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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자닌 투자파일] 비츠로시스, '화장품 브랜드' 인수…CB 활용법 눈길

Numbers_ 2025. 1. 16.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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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자닌 투자파일] 비츠로시스, '화장품 브랜드' 인수…CB 활용법 눈길

스마트시티 솔루션 기업 비츠로시스가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현금 곳간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전환사채(CB) 대용납입으로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 기업 지분을 인수했다. 실적 개선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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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비츠로시스 제공


스마트시티 솔루션 기업 비츠로시스가 신성장 동력 확보에 나섰다. 현금 곳간이 넉넉지 않은 상황에서 전환사채(CB) 대용납입으로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 기업 지분을 인수했다. 실적 개선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한 환경이 마련됐지만, 재무건전성 강화 등 해결 과제가 남았다.

 

대용납입 후 전환청구…지분 희석 감내


1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비츠로시스는 지난 2022년 말 11회차, 12회차 두 차례에 걸쳐 CB를 발행했다. 각각 50억원 규모로 발행해 총 1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11회차 CB는 벤처캐피탈(VC) 삼호그린인베스트먼트가 운용하는 펀드 '에스지아이(SGI)Dolphin중소벤처기업M&A투자조합(에스지아이투자조합)'이 인수했고 12회차는 큐브릭스가 소화했다.

11,12회차 CB는 올해 12월 만기를 앞두고 있다. 최근 비츠로시스 주가가 500원대(14일 종가 기준 495원)에서 오르내리며 CB 전환가액 853원을 하회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CB에 투자한 FI들의 투자금 조기 상환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왔다. 그러나 비츠로시스는 만기전 CB를 상환하며 취득했다.

취득한 11, 12회차 CB는 상환 대신 만기 전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 기업 '피에프디(PFD)' 지분 인수에 활용됐다. 지난해 12월 피에프디 지분 18.90%를 80억원에 인수하면서 11, 12회차 CB를 대용 납입했다. 11회차 CB의 권면금액은 50억원, 12회차 CB가 25억원으로 평가됐다.

피에프디는 2015년에 설립된 기업으로 '미즈온', '빌라쥬11팩토리' 등 글로벌 코스메틱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피에프디의 지난해 실적을 살펴보면 매출 273억원, 영업이익 29억9000만원을 기록했다.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연평균 18.83%의 매출 성장률을 보였다.

비츠로시스는 대용 납입된 75억원 규모 CB에 대한 전환청구권 행사로 879만2483주가 지난 10일 신규 상장됐다고 공시했다. 이는 발행주식총수의 17.18%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신주가 상장됨에 따라 최대주주를 포함해 기존 주주들의 주식가치가 희석됐고 지분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비츠로시스의 최대주주는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19.09%를 보유한 '브이에이치1'이고 2대주주는 10.59%를 보유한 우수정기다. 브이에이치1은 우수정기가 비츠로시스 인수를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으로 우수정기는 브이에이치1를 거쳐 비츠로시스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구축했다. 우수정기가 사실상 보유한 지분은 29.68%다.

전환청구권 행사를 진행하면 우수정기의 지분율은 29.68%에서 25.18%로 하락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비츠로시스는 당초 11회차 CB에 35%, 12회차에는 50%의 콜옵션 조건을 걸어놨음에도 행사하지 않았다. 곳간이 넉넉지 않은 비츠로시스가 지분 희석을 감내하고 CB를 신성장 동력 확보에 활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영 정상화 고심…실적개선·재무 안정화 과제 산적


비츠로시스는 지난 2021년 자본잠식률 50%를 넘기면서 상장 폐지 위기를 겪었다. 이후 경영 정상화와 함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투자 필요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자체적인 현금창출력이 떨어지는 탓에 차입, 주주배정 유상증자 등을 통해 필요 재원을 마련해왔다.

연결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2022년 이후 3년 연속 음수를 기록하고 있다. 현금성자산(현금및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기타유동자산) 보유량도 지속적인 감소 추세다. 2022년 말 연결기준 현금성자산은 168억원이었지만 지난해 3분기 말은 40억원으로 줄었다.

이처럼 이자부담이 적은 CB 등 메자닌으로 조달해 신사업 투자에 필요한 레버리지를 극대화 했다. 지난 2022년 CB발행으로 100억원의 자금을 조달했고, 2023년에도 30억원(13회차) 규모의 CB를 발행했다. 지난해에도 두 차례(14회차, 15회차)에 걸쳐 65억원을 조달했다.

비츠로시스는 외부 자금을 조달하면서 재도약을 꾀했지만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차입 증가로 부채가 늘면서 재무 상태는 악화됐고 실적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2021년에는 연결기준 영업이익 4억원, 당기순이익 53억원으로 흑자였다. 하지만 2022년 영업손실 24억원, 당기순손실 24억원의 적자로 전환했다. 매출도 전년대비 46% 감소한 90억원에 그쳤다. 2023년 매출은 196억원으로 늘었지만 영업손실 71억원, 당기순손실 63억원 적자가 이어졌다. 지난해 3분기도 누적 영업손실 8억원, 당기순손실 6억원을 기록했다.

적자가 누적되면서 재무건전성 악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연결기준 결손금은 2022년 말 2687억원이었으나, 지난해 3분기 말 1802억원으로 늘었다. 부채 부담도 커졌다. 2022년 말 연결기준 부채비율은 58%였지만, 지난해 3분기 말 226%로 200%를 넘겼다.

강기목 기자 ke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