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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승계전략 점검] 김정균 대표 지배력 확대…보령홀딩스 승계 시나리오는ㅣ보령②

Numbers_ 2025. 3. 11.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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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승계전략 점검] 김정균 대표 지배력 확대…보령홀딩스 승계 시나리오는ㅣ보령②

보령이 올해부터 김정균 대표의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되면서 사실상 경영 승계가 마무리됐다. 그러나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숙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오너 3세인 김 대표가 지분 확보에 속도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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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균 보령 대표. / 사진 제공=보령


보령이 올해부터 김정균 대표의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되면서 사실상 경영 승계가 마무리됐다. 그러나 지배구조 개편이라는 숙제가 여전히 남아 있다.

오너 3세인 김 대표가 지분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실질적인 그룹 총수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김 회장의 보령홀딩스 지분 승계 작업이 필수적이다. 지배구조 개편 방식이 향후 경영권 구조를 결정짓는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김정균 대표, 지분 확대로 지배력 강화

보령그룹은 지주사인 보령홀딩스, 그 아래 사업회사 보령이 자리 잡고 있는 구조다. 보령홀딩스가 그룹의 지배구조 정점에 위치하며 이를 통해 보령을 비롯한 계열사를 총괄 관리하고 있다.


보령홀딩스는 김은선 회장이 44.93%, 장남 김정균 보령 대표가 22.6%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너일가의 특수관계자까지 포함하면 지분이 총 95.95%에 달한다. 상장도 하지 않아 사실상 가족 중심의 폐쇄적 지배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셈이다.

그룹의 핵심 계열사인 보령의 최대 주주는 지주회사인 보령홀딩스로 29.36%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어 김은선 회장이 8.23%, 김정균 대표가 0.94%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김정균 대표는 최근 보령의 지분을 확대하며 지배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2022년 대표이사 승진을 통해 경영권을 승계한 데 이어 지분 확보까지 진행하며 승계 구도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는 셈이다.

보령이 지난해 말 보령파트너스를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750억원을 조달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발행된 신주는 1809만7207주이며 신주 발행가는 주당 9670원이었다. 이를 통해 보령파트너스는 보령의 20.85% 지분을 확보했다. 보령파트너스는 2015년 설립된 경영 컨설팅업체로 김 대표가 지분 88%를 보유한 사실상 개인회사다.

이에 따른 김 대표의 보령 지분율은 29% 내외로 추산된다. 보령파트너스를 통한 지분 20.85%와 개인 지분 0.94%, 여기에 보령홀딩스를 통한 7% 내외의 지분을 더한 수치다.

지주사 보령홀딩스 승계 방식은

김정균 대표가 지분을 확대하고 있지만 여전히 보령그룹의 실질적 총수는 김은선 회장이다. 따라서 김 회장이 보유한 보령홀딩스 지분 44.93%가 어떻게 승계될지가 향후 지배구조 개편의 핵심 변수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보령그룹의 지분 승계 작업과 관련해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다. 이 중 가장 유력한 방법으로는 보령홀딩스와 보령파트너스를 합병하는 방식이 거론된다.

이 방식은 증여세 부담을 피하면서도 김 대표의 지배력을 높일 수 있는 전략적 대안으로 평가된다. 보령파트너스는 사실상 김 대표의 개인 회사로 지난해 말 보령의 지분을 확보하면서 그룹 내 영향력을 확대해왔다.

만약 보령파트너스가 보령홀딩스와 합병된다면 김 대표는 보령홀딩스의 지분을 자연스럽게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다만 합병 과정에서 공정거래위원회 및 관련 기관의 승인이 필요하며 합병 비율과 기존 주주들의 반응 등도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합병이 김 대표의 지배력 강화를 위한 편법이라는 논란이 제기될 가능성도 있다.

가장 직접적이고 명확한 방법은 김정균 대표가 김은선 회장의 지분을 증여받는 것이다. 이 방식은 경영권 승계를 가장 신속하게 마무리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가장 큰 걸림돌은 막대한 증여세 부담이다. 보령홀딩스가 비상장사이기 때문에 정확한 평가액 산정이 필요하지만 현재의 기업 가치와 지분율을 고려할 때 증여세만 수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증여세를 낮추기 위해 장기적으로 지분을 분할 증여하는 방법도 고려될 수 있지만 이 경우 승계 작업이 오랜 기간에 걸쳐 진행될 수밖에 없다.

유상증자를 통해 김 대표가 보령홀딩스 지분을 추가로 확보하는 방식도 있다. 보령홀딩스가 신주를 발행하고 김 대표가 이를 인수하면 자연스럽게 지분율이 상승하며 경영권이 강화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자금 조달이 핵심 변수다. 개인 자금 조달이나 배당 활용이 고려될 수 있지만 배당 확대 시 보령과 보령홀딩스의 재무 부담이 우려된다. 또한 대규모 유상증자는 기존 주주들의 지분 희석 우려를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김은선 회장의 보령홀딩스 지분이 많은 만큼, 3세 승계 구조가 완전히 안정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승계 방식에 따라 세금 부담, 공정거래 규제, 시장 반응 등 다양한 변수가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김은선 회장의 자녀가 한 명뿐이고 그룹 내 사촌들도 경영에 대한 관심이 크지 않기 때문에 분쟁 없이 김 대표가 자연스럽게 지배구조의 정점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천상우 기자 1000tkddn@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