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al/M&A

[티몬·위메프 사태] 큐텐, 펀딩·M&A 수요 있나…투자자별 복잡한 셈법

Numbers_ 2024. 7. 31. 13:23

▼기사원문 바로가기

 

[티몬·위메프 사태] 큐텐, 펀딩·M&A 수요 있나…투자자별 복잡한 셈법

큐텐이 계열사 티몬·위메프의 정산·환불 지연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펀드레이징에 나선다. 일부 재무적투자자(FI)가 펀딩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사태 수습이 가능한 규

www.numbers.co.kr

 

구영배 큐텐 대표 /사진 제공 = 큐텐


큐텐이 계열사 티몬·위메프의 정산·환불 지연 사태를 수습하기 위해 펀드레이징에 나선다. 일부 재무적투자자(FI)가 펀딩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는 가운데 사태 수습이 가능한 규모의 펀딩이 성사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구영배 대표가 전날 지분 매각 의사도 밝힌 가운데 원매자의 관심을 끌 수 있을지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큐텐의 일부 FI는 펀딩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FI 가운데 큐텐 펀딩에 의사가 있는 곳이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다만 확정된 사안이 아닌 것으로 파악된다”고 귀띔했다.

큐텐의 펀딩은 최근 티몬·위메프의 정산·환불 지연 사태로 그룹 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함이다. 전날 구영배 큐텐 대표는 입장문을 내고 이번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그룹 차원의 M&A와 펀딩으로 자금을 조달하겠다고 밝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티몬과 위메프가 판매자에게 미정산한 판매 대금의 규모는 최소 1700억원으로 추정된다. 6월과 7월 미정산 판매대금도 잡힌다면 피해 규모는 더욱 커질 수 있다.

큐텐은 최근 금융당국에 해외 이커머스 플랫폼인 위시를 통해 5000만달러(약 700억원)를 8월 중 조달하겠다는 계획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미정산금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큐텐의 자금 조달이 가능할지 시선이 모이는 가운데 펀딩을 두고 FI의 셈법이 복잡해지는 모양새다. 큐텐과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FI는 메티스톤에쿼티파트너스,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 앵커에쿼티파트너스, IMM인베스트먼트, 코스톤아시아 등이 있다. 이들은 지분교환 및 채권 투자 등을 통해 큐텐홀딩스 주주 및 투자자로 합류했는데, 큐텐의 주주로 합류하게 된 배경이 각각 상이한 만큼 FI별 입장도 제각기인 것으로 전해진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와 앵커에쿼티파트너스는 티몬 인수합병(M&A) 과정에서 큐텐의 보통주를 부여받았다. 이들은 큐텐의 보통주 기준 2대주주(25.65%)다. 위메프 주주였던 IMM인베스트먼트는 M&A 과정에서 큐텐의 채권자로 합류했다.

또다른 PEF 운용사 메티스톤은 큐텐의 우선주 지분율 41.57%를 확보하며 주요 주주로 자리하고 있다. 코스톤아시아는 2020년 말 큐텐이 발행한 300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를 인수하면서 주요 투자자가 됐다. 해당 EB는 큐텐홀딩스 주식 및 물류자회사 큐익스프레스 주식으로 교환이 가능하다.

이들 중 일부 FI는 큐텐 이사회에도 자리하는 등 경영에 관여하고 있다. 박규헌 메티스톤 대표, 박용진 코스톤아시아 상무, 윤원기 IMM인베스트먼트 전무 등이다. 큐익스프레스에도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와 캑터스PE, PA얼라이언스 등의 FI가 투자를 집행했다.

일부 FI 입장에서는 현재 상황이 달가울 리 없다. 이커머스 기업 업황 자체가 현재 중국계 이커머스의 등장으로 출혈 경쟁이 이어져 수익성이나 건전성을 담보할 수 없고 이로 인해 기업공개(IPO) 부문에서 투심도 악화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번 사태로 큐텐 그룹의 존속마저 불확실해졌다. FI의 엑시트 전략에 따라 펀딩 참여 여부가 상이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업계 일각에서는 업황 등으로 FI로부터 대규모 펀딩이 이뤄지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IB 업계 A 관계자는 “(현 사태에서) 의미 있는 규모의 펀딩이나 인수합병(M&A)이 쉽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엑시트(투자금 회수) 향방이나 전략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업계 B 관계자는 “FI마다의 입장이 다 다른 것으로 안다. 우리는 펀딩에 참여할 의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엑시트 관련) 변수가 많다 보니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상황에 따라 대응 방안을 계속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 C 관계자는 “큐텐 관계사에 다양한 FI가 있는 만큼 현재 다른 투자자들의 의견을 파악해야 하는 입장”이라며 “아직 펀딩 관련해서 들은 바는 없다”고 말했다.

지분 매각도 난항이 예고된다. 큐텐은 이번 사태를 차치하더라도 재무 사정상 사실상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니다. 일부 언론사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큐텐은 2021년 948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는 등 적자 경영을 이어온 기업이다. 2019년, 2020년에도 각각 영업손실이 756억원, 1168억원이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11번가 인수 추진 당시 큐텐은 IMM인베스트먼트-코스톤아시아 등의 FI로부터 기업가치 3조원을 인정받기도 했다”며 “다만, 현재로선 해당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의문이며 원매자를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