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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부 능선' 삼화전자 유증, 오영주 회장 '영끌 청약'한다

Numbers 2023. 11. 28. 15:14


삼화콘덴서그룹의 페라이트 제조기업 삼화전자공업이 5년 만에 진행하는 주주배정 유상증자가 막바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신주를 살 수 있는 권리인 신주인수권 매매가 지난 22일 시작됐으며 다음달 초 발행가액 확정과 구주주 청약을 앞두고 있다.

유상증자로 총 480만주 발행을 목표로 하고 있는 삼화전자공업은 주주배정으로 최대한 많은 물량을 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오너인 오영주 회장도 처음엔 유상증자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으나 최근 100% 청약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분율을 방어할 뿐만 아니라 책임경영 의지를 공표할 수 있는 양수겸장 행보라는 평가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화전자공업은 이달 22일 신주인수권을 상장했다. 지난 2일까지 주식을 보유하고 있던 주주에 한해 1주당 0.3173315589주를 받을 수 있는 신주인수권이 배정됐다. 이들은 유상증자 참여 의사에 따라 오는 28일까지 신주인수권을 보유 또는 매도 여부를 선택해야 한다.

(사진=증권신고서)


 
신주인수권증서의 인기 여부는 실권주 일반공모 청약 흥행에 대한 바로미터가 되기도 한다. 신주인수권 매수를 통한 유상증자 참여도가 떨어지면 '주주도 외면한 주식'이라는 인식이 생기기 때문이다.

당장 현재 주가로 볼 때 신주인수권을 보유하는 게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27일 종가 기준 신주인수권인 ‘삼화전자공업 13R’은 668원이며, 삼화전자공업의 주가는 3625원이다. 현재 주가 3625원에서 1차 발행가액인 2590원을 빼면 1035원이 된다. 신주인수권의 주가보다 1.5배 높은 수준이다. 신주인수권을 보유해 유상증자에 참여할 경우 주당 367원을 벌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확정 발행가액이 낮아질 경우 차익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앞서 삼화전자공업은 유동성 확보를 위해 169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의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이후 발행가액이 하향 조정되면서 조달 규모는 124억원으로 감소했다.

유상증자 과정에서 오영주 삼화콘덴서 그룹 회장이 청약 방법을 한차례 수정해 주목된다. 초기엔 특수관계인 중 계열사인 삼화콘덴서공업, 한국제이씨씨, 삼화전기 등만 배정물량에 100% 참여하고 오 회장 본인은 배정분을 소화하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이달 21일 100% 수준의 청약에 참여하겠다고 계획을 바꿨다.

지배력 방어와 책임경영 의지 행보라는 게 지배적인 시각이다. 통상 주주배정 유상증자에서 최대주주의 청약률은 책임경영 의지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삼화전자공업의 경우 2017년부터 꾸준히 적자를 기록하며 결손금이 누적됐다. 그로 인해 올해 3분기 기준 30.58%의 부분자본잠식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자본잠식 상태인 회사에 대한 오너의 유상증자 참여 부진은 주주들에게 책임경영에 대한 의지 퇴색으로 해석될 수 있다.

오 회장이 청약 100% 참여를 결정해 지분 희석도 최소화될 전망이다. 현재 삼화전자공업의 최대주주는 △삼화콘덴서공업 15.2% △오영주 회장 11.19% △삼화전기 6.8% △한국제이씨씨 5.77% △SAMHWA THAILAND 3.65% 등으로 총 44.44%의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이들이 100% 청약 참여를 가정한 유상증자 후 지분율은 41.49%로 2.94%p 하락한다. 오 회장의 지분 하락율은 0.64%p다. 발행주식총수의 39.66%인 480만주가 새로 발행되는 유상증자인 점을 감안하면 낮은 하락율이다.

 

현재 135만4894주를 보유하고 있는 오 회장에겐 42만9950주가 배정됐다. 그가 신주인수권을 매도하지 않고 이를 모두 소화하려면 1차 발행가액(2590원) 기준 약 11억원이 필요하다. 오 회장은 인수자금을 주식담보대출 등을 통해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삼화전자공업 측은 “오영주 회장은 이번 유상증자에 본인 배정분의 약 100% 수준의 청약 참여를 예정하고 있다”며 “최대주주 지분율은 유상증자 전 44.44%에서 41.49%로 약 -2.94%p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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