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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 퇴직자까지 참고인으로…고강도 세무조사에 한양증권 인수 '안갯속'

Numbers_ 2025. 5. 2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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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CGI 퇴직자까지 참고인으로…고강도 세무조사에 한양증권 인수 '안갯속'

KCGI를 상대로 특별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는 국세청이 최근 퇴직한 직원들에 대해서까지 참고인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성부 대표이사가 회사로부터 받은 상여금을 두고 세금 탈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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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성부 KCGI 대표이사 /사진=KCGI


KCGI를 상대로 특별 세무조사를 벌이고 있는 국세청이 최근 퇴직한 직원들에 대해서까지 참고인 조사를 진행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성부 대표이사가 회사로부터 받은 상여금을 두고 세금 탈루 혐의를 살피는 분위기다.  이처럼 강도 높은 세무조사가 이뤄지면서 한양증권을 인수하려던 KCGI의 행보도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2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최근 서울지방국세청 조사 4국은 KCGI에서 퇴직한 직원들을 상대로 참고인 조사를 실시했다. 서울청 조사 4국은 횡령, 탈세 등 중대한 혐의가 포착된 기업을 대상으로 특별 세무조사에 나서는 곳으로 이른바 '기업의 저승사자'로 불린다.

국세청은 올해 3월부터 KCGI의 세금 탈루 혐의와 관련해 특별 세무조사를 벌여 왔다. 시장에서는 강 대표에 대한 탈세 혐의 조사도 함께 진행 중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에 국세청이 KCGI 퇴직 직원들을 부른 이유도 강 대표가 수령한 상여금 관련한 참고인 조사 차원으로 풀이된다.  해당 퇴직자들은 조사 과정에서 KCGI가 순이익을 냈던 기간에 회사로부터 상여금을 받지 못한 배경을 두고 질문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같은 기간 강 대표는 계약대로 상여금을 받아 간 것으로 알고 있는데, 직원들은 이를 수령하지 못했냐는 것이다. KCGI는 연봉과 별개로 일정 수준 이상 순이익이 발생하면 그중 일부를 상여금으로 지급하겠다는 계약서를 이들과 따로 작성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국세청의 세무조사는 한양증권 인수를 추진하고 있는 KCGI의 상황과 맞물려 더욱 관심을 받는다. KCGI는 지난해 8월 한양증권의 최대주주인 한양학원 등이 보유한 한양증권 지분 29.6%의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상태다. 당초 인수가격은 2449억원이었는데 한 달 후인 9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서 인수가격을 2204억원으로 낮췄다.

만에 하나 세금 탈루 혐의가 확인되면 KCGI의 한양증권 인수는 물거품이 될 공산이 크다. 증권사의 대주주에 오르기 위해서는 금융당국으로부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KCGI는 올해 1월 금융위원회에 한양증권 대주주 변경 승인을 신청했다. 하지만 국세청이 KCGI를 대상으로 특별 세무조사에 나서자 금융위는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중단했다. 국세청의 특별 세무조사가 대주주 적격성 심사 중단 사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금융위는 중단된 심사에 대해 6개월마다 재개 요건 충족 여부를 검토한다. 만약 해당 시점까지 국세청의 제재 절차가 이뤄지지 않거나 무혐의 처분이 내려지면 심사는 재개된다. KCGI가 한양학원과 맺은 SPA 기한은 올해 6월 말까지다. 국세청이 여전히 조사를 진행 중인 만큼 금융위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가 언제 재개될지 미지수다. 사실상 SPA 기한이 한 달가량 남은 상황이어서 협상기한을 연장하지 않으면 KCGI의 한양증권 인수는 없던 일이 될 수 있다.

KCGI는 기업 지배구조 개선과 주주환원 확대를 주장하는 행동주의펀드로 이름을 알렸다. 그 과정에서 여러 의혹을 받아 왔다. 2021년 쌍용차 인수를 미끼로 주가 조작에 나섰던 에디슨모터스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기도 했으며 DB하이텍 투자 과정에서 소액주주를 배제하고 DB그룹에 지분을 매각하면서 지적을 받기도 했다.

KCGI 관계자는 "국세청에서 조사하는 내용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유한새 기자 sae@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