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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성장' 한독, 건기식 사업 물적분할 노림수는
중견 제약사 한독이 의약품과 식품·건강기능식품 사업을 분리했다. 각 사업의 전문성을 제고하고 경영효율성을 높인다는 취지에서다. 지난 몇 년간 영업이익이 감소한 한독은 희귀·항암 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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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견 제약사 한독이 의약품과 식품·건강기능식품 사업을 분리했다. 각 사업의 전문성을 제고하고 경영효율성을 높인다는 취지에서다. 지난 몇 년간 영업이익이 감소한 한독은 희귀·항암 분야를 신성장동력으로 낙점하고 포트폴리오 확장에 나선 상태다. 한독은 ‘선택과 집중’으로 전문의약품 사업에 더욱 힘을 쏟을 것으로 전망된다.
식품·건기식 매출 전체 1.95% 수준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독은 식품과 건기식 사업을 분할해 신설법인을 설립한다고 공시했다. 한독이 신설법인 지분 100%를 배정받는 단순·물적분할 방식이며, 분할기일은 오는 5월1일이다. 분할 이후 한독의 재무 규모는 자산총계 8681억원, 부채총계 4890억원, 자본총계 3791억원을 유지한다. 신설법인인 한독건강기능식품(가칭)은 자산총계 294억원, 부채총계 42억원, 자본총계 252억원 규모로 운영을 시작한다.
한독의 지난해 매출은 5074억원이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식품·건기식 매출은 98억9400만원으로 추정된다. 2023년 한독의 식품·건기식 매출(101억원)은 전체의 1.95% 수준이었다. 식품·건기식 품목은 영양제 브랜드인 ‘네이처셋’ 제품군과 숙취해소제 브랜드 ‘레디큐’ 제품군 등이 대표적이다.
한독은 공시에서 '당사는 본건 분할을 통해 분할회사가 영위하고 있는 사업 부문 중 식품 및 건강기능식품사업 부문을 쪼개 각 분할 대상 부문이 독립적으로 고유사업에 전념하도록 하겠다'며 '사업 부문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전문화된 사업영역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한독 영업이익 ‘내리막길’
한독이 물적분할을 결정한 배경에는 ‘의약품 경쟁력 강화’라는 청사진이 있다. 한독은 최근 5년간 실적 정체기를 맞았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독의 2020~2024년 매출은 5000억원대 초중반대에 머물며 뚜렷한 반등세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한독의 연결기준 매출은 △2020년 5038억원 △2021년 5176억원 △2022년 5442억원 △2023년 5227억원 △2024년 5074억원이었다.
영업이익은 2020년 283억원, 2021년 280억원, 2022년 285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은 126억원으로 전년보다 55.8% 급감했다. 2023년 실적악화의 직접 요인은 솔리리스와 울토미리스 등의 판권 계약 종료 이후 주력상품의 대체제를 찾지 못한 것이다. 당시 두 상품이 한독 의약품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8%에 달했다.
한독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5억원으로 지난 5년 중 가장 낮다. 이 같은 외형축소는 관절염치료제 ‘케토톱’ 등 주력 품목들의 부진에 따른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독은 지난해 3분기에도 케토톱 판매 부진으로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전문의약품 경쟁력 강화 '청사진'
이에 따라 한독은 본업인 '만성질환·희귀질환·항암제' 등 전문의약품 부문의 경쟁력 끌어올리기에 나섰다. 최근 한독은 선천성 고인슐린증(HI)에 따른 저혈당증 치료제인 RZ358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혁신치료제로 지정됐다고 밝혔다. 이는 선천성 고인슐린증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2b(RIZE) 연구 결과가 기반이 됐다. 연구 결과 75% 이상에서 저혈당증이 안전하게 개선됐으며,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고혈당증이 나타나지 않았다.
아울러 한독은 지난해 12월부터 신규 항암제를 통해 본격적으로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다. 한독은 골수성백혈병치료제 빅시오스의 품목허가를 받았으며, 지난해 12월1일부터 보험급여 적용도 받았다. 글로벌 제약사 재즈파마슈티컬이 개발한 빅시오스는 한독이 국내 독점판매 권한을 가지고 있다.
한독 관계자는 “희귀질환 의약품을 도입하면 그 자체로 경쟁력을 갖는다”며 “희귀질환 치료 선두주자의 역량을 바탕으로 희귀질환자뿐 아니라 암환자의 보다 건강한 삶에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건기식 사업은 물적분할인 만큼 경영권 승계를 위한 포석이 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주샛별 기자 jsb31660@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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