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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법정관리] 책임론 들끓는데…CJ바이오 사냥 나선 MBK

Numbers 2025. 3. 10.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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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법정관리] 책임론 들끓는데…CJ바이오 사냥 나선 MBK

CJ제일제당이 그린바이오 사업부 매각을 두고 MBK파트너스와 협상을 재개했다. 홈플러스 사태로 경영 책임론이 들끓는 시점임에도 새로운 기업사냥에 나선 MBK로선 날 선 눈초리를 피하기 어려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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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가 회생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MBK파트너스는 CJ제일제당 그린바이오 사업부 인수를 위한 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 그래픽 = 박진화 기자.

 

CJ제일제당이 그린바이오 사업부 매각을 두고 MBK파트너스와 협상을 재개했다. 홈플러스 사태로 경영 책임론이 들끓는 시점임에도 새로운 기업사냥에 나선 MBK로선 날 선 눈초리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CJ제일제당 역시 거래가 성사될 경우 MBK 품에 들어갈 내부 임직원의 동요와 반발이 예상돼 적지 않은 부담이 따를 전망이다.  

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그린바이오 사업부 매각을 위해 MBK파트너스와 가격 등 세부 사항을 논의하고 있다. MBK는 당초 유력 인수 후보군이었지만, 지난달 이뤄진 본입찰 직전 이탈한 바 있다. CJ제일제당이 5조원대를 희망했으나 눈높이가 맞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바이오사업부문은 CJ제일제당 안에서 식품사업부문과 함께 양대 축을 이루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4조 2095억원, 영업이익은 3376억원에 달했다. MBK가 노리고 있는 그린바이오사업부는 바이오 전체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주로 사료용 아미노산과 식품 조미 소재 등을 생산한다.  

MBK가 인수 의지를 재차 드러낸 만큼 협상은 속도가 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업계는 홈플러스 사태가 정상화되기도 전에 조 단위 ‘빅딜‘을 강행하기로 한 MBK의 움직임을 우려하고 있다. 2조원대에 달하는 홈플러스 채무 변제의 불확실성과 채권자의 담보처분권 행사로 인한 점포 매각, 고용 불안정성 등 MBK식 경영 실패를 두고 비관적 여론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상황에서 또 다른 M&A 프로젝트를 추진한다는 건 결국 MBK의 도의적 논란만 부추기는 결과를 낳을 거라는 얘기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피해를 본 투자자와 협력업체, 노동자들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정상화시키는데도 엄청난 자금이 소요되는 상황인데, 다른 한편에서 M&A를 시도하는 건 명백한 모럴헤저드”라며 “장기적으로 신뢰도를 잃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MBK가 운용하는 펀드 자체가 다르기에 홈플러스와 CJ제일제당의 사례를 동일 선상으로 엮을 순 없다. 하지만 일련의 과정을 지켜본 그린바이오사업부 내부 임직원들이 일반적인 경우보다 더 크게 동요할 수 있다. 이미 지난 10년간 홈플러스가 노사 분쟁을 겪어온 데서 알 수 있듯 MBK는 인수합병 후 내부 조직 통합에 적절한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사모펀드 산하 기업일수록 직원들의 마인드 함양에도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강도 높은 구조조정 등에 대한 불안한 심리가 내재해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MBK가 경영에 실패한 포트폴리오(홈플러스)를 냉정하게 쳐내는 이번 사태를 지켜본 만큼 바이오 사업부 직원들의 반발이 향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박재형 기자 jhpark@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