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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DCM] 새해 첫 달 회사채 '제동'…정치 불안에 '주춤'

Numbers 2025. 2. 6.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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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DCM] 새해 첫 달 회사채 '제동'…정치 불안에 '주춤'

국내 기업들의 새해 첫 달 회사채 발행 규모가 1년 전보다 3조원 가까이 쪼그라들면서 10조원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에는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몰리며 회사채 시장이 활기를 띠는 게 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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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픽사베이

 

국내 기업들의 새해 첫 달 회사채 발행 규모가 1년 전보다 3조원 가까이 쪼그라들면서 10조원을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연초에는 기업들의 자금 수요가 몰리며 회사채 시장이 활기를 띠는 게 보통이지만, 올해는 예기치 못한 정치적 불안 탓에 제동이 걸린 모습이다.

그래도 우량채가 기반을 다지며 물량을 흡수하는 가운데 공모 경쟁이 오히려 더 치열해지고 있는 만큼, 조만간 시장 회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 것이란 평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증권신고서 자료를 분석한 결과, 청약일 기준 지난달 공모로 발행된 회사채는 총 9조7560억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25.6%(2조4980억원) 줄었다. 이는 청약일이 올해 1월 중이었던 일반 회사채를 비롯해 후순위채와 신종자본증권 등 자본성 증권까지 집계한 실적이다. 자산유동화증권과 수요예측을 거치지 않은 거래는 제외했다.

회사채를 통해 자금을 모으려는 기업과 이를 바라보는 수요자 측 모두 몸을 사리는 분위기였다. 회사채 발행에 나선 기업들의 최초 모집액은 5조6060억원으로 같은 기간 대비 34.1% 감소했다. 이에 대한 수요예측 규모도 35조6910억원으로 19.3% 줄었다.

연중 회사채 시장 가운데서도 가장 큰 장이 서는 연초에 이처럼 분위기가 가라앉은 현실은 시선이 쏠릴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일반적으로 1~2월은 기업들의 신년 자금 집행이 이뤄지면서 채권 발행이 활발해지는 시기다.

지난해에도 회사채 발행 규모는 연초에 두드러졌다. 1월과 2월에만 각각 12조2540억원, 12조1210억원에 달하는 일반 회사채가 공모로 발행됐다. 해당 금액이 월간 기준으로 10조원을 웃돈 건 이렇게 두 달 뿐이었다.

발목을 잡은 가장 큰 요인은 역시 정치적 불확실성이다. 지난해 말 불거진 비상계엄 사태와 그에 이은 대통령 탄핵 등 정국 불안이 지금도 해소되지 않으면서 금융시장도 크게 위축된 실정이다.

금리를 보면 이같은 투자 심리 악화는 한층 뚜렷해진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3년물 기준 국고채 금리 대비 신용등급 AA- 회사채의 신용 스프레드는 지난달 말 64베이시스포인트(bp·1bp=1%포인트)로, 비상계엄 선포 전날인 지난해 12월 3일 이후로만 5bp 확대됐다. 이처럼 신용 스프레드가 벌어진다는 건 그만큼 회사채에 대한 투심이 나빠졌다는 의미다.

다만 이런 와중에도 우량채 수요는 여전히 단단함을 유지했다는 평이다. 지난 1월 공모로 발행된 일반 회사채 중 신용등급 AA- 이상인 우량채는 8조3150억원으로 같은 달 전체 물량의 88.4%를 차지했다. 회사채는 신용등급 AA- 이상을 우량채로, A+ 이하를 비우량채로 분류한다. BB+ 이하는 투자 부적격 등급으로 구분된다.

공모 경쟁률은 오히려 높아졌다. 수요와 공급이 함께 축소되면서 옥석 가리기는 더욱 심화하는 양상이다. 지난달 기업들의 최초 발행 희망액 대비 수요예측에 따른 일반 회사채 경쟁률은 평균 6.37대 1로, 지난해 같은 달 기록인 5.66대 1보다 더 높아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회사채 시장의 위축은 일시적 영향으로, 올해 전반적인 기업들의 자금 수요는 여전한 것으로 보이는 만큼 앞으로 강한 회복 기조를 나타낼 것"이라며 "다만 예측하기 어려운 정치적 불확실성의 지속 정도는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number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