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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부 펀드'로 알려진 KCGI가 한양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됨과 동시에 '고용승계'를 강조하고 있다. KCGI는 매매 대금으로 한양증권의 현 주가보다 4배가 넘는 1주당 6만5000원을 제시하면서 한양증권의 성장성과 수익성을 높게 평가했다. KCGI는 한양증권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현재 재직중인 임직원들의 저력이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업계에 따르면 KCGI는 지난 2일 한양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자마자 "메리츠자산운용(현 KCGI자산운용) 인수 후 지난 1년간 단 한명의 인위적 구조조정이 없었던 사례를 바탕으로 한양증권 기존 직원들의 고용을 승계할 예정"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는 한양증권 매각과 관련해 어수선한 분위기를 틈 타 핵심인력 이탈에 대한 우려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차원으로 해석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한양증권에 재직중인 임직원은 471명이다. 임재택 한양증권 대표가 취임하기 직전 해인 2017년 말 214명에서 두 배 넘게 불어난 수준이다.
임 대표는 1987년 쌍용투자증권 입사 이후 투자은행(IB) 분야에서만 30년 넘게 근무한 전문가다. 신한금융투자(현 신한투자증권) 상무와 아이엠투자증권 대표를 거쳐 메리츠종금증권과 현대증권 고문을 지내다 2018년부터 한양증권 수장으로서 회사를 이끌고 있다.
한양증권은 임 대표가 취임한 이후부터 IB부문 인력이 대거 확충되며 관련 수익을 토대로 성장한 강소 증권사다. 임원급만 봐도 안재우 부동산투자부문장(상무)이 아이엠투자증권, 현대증권, BNK투자증권을 거쳤는데 임 대표와의 이력이 겹친다.
신준화 프로젝트금융부문장(상무대우) 역시 메리츠증권 재직 시절 임 대표가 아이엠투자증권 대표를 지내다 메리츠증권 고문을 지내던 시절과 재직기간이 엇비슷하다. 아이엠투자증권은 메리츠증권에 흡수합병된 바 있다. 이 밖에 2021년까지 메리츠증권에서 이사를 역임했던 정영도 기업투자본부장(상무대우)도 2022년부터 한양증권에서 둥지를 틀었다.
올해 들어서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문 인력만 20명 가량을 영입했다. 임 대표 취임 이후 부동산·투자금융본부를 신설한 이후 외부인재 영입 규모가 확대된 모습이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증권 업계는 PF 부실이 지속되는 가운데 한양증권은 관련 우발부채를 '제로(0)'로 만든 뒤 오히려 조직을 키우고 있는 상태다.
이 같은 인재 영입은 한양증권의 수익성을 키우는 데 실제로 주효한 역할을 했다. 2017년 49억원에 불과했던 순이익은 지난해 351억원으로 7배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순이익은 134억원이다. 실적 개선에 따라 자본금 역시 대주주의 자금 지원이 없음에도 2689억원에서 4898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올해 들어 확충한 PF 인력들도 수익성 확대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기반으로 올해 상반기 기준 연간 목표치의 60% 이상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잠정 집계되서다. 한양증권 관계자는 "PF 부문만 따로 놓고 봤을 때 월간 기준으로 지난 5월부터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며 "이를 토대로 올해 연간 목표 영업이익의 60% 이상을 이미 달성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양증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KCGI가 핵심 인재 이탈을 방지하기 위한 차원에서 고용승계를 대외적으로 약속하는 모습이다. 매수자 입장에서 한양증권 내 핵심 인력들이 이탈할 경우 미래 수익성은 포기한 채 종합증권사 라이선스만 인수하게 되는 셈이기 때문이다. KCGI는 미래 기대되는 수익성까지 포함해 한양증권 경영권 인수 가격으로 2449억원을 써낸 상태다.
이와 관련, KCGI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유지 및 발전시켜 정체된 회사가 아닌, 구성원에게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회사로 성장하겠다"며 "한양증권의 전통을 이어받아 기존 대주주 및 임직원과 상생해 한양증권을 인수 및 경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KCGI와 한양학원 등은 실사를 진행하고 구체적인 거래조건은 협상을 통해 확정할 계획이다. 양 측이 거래조건에 합의하면 주식매매계약(SPA)이 체결된다. KCGI는 금융당국의 적법한 승인절차를 거쳐 인수가 완료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임초롱 기자 twinkl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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