이사는 "국내 주주행동주의는 오랜 기간 외국계 펀드에 의해 주도됐지만, 상법 개정 및 스튜업드십 코드 도입 등으로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자본에 의한 주주행동주의 활동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행동주의 투자자의 개입이 시작되면 이에 대응하기 위한 법률자문·컨설팅·의결권위임 대행업체 고용 등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될 뿐 아니라, 경영진도 상당 시간 투입이 불가피하다"며 "이러한 상황 대처를 위해 경영자는 기업가치 제고, 합리적인 주주환원을 항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섯 번째 연사인 조원희 변호사는 '최신 M&A 및 경영권 분쟁 사례와 주요 판례 분석'에 대해 설명했다. 조 변호사는 먼저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 분쟁을 사례로 들었다. 올해 초 송영숙·임주현 모녀 측은 OCI그룹과의 통합을 추진하면서 임종윤·임종훈 형제 측과 마찰을 빚은 바 있다. 결국 형제 측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승리하면서 한미약품그룹과 OCI그룹의 통합은 무산됐다.
조 변호사는 "경영권 분쟁 수단으로 사법상 구제수단을 활용했다"며 "주주제안권의 행사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등 사법상 구제수단을 적극적으로 활용했으며, 이와 같은 분쟁 사례는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블록딜, M&A 등 거래에서 경영권 분쟁이 딜을 무산시킬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말했다.
또한 2022년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진과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의 경영권 분쟁 사례도 설명했다. 당시 SM엔터테인먼트 경영진은 지배구조 개선 일환으로 최대주주였던 이수만 전 총괄 프로듀서와의 관계를 정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
특히 SM엔터테인먼트 이사회가 카카오에 대해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및 전환사채 발행을 결의했지만, 이 전 총괄이 신주 및 전환사채 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후 하이브와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조 변호사는 "긴급한 자금조달과 사업확장 등의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경우에만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허용된다"며 "카카오에 대한 유상증자는 이러한 점이 인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지막 연사로 나선 강한성 미국변호사는 '크로스보더 M&A 법률적 쟁점 및 전략'에 대해 발표했다. 강 변호사는 "해외기업에게 M&A를 통한 매각은 중요한 엑시트 옵션 중 하나"라며 "매수기업과의 시너지를 통해 해외 진출 및 스케일업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크로스보더 M&A 리스크 요인으로는 △비정치적 요소(경제 및 시장 악화 악화, 환율 헷징) △정치적 안정성 △규제 안정성(기업결합 신고, 외환거래법 신고 절차 준수)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국기업의 크로스보더 기업 인수 시 가장 큰 리스크 요인으로는 △업무·직장 문화 △탑다운(Top-down) 문화 등을 꼽았다.
그는 텀시트(주요거래조건서·Term Sheet) 체결 전 M&A 및 PMI 전략·방안을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 변호사는 "사전에 해외 사업 및 운영 관련 경험을 축적하고, 내부 전문 인력을 육성해야 한다"며 "PMI 단계에서는 사업 운영을 누가할지, 어떤 문화를 어떻게 만들어갈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세미나에는 국내 자본시장 관계자 200여명이 참석했다.

유한새 기자 sa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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