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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승계전략 점검] 전문경영인 체제로 성장...16년 만에 오너 단독 경영 전환ㅣ보령①
보령이 김정균 대표가 단독으로 경영을 맡으며 16년 만에 다시 오너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했다. 기존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내수 시장 중심의 성장 전략을 펼쳐온 것에서 벗어나 글로벌 진출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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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이 오너 단독 체제로 전환한 건 2009년 이후 16년 만이다. 보령은 2013년부터 김은선 회장과 최태홍 전 대표이사가 각자대표를 맡으면서 전문경영인 체제와 오너경영이 공존해 왔다. 이후 2018년 김 회장이 대표에서 물러나면서 전문경영인 중심 체제로 변화를 겪었다. 2022년 김정균 대표가 경영에 본격 합류하면서 3세 경영이 시작됐고 올해 오너 단독 대표 체제로 전환한 것이다.
김정균 대표는 김승호 창업자의 손자이자 김은선 보령홀딩스 회장의 아들이다. 미국 미시간대학교에서 산업공학을 전공한 후 중앙대학교 의약식품대학원 사회행정약학 석사 과정을 마쳤다. 2011년 1월 삼정KPMG를 거쳐 2014년 보령에 입사했다. 2022년부터는 경영 일선에 올라 대표직을 수행하고 있다.
전문경영인 체제 성과…카나브·항암제로 '1조클럽' 가입
보령은 지금까지 전문경영인 체제로 경영을 이어가며 효과를 톡톡히 본 캐이스다.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고혈압 치료제 ‘카나브’의 성장과 항암제 포트폴리오 강화에 의한 실적 상승이다.
2011년 출시된 ‘카나브’는 국산 15호 신약으로 개발된 고혈압 신약이다. 출시 첫해에 매출 100억원을 돌파하며 성공적인 시장 진입을 이뤘다. 이후 최태홍 전 대표 재직 시절 카나브 기반 복합제 듀카브, 투베로, 듀카로, 아카브, 듀카브 플러스 등을 출시하며 ‘카나브 패밀리’ 라인을 구축했다.
카나브 패밀리는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150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보령은 2026년까지 연 매출 2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또한 보령은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항암제 사업도 집중 육성했다. 회사는 약 20년 전인 2007년 ‘항암제 전담팀’을 운영하기 시작해 2019년 ‘Onco본부’를, 2020년부터는 ‘Onco부문’으로 점차 조직을 확대했다. 현재 부문급으로 항암제 조직을 운영하는 국내 제약사는 보령이 유일하다.
국내 항암 분야는 대부분 다국적 제약사의 제품들로 채워져 있는데 보령은 이러한 다국적 제약사의 제품을 들여와 국내 종합병원 등에 판매하고 있다. 젤로다· 제넥솔·온베브지·삼페넷 등의 항암제와 뉴라스타·그라신 등의 항암보조치료제를 갖고 있다.
보령이 항암제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낼 수 있었던 또 다른 요인은 바로 LBA(Legacy Brands Acquisition) 추진이다. LBA란 특허 만료 후에도 높은 시장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는 오리지널 의약품을 인수하는 전략이다. 보령은 글로벌 다빈도 항암제를 자산화, 내재화함으로써 해당 항암제의 안정적 공급은 물론, 매출과 수익성을 동시에 확보했다. 보령은 글로벌 제약사로부터 항암제 젬자(성분명 젬시타빈), 알림타(성분명 페메트렉시드)를 인수해 자사 품목으로 전환한 바 있다.
주요 포트폴리오의 성장을 통해 보령은 2018년 이후 지속적인 실적 상승세를 기록하며 지난해는 창사 이래 처음으로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 약 6년 만에 2배 이상의 성장을 이룩한 셈이다. 외형 성장과 함께 수익성 역시 뚜렷하게 좋아졌다. 지난해도 영업이익 705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김정균 대표가 그리는 미래...글로벌·우주 헬스케어
보령은 지금까지 전문경영인 체제에서 내수 시장 공략에 집중해 왔다. 그러나 김정균 대표가 단독으로 경영을 맡은 현재, 전통적인 제약사를 넘어 글로벌 토털 헬스케어 기업으로의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특히 업계에선 오너가 단독 대표를 맡은 만큼, 글로벌 시장 공략과 함께 이전부터 밀고 있던 신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정균 대표의 글로벌 진출을 위한 교두보는 항암제 CDMO 사업이다. 지난해 11월 보령은 보령파트너스를 대상으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1750억원의 자금을 조달하는 계획을 발표하면서 자금 사용 방안에 CDMO 사업 투자를 포함한다고 밝힌 바 있다.
사업 진출 선언 한 달 후인 이듬해 대만 제약사 로터스와 세포독성 항암제의 CDMO 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로터스의 항암 주사제 생산을 맡게 됐다. 해당 의약품은 2026년부터 해외 시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보령은 CDMO 사업을 통해 보령은 글로벌 항암제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확고히 다질 계획이다. 특히, 기존 항암제 포트폴리오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해 R&D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제약사들과의 협업 기회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 김 대표는 차기 성장 동력으로 우주 사업을 강조하고 있다. 2022년 대표에 오른 그는 보령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인류에게 꼭 필요한 회사가 되기 위해 내부적으로 고민을 거쳐 우주라는 공간을 구상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보령은 지난해 초 우주헬스케어 산업 진출을 위해 미국 우주기업 액시엄과 조인트벤처(JV)를 합작 설립했다. 또한 미국 휴스턴에 본사를 둔 인튜이티브머신스에 1000만달러(약 147억원)의 전략적 투자를 결정했다. 인튜이티브머신스는 지난해 2월 미국 민간 기업 최초로 달 표면에 무인 달 탐사선 착륙에 성공했다. 현재 보령이 우주 헬스케어 사업을 위해 투자한 자금은 900억원이 넘는다.
보령 관계자는 “책임경영이 필요한 시기임을 고려한 결정”이라며 “필수 의약품 안정 공급 능력을 확보하고 이익 창출 역량과 글로벌 신성장 동력을 가속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천상우 기자 1000tkdd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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