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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딜 인사이드] '폐배터리 강자' 새빗켐, 2세경영 대신 사모펀드 품으로

Numbers_ 2025. 2. 6. 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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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딜 인사이드] '폐배터리 강자' 새빗켐, 2세경영 대신 사모펀드 품으로

국내 대표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으로 꼽히는 새빗켐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LX인베스트먼트에 매각된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지 2년 6개월 만에 경영권을 넘기는 셈이다. 이차전지 업계의 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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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새빗켐 홈페이지 캡처


국내 대표 폐배터리 재활용 기업으로 꼽히는 새빗켐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LX인베스트먼트에 매각된다.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지 2년 6개월 만에 경영권을 넘기는 셈이다. 이차전지 업계의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른 재무 부담과 오너일가의 증여세 재원 마련의 어려움 등이 겹치면서 매각을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새빗켐은 지난 3일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주식양수도계약(SPA)을 체결했다. 창업주를 비롯한 새빗켐 오너일가가 LX인베스트먼트 측에 구주를 매각하는 계약이다.

1주당 가액은 2만140원으로 거래 금액은 총 300억원이다. 잔금 납입일은 오는 28일로 거래가 원활하게 마무리되면 LX인베스트먼트 측은 새빗켐의 구주 148만9573주(29.9%)를 양수하게 된다.

 

 
LX인베스트먼트는 지난 2021년 결성을 마무리했던 ESG 관련 블라인드펀드 ‘SKIL ECO PEF’의 드라이파우더(미집행 약정액)을 활용한다. 해당 PEF는 1250억원 규모로 결성됐으며 SK에코플랜트와 IBK캐피탈, 산업은행, MG새마을금고 등이 주요 출자자(LP)로 참여했다.

LX인베스트먼트는 SKIL ECO PEF를 통해 새빗켐의 100억원 규모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도 참여할 예정이다. 신주 발행가액은 기준주가에 10% 할인율이 적용된 1만5420원이다. 구주 양수와 더불어 신주 인수까지 마치면 LX인베스트먼트 측은 37.98%가량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유상증자 대금 납입일은 내달 31일, 신주 상장 예정일은 4월 16일이다.

새빗켐은 증시에 입성한 지 2년 6개월 만에 매각에 나섰다. 새빗켐은 지난 2001년 동양케미스트리라는 사명으로 설립해 성장했고 2022년 8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하지만 상장 이듬해부터 이차전지 산업의 캐즘으로 실적이 악화됐다. 폐배터리 산업은 전기차 보급이 늘어야 함께 성장하는데, 전기차 시장 성장 둔화와 리튬 가격 하락으로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흑자경영을 이어가던 새빗켐은 2023년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3분기까지도 4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순손실 규모는 12억원에서 90억원으로 급격히 늘어났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1월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에 대한 투자자들의 조기상환 청구가 이어지면서 부담을 키웠다. 당시 상환금액은 총 170억원이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보유하고 있던 현금성자산은 77억원에 불과했다.

관련 업계에서는 오너 2세인 박용진 이사의 증여세 마련 어려움도 경영권 매각의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꼽는다. 지분 승계 과정에서 발생한 막대한 증여세를 내기 어려워 매각을 결정했다는 관측이다.

박 이사는 앞서 2020년 8월 부친 박민규 대표로부터 100만주를 증여받으며 최대주주가 된 바 있다. 코스닥 상장 당시 기업가치가 증여 당시와 비교해 압도적으로 높은 탓에 증여 이익에 따른 증여세 부과 대상이 됐다.  현행 상속 및 증여세법에선 수증자가 증여받은 주식이 한국거래소에 상장될 경우 차익을 증여 재산가액과 동일하게 취급한다.

그는 증여세 납부를 위해 90억원 수준의 주식담보대출을 일으켰다. 대출금 잔액은 지난해 11월 기준 64억원이 남아있다. 같은 해 10월에는 지분 일부를 장외에서 매각해 자금을 마련했지만 이로 인해 다시 2대주주로 내려온 상황이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