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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 큰 손' 이일준 회장의 디와이디, 공모시장서 손 벌린 배경

Numbers 2023. 12. 1. 11:30

(사진=디와이디)


이일준 대양산업개발 회장이 이끄는 코스닥 상장사 디와이디가 공모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에 나선다. 곧 만기가 돌아오는 차입금과 조기상환이 예정된 기존 전환사채(CB) 차환을 위해 발행하는 일종의 돌려막기다. 앞서 삼부토건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자금공백을 공모자금을 통해 해소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디와이디는 지난달 29일 250억원 규모의 3회차 BW 발행을 결정했다. 이번 BW는 신주인수권증권(워런트)과 채권을 동시에 제공하는 '분리형 BW'로 발행된다. 주당 행사가액은 1517원이며, 표면이자율과 만기이자율은 각각 5%, 10%다.

디와이디는 이번 BW로 조달하는 자금을 △채무상환 200억원 △운영자금 50억원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무상환 비중이 전체의 80%로 사실상 빚을 갚기 위한 BW이다. 오는 2024년 1월 만기가 돌아오는 주식담보대출과 5회차 CB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에 대응하는데 각각 100억원씩 투입할 예정이다.

BW 자금 세부 사용계획 (사진=증권신고서)


디와이디가 공모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는 건 지난 2017년 상장 이후 처음이다. 이일호 회장이 보유 중인 기업 전체의 자금조달 내역을 봐도 공모BW 발행은 이례적이다.

이번 BW 발행은 이 회장이 문어발식으로 기업을 사들이며 발생한 자금 공백을 해소하는 데 목적이 있다는 평가다. 자금 활용이 예정된 주식담보대출과 5회차 CB 모두 디와이디가 올해 초 삼부토건 인수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이 회장은 건설업계에서 수십년을 종사한 사업가다. 1993년 대양건설을 설립하며 건설업을 본격 시작했다. 대양건설과 대양산업개발, 씨엔아이 등 비상장 건설업체 3곳을 보유하고 있다.

그가 자본시장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보인 건 지난 2018년 3월부터다. 당시 이 회장은 씨엔아이의 100% 자회사인 대양디엔아이를 통해 웰바이오텍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을 취득했다. 이후 지분을 꾸준히 매입하며 이듬해 5월 경영권을 장악하는데 성공했다.

이후부터 이 회장은 웰바이오텍을 통해 코스닥 상장사 녹원씨엔아이 지분을 사모았다. CB 인수, 장외매수 등 방식을 통해 지분율을 7%대로 끌어올렸다. 2019년 11월 웰바이오텍은 녹원씨엔아이의 최대주주가 됐다.

이 회장은 여기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2021년 9월 코스닥 상장사 자안코스메틱의 경영권 지분을 100억원에 취득했다. 자안코스메틱은 최대주주 변경과 함께 사명을 디와이디대양→디와이디 순으로 변경했다.

이 회장이 삼부토건을 인수했던 올해 2월 그룹에 본격적으로 재무리스크가 대두됐다. 디와이디는 지난해 5월 코스피 상장사 삼부토건의 경영권 지분 양수계약을 체결했다. 삼부토건 주식 1750만주를 700억원에 인수하는 내용이다.

삼부토건은 총자산 5000억대의 중견건설사다. 경영난으로 지난 2015년 법정관리에 들어간 뒤 수차례 최대주주가 바뀌는 고초를 겪었지만, 총자산 100억원대인 디와이디가 인수하기엔 몸집이 50배에 이르렀다. 외부 차입없이 인수가 불가능한 셈이다.

이 회장은 삼부토건을 손에 넣기 위해 그룹사 자금 투입도 아끼지 않았다. 씨엔아이와 대양디엔아이가 재무적투자자(FI)로 인수에 참여했다. 또 디와이디는 중도금 납입 과정에서 확보한 삼부토건 주식을 담보로 상상인증권으로부터 100억원을 차입했다. 대양디엔아이의 자회사 웰바이오텍에 100억원 규모의 5회차 CB를 발행하기도 했다.

디와이디는 약 9개월 만에 잔금까지 납부하면서 삼부토건 인수합병(M&A)을 마쳤다. 인수성과도 나쁘지 않다는 평가다. 삼부토건의 매출은 올해 상반기 332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8%가량 늘었다. 아울러 올해 5월 우크라이나 코노토프시와 재건사업 관련 포괄적 양해각서를 체결하며 글로벌 영역 확장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문제는 디와이디의 재무부담이 커졌다는 점이다. 디와이디가 삼부토건 인수자금이 모두 투입되기 전인 지난해 말 부채총계는 26억원 수준이었으나, 올해 6월 말 333억원으로 12.8배 불어났다. 부채비율은 120.2%에서 221.2%, 차입금의존도는 26.8%에서 35.6%로 상승했다. 여기에 자본총계(1929억원)가 납입자본금(2043억원)을 밑돌면서 부분자본잠식에 처한 상황이다.

디와이디는 “BW 발행대금 중 약 200억원을 사용해 당사의 부채비율과 유동비율 개선하고, 금융비용 절감을 위해 차입 중인 주식담보대출 100억원, 제5회 CB 100억원의 풋옵션 자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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