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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어디로] '차남' 임종훈 "대주주간 입장차 여전"

Numbers_ 2024. 7. 31.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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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약품 어디로] '차남' 임종훈 "대주주간 입장차 여전"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30일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 차남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자사 홈페이지에 '주주님께 드리는 글'을 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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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경기도 화성 라비돌호텔에서 열린 한미사이언스 제51기 정기 주주총회가 끝난 후 임종윤(왼쪽부터)·임종훈 형제가 소감을 전하고 있다. /사진=블로터 DB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일어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30일 한미약품그룹 오너일가 차남인 임종훈 한미사이언스 대표가 자사 홈페이지에 '주주님께 드리는 글'을 올려 "대주주간 입장차로 해외 투자유치 관련 진행 상황에 대해 확답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임 대표는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언급한 '한국형 선진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해 "이미 한미사이언스를 중심으로 가동되고 있다"며 "주주들과 한미 직원들의 선택을 받은 대표이사가 직접 책임을 지면서 각 계열사 및 부문별로 전문성 있는 리더들과 허물없이 소통하며 '뉴 한미'의 비전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해외 투자 유치 관련 진행 상황은 아직 확답을 주기 어렵다고 말했다. 임 대표는 "대주주간 입장차가 있고 성사되기 위해서는 더 구체적으로 협의돼야 한다"며 "이번 해외 투자유치 추진은 지금까지 주가를 억눌러오고 있는 오너일가의 오버행(잠재적 매도 물량) 이슈를 한 번에 해결해 주가를 부양시키고 장기적 관점에서 한미약품그룹 전체를 도약시키기 위한 고민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다른 대주주들께서 상속세 문제가 해결돼 오버행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언급했지만 일부 오너에 국한된 이야기"라며 "아직도 오버행 이슈는 해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5월 가족 모두가 합심해 상속세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합의했는데 지켜지지 않아 매우 안타깝다"고 전했다.

임 대표가 언급한 해외 투자유치는 올초부터 협상하던 콜버그크래비스로버츠(KKR)로부터의 투자 유치를 말한 것으로 보인다. 임종윤·종훈 형제는 모녀(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임주현 부회장) 측이 OCI그룹과의 통합을 발표할 때부터 투자 유치를 추진했다.

올해 3월 형제가 정기 주주총회에서 승리한 후 KKR과의 단독 협상이 진행되고 있었지만 이달 초 신 회장이 모녀 측과 주주간계약을 맺으면서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졌다.

임 대표는 "선대회장(故 임성기 회장)의 유지처럼 경영권이 훼손되지 않고 조건만 맞는다면 회사의 성장전략에 부합하는 역량 있는 해외 투자자와 손잡는 것에 긍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다"며 "규모 있는 투자가 이뤄져야 할 신약개발 등 핵심사업분야를 강화하고 인수합병(M&A)을 위한 재원을 마련해 '글로벌 한미'를 현실화할 수 있는 발판을 제공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임 대표는 주주가치 제고 노력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간배당을 검토하고 신약 성과, 국내 전문의약품 시장 석권 등 본질적 기업가치를 올리는 데 속도를 내겠다"고 말했다.

임 대표가 한미사이언스 공식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이유는 전날(29일) 신 회장이 모녀 측과 함께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를 재편한다고 밝힌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신 회장과 모녀 측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을 12명으로 늘리고, 신규 이사 3명을 선임하는 안건을 올리는 임시 주총 소집을 청구했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이사회는 임종윤·종훈 형제 측 5명, 모녀 측 4명으로 형제 측이 과반을 차지하고 있다. 기존 10명이던 이사회 정원을 12명으로 늘리고 모녀 측 인사 3명을 이사회에 진입시켜 수적 우위를 가지려는 취지다.

다만 이사회 정원 확대는 정관을 변경해야 한다. 상법상 정관 변경은 주총 출석 주주 의결권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현재 신 회장과 모녀 측의 지분은 총 34.79%로 이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임시 주총은 청구 시점으로부터 두 달여 뒤에 개최되기 때문에 두 달간 대주주간 합의점을 찾지 못하면 결국 주총 표 대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유한새 기자 sa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