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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가스 매각 원점' 효성화학, 플랜B '지주사 지원·소수 지분 처분'

Numbers_ 2024. 11. 21.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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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가스 매각 원점' 효성화학, 플랜B '지주사 지원·소수 지분 처분'

효성화학과 IMM PE·스틱인베스먼트 컨소시엄간 특수가스사업부 매각 협상이 무산됐다. 가격을 두고 이견 차가 커 더는 논의를 이어가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효성화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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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효성화학


효성화학과 IMM PE·스틱인베스먼트 컨소시엄간 특수가스사업부 매각 협상이 무산됐다. 가격을 두고 이견 차가 커 더는 논의를 이어가는 것이 무의미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효성화학은 다시 원매자를 찾아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시장에서는 마이너리티(소수 지분) 투자 구조로 선회하는 한편 지주사인 효성의 도움을 받아 유동성에 급한 불을 끌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연간 추정 EBITDA 650억원 기반한 기업가치 이견 커


효성화학은 전날 특수가스사업부 거래 당사자였던 IMM PE·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에 대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철회했다고 공시했다. 효성화학은 우선협상대상자와 특수가스사업부 매각 계약 체결을 위한 협의를 진행했으나 상호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고 밝혔다. 사측은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을 지속 추진하기 위해 다른 투자자들과 협의를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양측의 협상 결렬은 밸류에이션 갭(기업가치 차이)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 7월 IMM PE·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됐을 당시 제시한 가격은 1조3000억원이었다. 연간 추정 EBITDA(상각전영업이익)였던 650억원에 멀티플 20배가량을 적용한 수치다.

그러나 상세 실사 과정에서 연간 650억원 EBITDA 전망을 두고 이견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작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684억원, 200억원 수준인 만큼 추정 EBITDA가 낙관적이라는 의견이 나온데 따른 것이다. 또한 현재 전방 산업인 반도체 업황이 좀처럼 턴어라운드에 실패하고 있는 데다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주요 고객인 삼성전자의 반도체 사업 역시 실적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특수가스사업부 매출의 75.9%는 삼성전자가 차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크레딧 업계는 업황 영향으로 효성화학의 특수가스 사업부 실적이 올해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한 지분 매각 작업이 지연되는 사이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의 동종 업종의 밸류에이션 자체도 크게 낮아진 상태다. 반도체 특수가스사업을 하는 원익머트리얼즈의 작년 실적 기준 EV/EBITDA(에비타멀티플)는 3.54배였다. 올해 추정 에비타멀티플은 1.82배에 불과하다.

이에 따라 IMM PE·스틱인베스트먼트 컨소시엄 측은 인수 가격을 1조원 아래로 낮추기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효성화학 내부에서는 특수가스사업부의 기업가치를 최소 1조2000억원으로 평가받고자 했던 만큼 양측이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근 몇 달 사이의 반도체 업계의 시황 등이 크게 변화된 것을 기준으로 회사의 실적 전망에 대한 이견이 컸던 것으로 안다”며 “이를 가격에 반영하는 과정에서 최종 합의에 이르지 못했던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새로운 인수 후보군은 


양측의 협상이 결렬되면서 시장에서는 새로운 인수 후보에 눈길이 모이고 있다. 앞서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지분 인수 의향을 밝혔던 투자자로는 IMM인베스트먼트, 어펄마캐피탈, 노앤파트너스 등의 사모펀드(PEF) 운용사가 있다. IMM크레딧솔루션(ICS)과 글랜우드크레딧 등 크레딧 펀드도 예비입찰에 참여했으며 한국투자프라이빗에쿼티(PE)·KB자산운용, 스톤브릿지·BNW인베스트먼트도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주로 대형 재무적투자자(FI)들이 주로 관심을 보였다. 다만, 이들 가운데 일부는 효성화학의 특수가스사업부 지분 매각 딜의 거래 구조가 명확하지 않은 상태에서 인수 의향을 보였던 하우스가 포함됐다. 딜 초기 당시 매도 측은 소수지분 매각이라는 큰 방향성만 설정한 채 희망 인수 지분율이나 딜 구조는 원매자들이 제안하도록 안내했다. 앞서 거론된 하우스 모두가 사업부 지분 전량 인수에도 여전히 관심을 가질지는 미지수인 셈이다.반도체 업황 투자 심리도 급격히 위축된 상태다. 트럼프 신 정부에서 ‘미국 우선주의’와 ‘보편 관세 및 대중 고율 관세’ 공약을 내세운 만큼 반도체 섹터에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효성화학은 대금 유입 효과를 극대화하는 거래 구조를 두고 장기간 고민했던 것으로 안다”며 “현재 자금 조달이 시급한 상황인 만큼 거래 구조의 변동 가능성가 이에 따른 인수 후보군의 변화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매각 일시적 '스톱'…지주사 지원 절실


효성화학 개별 재무제표 기준 9월 말 총 차입금 잔액 1조2731억원 가운데 약 1조원은 1년 내 상환해야 하는 채무다. 반면 올해 3분기 말까지 효성화학의 영업활동현금흐름은 946억원 순적자다.

폴리프로필렌(PP), 테레프탄산(TPA) 등 화학 제품 판매 부진에 따른 지속된 영업손실로 잉여금도 모두 소진돼 작년 말부터 결손금이 쌓이고 있다. 

시황 둔화가 장기화되자 특수가스사업부를 매각해 부족한 현금을 보충하려고 했다. 그러나 기존 원매자와 협상이 깨지면서 다른 투자자를 물색하는 동시에 유동성 공급을 병행해야 하는 상황에 처했다.

최근 효성화학은 공모 사채 발행에 나섰지만 대량 미매각이 발생하는 등 시장의 호응을 끌어내지 못했다.

지주사에 도움을 요청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법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다. 실제 작년 효성에 신주를 배정하는 유상증자를 통해 운영자금 500억원을 확보했다. 올해 발행한 총 2000억원 규모 영구채도 효성이 전액 인수했다.

신평사 관계자는 "효성화학만 떼어놓고 보면 유동성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지주의 지원 여력이 남아있다"며 "지주의 도움을 받아 만기 도래 차입금을 상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시장은 특수가스사업부가 효성화학 사업부 가운데 관심을 끌만한 유일한 매물이라는 점에 공감하면서도 소폭의 가격 조정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당초 예상 매각가로 1조3000억원이 거론됐으나 투자가들은 1조원 미만을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금 회수를 위한 장치를 거는 등의 마이너리티 투자로 방향을 선회할 가능성도 높다.

IB 업계 관계자는 "효성화학이 판매하는 제품 가운데 NF3의 수익성이 가장 좋은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반도체 업황이 부진해 원매자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바이아웃(경영권 매각)으로 진행하다 딜이 무산됐으나 마이너리티로 방향을 트는 것도 방법이다"고 말했다.

효성 관계자는 "다른 투자자를 찾아 특수가스사업부 매각을 완료하겠다"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