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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민희진이 투자자 만나 경영권 탈취 시도"...민 대표 "사실 아냐"

Numbers 2024. 5. 19.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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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 "민희진이 투자자 만나 경영권 탈취 시도"...민 대표 "사실 아냐"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임시 주주총회에 앞서 대표이사 해임 여부를 두고 대립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는 17일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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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신청 공판기일이 진행됐다.  /사진=윤상은 기자


엔터테인먼트 플랫폼 기업 하이브와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임시 주주총회에 앞서 대표이사 해임 여부를 두고 대립했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50부는 17일 민 대표가 하이브를 상대로 낸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신청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어도어는 가수 그룹 뉴진스 소속사로 하이브의 종속 자회사다. 어도어 지분은 하이브가 80%, 민 대표가 18%를 가지고 있다. 하이브는 이달 31일 임시 주총을 열고 민 대표 해임안을 상정할 예정이다. 이에 민 대표는 주주 간 계약 위반을 이유로 하이브의 의결권 행사를 금지해달라며 가처분신청을 냈다.

이날 양측은 구두변론에서 주주 간 계약 내용 중 대표이사 및 이사 선임에 관한 내용을 설명했다. 하이브는 어도어 설립일인 지난 2011년 11월2일부터 5년 동안 민 대표가 어도어 대표이사 및 사내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의결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민 대표가 △어도어에 10억원 이상의 손해를 입히거나 △주주 간 계약을 중대하게 위반하거나 △배임·횡령 등 위법 행위를 하거나 △업무 수행에 중대한 결격사유가 발생하면 사임을 요구할 수 있다.

하이브 측은 민 대표가 어도어 경영권 탈취계획을 실행해 배임 행위를 저질렀다고 밝혔다. 하이븍 측 주장에 따르면 민 대표는 올해 초 회계사이자 하이브 IR팀장인 이모 씨를 포섭해 어도어 부대표로 선임했다. 이 부대표는 복수의 벤처캐피털(VC), 애널리스트, 투자전문가와 만났다.

하이브 측은 "민 대표가 VC 투자자 모임에 직접 참석해 소액주주가 대주주나 모회사의 견제를 뚫고 회사의 실질적 주인으로 자리잡는 것은 자본시장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격려를 받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민 대표가 풋옵션 행사 가격을 기존 영업이익의 13배에서 30배까지 올려달라고 요구하며 지속적으로 사익을 추구했다고 부연했다. 올해 3월 하이브는 민 대표가 어도어 지분 18%를 매입할 수 있도록 했다. 이 중 15%는 영업이익의 13배 가격으로 풋옵션을 부여했다. 1049억원 상당이다. 또 추가 10%의 주식 보상도 약속했다.  

민 대표 변호인은 경영권 탈취 의혹을 부인했다. 민 대표 측은 "(투자자 접촉은) 사담 수준의 대화인데 하이브가 자신들의 주장을 정당화하기 위해 짜깁기했다"고 말했다.

이어 민 대표 측은 "(어도어 경영 결과) '뉴진스 신드롬'이라는 말이 생길 정도로 큰 인기 얻었다"며 민 대표는 회사에 손해를 끼친 것이 아니라 공을 세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오히려 하이브가 회사에 손해를 초래했다고 지적했다. 하이브의 또 다른 종속회사인 빌리프랩 소속 가수 그룹 아일릿이 뉴진스의 콘셉트와 안무를 표절했다는 주장이다.  이에 관해 어도어와 뉴진스의 전속계약, 하이브와 맺은 주주 간 계약에 따라 문제를 제기하며 대표로서 의무를 다했다고 설명했다.

민 대표와 뉴진스 법정대리인은 4월 하이브와 빌리프랩에 아일릿의 표절에 항의하는 내부고발 이메일을 발송했다. 민 대표 측은 "어도어 대표로서 의무를 충실히 수행한 합당한 문제제기였다"며 "(문제제기를 하자) 하이브 측은 감사와 그 결과에 대한 언론 공개 등 전방위적인 압박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하이브 변호인은 아일릿 기획안에는 오히려 'NOT 뉴진스(뉴진스와 차별화)'를 표방했다며 표절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이어  "민 대표가 대중을 호도하고 하이브로부터 수천억원의 이익을 취하며 경영권을 탈취하려는 것"이라며 "민 대표는 오로지 사익만 추구한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임시 주총 개최 예정일인 이달 31일 이전에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윤상은 기자 eun@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