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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15% '역대 최고'…기준 포트폴리오로 더 끌어올린다 [현장+]

Numbers_ 2025. 3. 1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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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익률 15% '역대 최고'…기준 포트폴리오로 더 끌어올린다 [현장+]

국민연금공단이 올해부터 기준 포트폴리오를 도입한 기금운용으로 수익률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 신속하고 유연한 투자를 가로막던 자산 분배 울타리를 허물어 지난해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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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원주 국민연금공단 기금이사가 11일 서울북부지역본부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남지연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올해부터 기준 포트폴리오를 도입한 기금운용으로 수익률 개선에 박차를 가한다. 신속하고 유연한 투자를 가로막던 자산 분배 울타리를 허물어 지난해 역대 최고 성적을 기록한 수익률을 한층 끌어올리겠다는 각오다.

아울러 적립금이 1200조를 넘어설 정도로 덩치가 커진 만큼 운용 방식의 획기적인 변화도 고려하겠다는 계획이다.

11일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이사(CIO)는 이날 국민연금 서울북부지역본부에서 열린 기자설명회에서 “올해부터 대체투자부터 적용하는 기준 포트폴리오 체계를 빠르게 안착시키겠다”며 “이후 주식과 채권으로 확대 방향을 차질 없이 이행할 수 있도록 준비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는 기금 규모가 커짐에 따라 의사결정 체계, 운용 조직, 투자 등의 부문에서 전반적인 개선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는 기금 설립 이래 최고인 15%의 수익률을 달성했다. 지난해 거둬들인 수익금은 160조원으로, 연말 기준 기금 적립금은 1213조원으로 늘어났다. 글로벌 투자 다변화, 대체 투자 확대, 운용 인프라 개선 등이 주요 성과 요인으로 꼽혔다.

서원주 CIO는 “지난해 어려운 투자 환경 속에서도 해외 및 대체 투자 비중을 꾸준히 확대하고 투자를 다변화하며 위험을 분산하는 정책을 일관되게 유지했다”며 “운용직 증원, 차세대 해외 투자 시스템 구축 등 기금 운용 인프라를 꾸준히 개선해 설립 이래 최고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금 규모가 커짐에 따라 의사결정 체계, 운용 조직, 투자 인프라 등 전반적인 개선을 검토할 계획”이라면서 “2년 연속 최고의 성과는 달성하였지만 국민연금은 국민의 노후를 책임진다는 사명감으로 단기간 성과에 안주하지 않겠다”고 덧붙였다.

기준 포트폴리오란 기금이 장기적으로 감내해야 할 위험 수준을 명시적으로 표현한 자산배분체계를 의미한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는 기준포트폴리오로 위험자산 65%, 안전자산 35%를 제시했다. 해당 범위 안에서 다양한 유형의 대체 자산을 유연하게 투자할 수 있다는 얘기다.

일례로 국민연금이 100억원 규모의 부동산 인수를 검토할 경우 이 부동산의 위험 특성이 ‘주식 40% + 채권 60%’로 분석되면 기준 포트폴리오에서 주식 40억원과 채권 60억원을 매도해 자금을 조달한다. 이를 통해 전체 포트폴리오의 위험 수준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구조다.

기준 포트폴리오의 목적은 역시 수익률 개선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투자 자율성을 더욱 높이겠다는 포석이다. 기준 포트폴리오가 적용되면 정해진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비중만 맞추면 기금위의 의결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기존에는 △국내 주식 △해외 주식 △국내 채권 △해외 채권 △대체투자 등 5가지 자산군에 대해 목표 투자 비중을 설정, 이를 바꾸려면 매번 의결을 거쳐야 했다.

이를 통해 주식과 대체투자 자산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말 현재 기금 포트폴리오는 △국내 채권 344조원(28.4%) △해외 주식 431조원(35.6%) △대체투자 207조원(17.1%) △국내 주식 139조원(11.5%) 등으로 이뤄졌다.

2014년만 해도 투자자산 중 채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60%로 가장 컸으나, 주식과 대체투자 자산군에 대한 투자를 키워 2019년부터 채권 비중을 50% 아래로 줄였다. 2029년에는 30%까지 채권 비중을 줄이고, 주식 투자를 55%가량으로 키울 계획이다.

손협 기금운용본부 운용전략실장은 “(기준포트폴리오는) 위험자산의 대표 주자인 주식과 안전자산의 대표 주자인 채권으로 구성된 두 개의 자산군의 조합을 가지고 만든 단순하고 운용이 용이한 포트폴리오”라며 “운용 측면에서는 투자 다변화, 액티브(직접 운용) 활성화 등의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은 해외 투자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유지하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국민연금은 런던사무소, 싱가포르사무소 등에 이은 미국 샌프란시스코사무소를 신규 개소했다. 국민연금은 인공지능(AI), 정보기술(IT), 바이오 분야 등 관련 투자 기회를 잘 포착하기 위해 샌프란시스코에 제4의 사무소를 개설했다.

서원주 CIO는 "현지 투자 관련 정보와 네트워크가 집중되는 지역에 해외 사무소를 지속적으로 늘리고 있다”며 “지난해엔 샌프란시스코에 네 번째 해외 사무소를 설치하는 등 양적인 확대와 더불어 투자 지원 업무 중심에서 투자 기회 발굴, 직접 투자를 수행하는 등 기능도 강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