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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국내 벤처캐피탈(VC)중 6곳의 벤처투자회사(옛 창업투자회사) 등록이 말소된 것으로 나타났다. 벤처투자촉진법 위반으로 행정조치를 받는 VC의 수가 늘면서 여러 신생·소형 VC등이 정리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해 등록이 말소된 벤처투자회사는 이랜드벤처스, 루트벤처스, IDG캐피탈파트너스, 플랫폼파트너스, 예원파트너스, SD벤처캐피탈 등 6곳이다. 지난해에는 서울경영파트너스 한 곳만 등록이 말소된 것과 비교했을 때 크게 늘었다.
벤처투자회사로서 사업을 이어가지 못 한 이유는 신규 펀드 조성에 난항을 겪거나 자본잠식에 빠졌기 때문이다. IDG캐피탈파트너스의 경우 중국계 사모펀드 운용사 IDG캐피탈의 자회사로 2015년 국내에 설립돼 2021년 창업투자회사로 등록했다. 초반에는 600억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하는 등 활발한 투자를 예고했지만 이후 각종 출자사업에서 위탁운용사(GP) 자격을 따내지 못해 펀드를 결성하지 못했다. 2022년부터 1년 이상 투자를 하지 못했고, 결국 IDG캐피탈이 국내 법인을 정리했다.
이랜드그룹의 기업주도형 벤처캐피탈(CVC)인 이랜드벤처스 역시 2022년 후 한 건도 투자를 하지 않았으며 펀드 운용도 하지 않아 벤처투자회사 라이선스를 반납했다. 이외에 다른 VC들 역시 펀드 관리·성과 보수를 벌지 못하고 경영난에 시달리다가 폐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 경제 규모나 벤처 시장 규모를 봤을 때 VC 수가 너무 많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시각이다. 한국벤처캐피탈협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기준 벤처투자조합 운영사(창업투자회사·신기술금융회사·LLC)는 246곳이다. 이 중 대부분은 벤처 투자 호황기였던 2020년부터 2022년에 설립됐으며, 당시 설립된 곳은 101곳에 달한다. 그러나 2023년부터 시장이 혹한기를 맞으면서 신규 등록하는 VC는 눈에 띄게 줄어든 반면 폐업하는 곳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도 많은 VC들이 벤처투자회사 등록 말소 및 폐업 수순을 밟을 것으로 관측된다. 투자와 회수가 모두 어려워지면서 자본잠식에 빠지거나 경영개선 요구를 받는 사례가 늘고 있어서다. 벤처투자회사 전자공시(DIVA)에 따르면 올해 엔케이에스인베스트먼트, 도원인베스트먼트, 더시드인베스트먼트, 오라클벤처투자 주식회사, 엔피엑스벤처스, 네오인사이트벤처스 등 6곳이 자본잠식으로 경영개선을 요구받았다.
이미 자본잠식이나 차입금 해소 등 경영개선 요구를 받았지만 이행하지 않아 시정명령을 받은 곳도 티움투자파트너즈, 트루윈창업투자, 오다스톤인베스트먼트, 에프브이인베스트먼트, 리엔인베스트주식회사, 아시아창업투자, 엔벤처스 등 7곳에 달했다.
한 국내 VC 관계자는 “VC의 현금흐름에 있어서 1차적인 것은 펀드 운용에 따른 관리 및 성과보수이고, 그렇기 때문에 운용자산(AUM)이 매우 중요하다”며 “지난해부터 펀드 결성이 어려워지면서 많은 소형 VC들의 재무구조가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김가영 기자 kimgoin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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