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l/M&A

[IB톡] "사업재편 'SK이노베이션·SK온' M&A 쏟아질까"

Numbers_ 2024. 5. 16. 17:00

▼ 기사원문 바로가기 

 

[IB톡] "사업재편 'SK이노베이션·SK온' M&A 쏟아질까"

올해 들어 SK그룹이 투자은행(IB) 업계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SK네트웍스가 SK렌터카를 매각하기로 하고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협상을 진행하

www.numbers.co.kr

 

SK서린빌딩. /사진=블로터DB


올해 들어 SK그룹이 투자은행(IB) 업계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SK네트웍스가 SK렌터카를 매각하기로 하고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SK스퀘어는 크래프톤의 지분 전량을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한 데다  콜옵션(주식을 정해진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포기하면서 재무적투자자(FI) 주도로 자회사 11번가 매각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올초에는 SK매직이 가스 및 전기레인지 전기오븐 사업의 영업권을 경동나비엔에 양도했습니다. SK케미칼은 지난해부터 글랜우드PE와 5개월여간 제약사업부 매각 협상을 이어오기도 했었지만 매각 의사를 철회하기도 했었습니다. 

시장에서는 SK그룹의 사업 재편 행보를 두고 크게 놀라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이미 SK는 그룹의 성장동력인 'BBC(배터리·바이오·반도체)' 시장이 침체되면서 사업 모델을 재편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맥킨지 등으로부터 사업 구조 재편에 대한 전략 컨설팅도 받고 있는 상황입니다. 

당분간 SK그룹의 행보는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IB 업계는 SK그룹에서 더 많은 매물이 하반기에 나올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거론되는 곳은 다양하지만 시장에서 공통적으로 SK이노베이션과 SK온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사업을 하는 SK에너지,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하는 SK온 외에 SK엔무브(윤활유), SKIET(분리막), SK지오센트릭(석유화학) 등을 자회사로 둔 SK그룹 주력사입니다. 이 외에도 △SK인천석유화학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어스온 △SK에너지 △대한송유관공사 등 다수의 자회사를 거느리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SK에너지의 탱크터미널(원유 운영 및 해상 출하 조직) 사업부인 SK엔텀도 신설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은 큰 틀에서  ‘정유’ 부문을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 두면서 SK온을 필두로 '전기차 배터리’ 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육성하고 있는 셈입니다.

문제는 SK온의 상황입니다. 전기차 수요 둔화에 따른 업황 부진으로 적자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인데요. SK온은 올해 1분기 331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습니다. SK온이 적자를 지속하면서 SK이노베이션의 재무부담도 가중되고 있습니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말 연결 기준 차입금은 30조5350억원으로 전년보다 3조3668억원(%) 늘었습니다. 이 중 SK온의 차입금이 5조8017억원으로 자회사 중 가장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SK이노베이션에 돈이 필요한 것은 주지의 사실인 만큼 두 기업의 사업 재편 및 효율화가 이뤄질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SK이노베이션이 다수의 종속기업을 거느리고 있어 유동화할 자산도 많은 상황입니다. SK온 역시 중국, 미국, 헝가리에 자회사 및 합작법인과 함께 △SK온테크플러스 △행복믿음 등 15개의 종속기업을 두고 있습니다. 

실제로 전날 SK이노베이션 측이 SKIET 경영권을 포함한 지분을 매각 하기로 하고 주요 글로벌 IB를 통해 인수 후보 접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SK온은 1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추진하는 등 자금 조달에 적극 나서고 있는 상황입니다.

IB 업계 A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과 SK온이 가지고 있는 회사들을 중점적으로 봐야한다”며 “앞으로 그 곳에서 이야기가 많이 나올 것”이라고 귀띔했습니다. B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이 자금 조달이 절실한 상황인 만큼 현금 창출력이 큰 주력 계열사의 지분 매각도 이뤄질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벌써 투자유치를 비롯한 인수합병(M&A) 성사에 냉소적인 시각이 나오고 있습니다. 업황 악화로 시장 전망이 어두워져 쉽지 않다는 지적입니다.

업계 C 관계자는 “최근 SK그룹의 한 M&A건은 매도자 측이 투자자에게 인수 검토를 간곡히 부탁하여 진행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성장성 등을 감안했을때 현재 SK그룹 내부에서 투자자가 매력을 느낄 매물이 많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특히 업황 악화로 실적까지 부진한 상황이라면 매도자-매수자간 밸류에이션 갭(기업가치 차이)이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덧붙였습니다. 

D 관계자는 “SK온의 경우 손실만 내고 있어 ‘돈먹는 하마’라는 평가가 크다”며 “1조원 규모의 투자 유치가 성사될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