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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야심작' 친환경 사업…5년 만에 헐값 매각 우려

Numbers 2025. 2. 13.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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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에코플랜트 '야심작' 친환경 사업…5년 만에 헐값 매각 우려

SK에코플랜트가 아시아 대표 환경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며 5년 전에 인수했던 친환경 자회사들을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다수의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눈독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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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SK에코플랜트


SK에코플랜트가 아시아 대표 환경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포부를 드러내며 5년 전에 인수했던 친환경 자회사들을 매각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미 다수의 사모펀드(PEF) 운용사들이 눈독을 들이는 분위기다. 친환경 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 활발하지만, 매각 대상 기업들이 뚜렷한 성장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만큼 제값을 받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친환경 기업' 리뉴어스·리뉴원 눈독 들이는 사모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자회사인 리뉴어스와 리뉴원에 대해 국내외 PEF 운용사들로부터 매각 제안을 받았다. SK에코플랜트는 리뉴어스 지분 75%와 리뉴원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리뉴어스는 수처리·폐기물 처리 업체로 전신은 환경시설관리다. 리뉴원은 폐기물 매립·소각 업체로 대원그린에너지가 그린환경기술·이메디원·디디에스·새한환경·도시환경·제이에이그린 등을 합병해 출범한 곳이다.

SK에코플랜트는 2020년 리뉴어스를, 2021년 리뉴원을 인수하면서 친환경 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드라이브를 걸었다. SK건설에서 SK에코플랜트로 사명을 변경한 것도 비슷한 시기다. 당시 SK에코플랜트는 사명을 바꾸며 "아시아를 대표하는 환경기업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리뉴어스와 리뉴원의 성장세가 기대보다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리뉴어스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3679억원, 영업이익은 237억원이었다. 전년 매출액 3272억원, 영업이익 187원보다 각각 12%, 27% 증가하는 등 성장세가 뚜렷했다. 하지만 SK에코플랜트 아래에서는 크게 성장하지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SK에코플랜트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리뉴어스의 2023년 매출액은 4294억원, 순손실은 55억원으로 나타났다.

성장세가 주춤한 것은 리뉴원도 마찬가지다. 리뉴원은 2022년 매출액 100억원, 영업이익 32억원을 기록했다. 2023년 매출액은 123억원, 영업이익 12억원을 기록하며 역성장했다. 

특히 SK에코플랜트가 최근 반도체 사업 역량 강화에 집중하면서 매각설에 불이 붙었다. 지난해 SK에코플랜트는 반도체·AI 등에 집중하는 SK그룹의 리밸런싱 전략에 발맞춰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SK에어플러스와 에센코어를 편입했다. 특히 장동현 SK에코플랜트 대표이사 부회장과 김현근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차별화된 반도체 종합 서비스 역량을 공고히 하고 다양한 솔루션의 발굴∙적용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다.

리뉴어스 지분 25% 1114억원에 매각

그중 1조원을 투입해 인수한 리뉴어스를 제값 주고 팔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SK에코플랜트는 2020년 12월 어펄마캐피탈로부터 리뉴어스를 인수했다. 당시 거래구조를 살펴보면 SK에코플랜트가 3731억원을 출자해 설립한 디에코플랫폼이 리뉴어스 지분 100%를 9165억원에 인수했다. 디에코플랫폼은 리뉴어스 인수 직후 900억원을 추가로 출자하기도 했다. 총 1조원가량 든 셈이다. 이후 2021년 리뉴어스가 디에코플랫폼을 역합병하면서 SK에코플랜트가 리뉴어스를 100% 지배하게 됐다. 

인수자금에 1조원가량 사용했지만 구주 매각은 비교적 헐값에 이뤄졌다. 2023년 7월 SK에코플랜트는 재무적투자자(FI)에게 리뉴어스 우선주 35만6388주(지분 25%)를 1114억원에 매각했다. 주당가치로 환산하면 31만2440원이다. 당시 가치로 계산하면 현재 SK에코플랜트가 보유한 리뉴어스 지분 75%(106만9165주)의 주식가치는 3340억원 수준이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리뉴어스 인수 당시 엔터프라이즈밸류(EV)를 1조원으로 평가했다"며 "지분 25%를 매각할 때는 경영권 등을 제외한 지분의 가치만 1100억원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최근 친환경 기업 M&A가 활발한 것은 기대요소다. 지난해 12월 에코비트는 매각 입찰 과정에서 국내외 PEF들이 몰리며 2조700억원에 IMM컨소시엄(IMM PE·IMM인베스트먼트)에 매각됐다.앞서 제네시스프라이빗에쿼티(PE)는 지난해 8월 플라스틱 재활용 업체 KJ환경 외 16개사로 이뤄진 재활용 포트폴리오를 EQT파트너스에 1조원규모로 매각했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다수의 PEF로부터 제안을 받은 것은 맞지만 정해진 것은 없다"고 말했다.

유한새 기자 sa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