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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매각, ‘SK 리밸런싱·알리 동태’에 숨고르기

Numbers_ 2024. 6. 21.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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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매각, ‘SK 리밸런싱·알리 동태’에 숨고르기

이커머스 기업 11번가가 재무적투자자(FI) 주도로 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인수합병(M&A)이 본격화되지 않자 그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매도자 측이 최대주주와 원매자 등의 상황을 관망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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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번가 /사진=블로터DB


이커머스 기업 11번가가 재무적투자자(FI) 주도로 매각을 추진 중이지만 인수합병(M&A)이 본격화되지 않자 그 배경에 시장의 관심이 모인다.

매도자 측이 최대주주와 원매자 등의 상황을 관망하며 ‘숨고르기’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11번가를 둘러싼 업황이 정리되면 매각도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11번가 매각 측은 지난 2월 티저레터(투자안내서)를 배포한 이래 입찰 일정 등 구체적인 절차를 확정하지 않았다.

앞서 매도자 측은 티저레터를 배포하며 알리바바와 같은 중국 이커머스 기업을 중심으로 한 잠재적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태핑(수요조사) 작업을 진행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업계에 따르면 물밑 협상 과정에서 잠재적 투자자와 이견이 있어 더 이상 진행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IB 업계 고위 관계자는 “11번가 매각 건은 알리 등의 C커머스(중국계 이커머스)와 협상을 진행했으나 시기 등 이견이 일부 있어 논의가 중단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매도자 측은 조속히 매각하려는 입장이었지만 잠재적 투자자 측은 당장 인수는 불가능하며 하반기까지 기다리라는 의사를 피력했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11번가를 둘러싼 대내외 환경의 영향으로 매각이 속도를 내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현재 11번가의 최대주주인 SK스퀘어는 매각 관련 협의에 소극적인 것으로 전해진다.

SK그룹의 대대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과 조직 재정비 방침에 따라 내부가 혼란스럽기 때문이다. 현재 SK스퀘어의 최고경영자(CEO) 자리는 박성하 대표이사가 해임되며 공석이다.

11번가 매각은 당분간 관망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에는 잠재 인수 후보로 꼽혔던 알리가 기업형슈퍼마켓(SSM)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인수 협상을 진행했다는 소식까지 보도되면서 업계의 지각변동도 예고된 상황이다.

알리의 홈플러스익스프레스 인수설이 현실화 된다면 알리는 이커머스 업계를 독식 중인 쿠팡의 대항마로 부상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보유한 전국의 약 310개의 점포, 홈플러스와 별도로 구축한 3곳의 물류센터 등을 오프라인 거점으로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즉시 배송’ 서비스로 신선식품 사업도 강화할 수 있다.

11번가 매도자 측은 홈플러스익스프레스 딜이 동종업계의 거래인 만큼 잠재적 투자자와 밸류에이션(기업가치) 등 향후 매각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거래의 한 관계자는 “SK그룹 내부의 사정이 정리되고 이커머스 지각변동 등 업황이 정리가 되면 (11번가 매각과 관련해) 가시적인 방향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시장·원매자 동태를 관망하면서 눈치를 보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번 11번가 매각은 최대주주 SK스퀘어가 나인홀딩스컨소시엄(FI) 보유 지분(18.18%)에 대해 콜옵션(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과거 2018년 11번가를 운영하던 SK플래닛(현 SK스퀘어)은 나인홀딩스컨소시엄(국민연금·H&Q코리아파트너스·MG새마을금고)에 지분 18.18%를 넘기면서 5000억 규모의 투자 유치를 받았다.

이 과정에서 SK플래닛은 FI 측과 콜앤드래그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9월30일까지 11번가 기업공개(IPO)를 완료하지 못하면 FI가 SK의 지분까지 함께 매각할 수 있도록 하되 SK그룹이 지분을 다시 되살 수 있는 권한(콜옵션)을 부여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