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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화학업계, 잇단 사채 발행 '반짝 유동성' 비상구 찾기
연초 국내 주요 석유화학사들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업계 전반의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많은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하며 자금난 완화의 계기를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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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국내 주요 석유화학사들이 회사채 발행을 통해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업계 전반의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많은 자금을 조달하는 데 성공하며 자금난 완화의 계기를 마련했다. 다만 조달된 자금의 대부분이 기존 채무 상환에 사용될 예정인 만큼 업황 반등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근본적인 재무 부담 해소는 어려운 상황이다.
LG화학, 한화토탈에너지스, SK지오센트릭, SK인천석유화학, SK케미칼, HD현대케미칼, 한솔케미칼 등 주요 석유화학 기업 7곳은 연초 회사채 발행을 완료했다. 이들 기업이 조달한 자금은 총 1조8500억원 규모다. 이는 당초 목표했던 1조400억원보다 80% 가까이 많은 수준이다.
특히 LG화학의 경우 3000억원을 목표로 했지만 1조6750억원의 자금이 몰리며 최종적으로 6000억원을 발행했다. SK지오센트릭과 한화토탈에너지스도 각각 3000억원, 3200억원을 조달하며 목표치를 크게 초과했다. 나머지 기업들 역시 계획했던 발행 규모를 상회하는 자금을 확보했다. 최근 몇 년간 석유화학사들은 공급과잉과 원가 부담으로 인해 자금 조달이 필수적인 상황이었다. 이번 회사채 발행 흥행은 이들 기업은 유동성 위기를 일시적으로 해소하는 데 기여할 전망이다.
석유화학 기업들이 회사채 시장에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것은 긍정적인 신호지만 업황 개선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재무적 부담이 다시 가중될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이번에 확보된 자금 상당 부분이 채무상환에 투입될 예정이어서 실질적인 성장 동력으로 이어지기는 어렵다.
증권가에서는 석유화학 수급 개선 모멘텀은 여전히 제한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일부 스페셜티 제품을 제외한 범용 석유화학 제품의 전반적인 수급환경이 저하됐기 때문이다. 최근 수년간 이루어진 중국의 대규모 캐파(CAPA) 증설 영향이다. 2020년 이후 중국의 올레핀 생산능력(CAPA)은 5600만톤 이상 확대됐으며 2027년까지도 추가 증설이 예정돼 있어 글로벌 화학 시장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석유화학업계 한 관계자는 "극심한 공급과잉이 단시일 내에 완화되기는 어렵다"며 "단기적인 유동성 확보보다는 비용 절감,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 경영 전략 변화 등 장기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효성화학의 특수가스 사업부 매각, 롯데케미칼의 해외 자회사 지분 유동화, LG화학의 스티렌 모노머(SM) 생산 중단 등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은 사업구조 개편 강도를 점차 높이는 실정이다. 정부 역시 지난해 12월 '석유화학산업 경쟁력 제고 방안'을 발표하며 자율적인 구조조정을 촉진하려는 의지를 표명했다.
그럼에도 업계는 올해를 전환점으로 보고 있다. 올해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기조가 유가 안정화에 기여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협상이 본격화되면서 석유화학업계는 종전 이후 원가 부담 완화와 수요 증가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석유화학업계 또다른 관계자는 "종전 이후 복구 과정에서 건설 자재로 활용되는 주요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는 것도 긍정적인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최지원 기자 fro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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