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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오롱그룹이 허성 부사장을 코오롱인더스트리 대표이사(사장)로 승진 내정했다. 허 신임 대표는 글로벌 경험을 겸비한 화학통으로 이전에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자회사 코오롱ENP의 대표를 맡아왔다. 약 2년간 코오롱ENP의 질적 성장을 이끌어낸 허 대표의 성과가 이번 인사에 반영됐다는 평가다.
코오롱그룹은 이달 12일 2025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코오롱인더스트리 제조부문 대표로 허 부사장을 내정했다. 기존 김영범 코오롱인더스트리 제조부문 대표(사장)는 코오롱ENP의 대표로 이동했다.
코오롱ENP 수익‧재무 개선 주역
허 대표는 코오롱그룹 내에서 글로벌 경험을 보유한 화학통으로 꼽힌다. 1961년생으로 1993년 캐나다 칼튼대학교에서 경제학박사를 졸업했다. 1994년 캐나다 연방정부 경제분석관으로 시작해 1995년 알루미늄 소재 업체 알칸에서 화학 산업 경력을 쌓았다. 이후 2006년 미국 메탈세일즈 구매담당(부사장), 2008년 네덜란드 악조노벨 총괄이사, 2014년 삼화페인트 사장, 2017년 한화 L&C 운영총괄(COO), 2019년 AirFirst 운영총괄(COO) 등을 지냈다.
2021년부터는 코오롱인더스트리 전략총괄(CSO)로 코오롱그룹에 합류했다. CSO는 코오롱인더스트리의 미래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사업을 총괄하는 컨트롤타워다. 코오롱그룹은 글로벌 시장에서 사업 경험을 보유한 허 대표를 영입해 주력 사업인 화학소재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려했다.
허 대표는 2023년부터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자회사 코오롱ENP의 대표를 맡았다. 코오롱그룹에 합류한지 1년여 만이다. 코오롱ENP는 자동차 부품이나 기계부품, 전기, 전자부품과 같은 공업적 용도에 사용되는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을 제조‧판매한다.
허 대표 취임 1년차인 2023년 코오롱ENP는 글로벌 경기침체와 전방산업인 자동차, 전기전자 제품의 수요가 감소하면서 실적 부진을 겪었다. 2023년 연결기준 매출은 4562억원, 영업이익 338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1.9%, 26.6% 감소했다.
다만 코오롱ENP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주력 사업인 폴리아세탈(POM)을 중심으로 수익성을 확보하며 재무구조 개선에 힘썼다. 실제로 2023년 부채비율은 28.8%로 전년 대비 22.6%p 감소했으며 같은 기간 유동비율은 97%p 증가한 259.7%를 기록했다.
허 대표가 이번에 코오롱인더스트리 사장으로 승진한 배경도 업황 부진 속에서 코오롱ENP의 실적과 재무를 안정적으로 방어했다는 점이 꼽힌다. 코오롱ENP는 2024년 3분기 누적 매출 3669억원, 영업이익 30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4.7%, 13.9% 성장했다.
허 대표는 올해 3월 코오롱플라스틱이었던 사명을 코오롱ENP로 바꿨다. 코오롱플라스틱이 비친환경적인 느낌을 준다는 사내 의견을 반영한 결정이다. ENP는 Empowering New Possibility의 약자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창출하겠다는 회사의 비전이 담겨 있다.
사업 개편 안정화, 아라미드 사업 드라이브 중책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최근 업황 부진으로 인해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35% 감소한 1576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3분기 누적으로도 전년 동기 대비 14.6% 감소한 1229억원을 냈다.
허 대표의 당면 과제로는 아라미드 펄프 사업의 성장이 손꼽힌다. 아라미드 펄프는 아라미드 원사에 물리적 마찰을 가해 부스러기 형태로 만든 제품으로 △브레이크 패드 △가스켓 △타이어 고무 등 자동차 부품의 보강재로 주로 활용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핵심 제품 중 하나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2023년 9월 경북 구미공장에 아라미드 펄프 증설을 완공했다. 이에 따라 연간 아라미드 펄프 생산량이 기존 1500t에서 3000t으로 확대됐다. 올해 3분기까지는 정기보수의 영향으로 매출이 감소했으나 내년부터는 증설 효과가 수익성으로 연결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그간 아라미드는 북미와 EU지역으로의 수요 편중이 심했으나, 중국, 남미, 동남아 등으로 수요가 확산되는 추세다.
허 대표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추진중이 두 가지 사업 개편의 안정화도 담당하게 됐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올 9월 자회사 코오롱글로텍의 자동차 소재부문을 인적분할해 흡수합병한다고 밝혔다. 2025년 1월 합병이 완료되면 자동차 인테리어 소재에서 부품까지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확보하게 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또 8월 필름 사업을 떼어내 SK마이크로웍스와 합작법인(JV)을 설립하기로 결정했다. 적자에 빠진 필름 사업의 효율화를 꾀하고 수익성을 제고하기 위함이다.
코오롱그룹은 “새로운 경영 체제로의 변화를 추구하고, 사업경쟁력과 사업의 포트폴리오 강화를 적극 추진해 나갈 방침”이라며 “이를 통해 그룹의 미래가치 향상과 지속가능경영의 기반을 공고히 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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