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팹리스 스타트업 '리벨리온'과 '사피온코리아'의 합병비율이 결정됐다. 내년 하반기 이후 기업공개(IPO)를 목표로 이미 리벨리온은 상장 주관사 선정까지 마쳤다. 합병이 마무리되면 상장 준비가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지만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 실적이 빠르게 개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리벨리온과 사피온은 이달 7일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 비율을 2.426대1로 확정했다. 당초 2대1 수준에서 합병 논의가 진행됐으나 의견 조율을 통해 비율이 조정됐다. 합병 후 존속법인은 사피온코리아지만 사명은 리벨리온으로 변경하기로 했다. 업계에서는 양사가 3분기 내 합병 계약을 완료할 것으로 보고 있다.
리벨리온은 지난달 말 대표 주관사로 삼성증권, 공동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각각 선정했다. 주관사 선정 경쟁에 참여한 증권사들은 사피온과의 합병을 고려해 리벨리온에 4조원이 넘는 몸값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번에 합병 비율을 결정하면서 법인 통합 후 기업가치는 각 기업의 마지막 투자 유치 때의 밸류를 고려해 1조1391억원으로 산정됐다.
리벨리온은 시리즈B 라운드 당시의 밸류였던 8066억원이 반영됐다. 반면 사피온의 경우 5000억원이던 시리즈A 때의 몸값보다 약 1700억원 줄어든 3325억원을 인정받았다. 업계에서는 리벨리온이 합병비율 결정 직전인 지난달 말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그룹 아람코로부터 200억원을 투자받은 데 따른 영향이라고 보고 있다. 추가 투자를 받아 리벨리온의 기업가치가 9000억원까지 오르면서 사피온과 협상에서 우위를 차지했다. 반면 사피온은 올 초 추진하던 시리즈B 투자 유치를 중단했다.
합병이 성사될 경우 양사에게 남은 과제는 실적 개선이다. 지난해 리벨리온은 매출 27억원, 영업손실 159억원을 냈으며 사피온은 매출 56억원, 영업손실 25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양사 모두 유의미한 실적을 내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리벨리온과 사피온의 실적에 대해 낙관적인 관측을 내놓고 있다. 리벨리온은 올해 데이터센터향 AI반도체인 아톰(ATOM) 양산에 돌입했으며 복수의 글로벌 데이터센터 기업과 제품 공급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사피온 역시 올해 상반기부터 데이터센터용 신경망처리장치(NPU)인 ‘X330′ 양산 및 납품을 진행 중으로 하반기에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는 설명이다.
현재 사피온의 전략적 투자자(FI)들은 대부분 엑시트를 진행 중이지만 리벨리온의 FI로는 SV인베스트먼트, 카카오벤처스, 지유투자, 미래에셋벤처투자, IMM인베스트먼트, 신한벤처투자, KB인베스트먼트 등이 남아있다. 합병 후 기업가치가 시리즈B 투자 시점에서 변동이 없는 만큼 FI입장에서는 IPO 후의 몸값이 더 중요해졌다.
리벨리온은 내년 하반기 이후 IPO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부터 내년까지는 빠르게 매출과 영업이익을 늘려야 하는 상황이다. 리벨리온 투자사 관계자는 “주관사 선정 당시 리벨리온이 4조~5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것은 맞다”면서도 “양사 합병 후 기업가치보다 3조원 이상 높은 만큼 가대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IPO 전까지 의미있는 실적을 내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가영 기자 kimgoin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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