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HD현대마린솔루션, 초격차 핵심 '리트로핏' 상장 수혜 기대

Numbers_ 2024. 4. 2.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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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마린솔루션, 초격차 핵심 '리트로핏' 상장 수혜 기대

HD현대마린솔루션(이하 마린솔루션)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인수합병( M&A) 매물을 살핀다. 이번 기업공개(IPO)에서 최대주주인 HD현대가 구주 매출을 포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대한 많은 총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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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D현대마린솔루션(이하 마린솔루션)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인수합병( M&A) 매물을 살핀다. 이번 기업공개(IPO)에서 최대주주인 HD현대가 구주 매출을 포기한 것도 이 때문이다. 최대한 많은 총알을 모아 본격적으로 딜이 추진됐을 때 실탄을 투입하기 위한 포석이다. 

특히 LNG 운반선 수리가 가능한 해외 현지 수리조선소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더 많은 수리조선소 거점을 확보하면 제때 수요 대응이 가능하고 협상력도 좋아져 원가 절감을 기대할 수 있다. 

 

리트로핏 신규 먹거리 친환경에


HD현대그룹의 초격차 전략 키는 '친환경'이다. 정기선 HD현대 부회장도 창사 50주년 행사에서 "전 세계적인 탄소 중립 달성 요구는 이제 기업의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라고 역설했다. 

올 5월 마린솔루션이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하면 가장 큰 수혜가 기대되는 사업부도 리트로핏(Retrofit·선박 개조)이다. 리트로핏 사업부는 온실가스 배출량 저감 장치를 선박에 부착해주거나, 대체연료 사용 가능 선박으로 개조해 주는 일을 담당한다. 

사실 선박 개조는 선박 사후관리 서비스에 밀려 크게 주목을 받지 못했다. 작년 마린솔루션 매출 가운데 선박 개조가 차지하는 비중은 12%에 불과했다. 그런데도 마린솔루션은 이번 공모를 통해 조달한 자금 대부분을 선박 개조에 투입할 방침이다. 

HD현대 관계자는 "친환경 규제로 앞으로 선박 개조 수요가 몰려들 것"이라며 "이를 위해 투자를 통한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사업이 크게 빛을 보지 못했던 것은 효율성이 다소 떨어지는 품목 중심으로 일감을 따왔기 때문이다. 

2018년 친환경 선박개조 사업에 진출한 직후 EGCS(배기가스 정화장치), BWTS(선박평형수 처리장치) 중심으로 수주해왔다. 가이드라인 도입에 앞서 개조 공사가 몰리면서 2020년 EGCS가 초호황을 누리기도 했다. 

다만 EGCS와 BWTS의 경우 공사 기간이 길면 6개월로 짧고 공사도 까다롭지 않아 수익성이 떨어진다. 또 이미 2020~2021년 많은 선박이 장치를 달면서 현재 수요가 많이 줄었다.

반면 'ESD(에너지 저감장치), DF(이중연료), FSRU(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설비), Re-liquefaction(재액화) 등 친환경 선박은 공사 난이도가 최상급이다. 공사 기간이 통상 2년 정도 소요된다. EGCS의 계약금이 척당 100억원 미만이라면 FRRU나 DF 개조는 척당 300억원 이상 계약금을 지급하는 선주사도 있다. 

신규 수요도 훨씬 많다. 2023년부터 2028년까지 리트로핏 시장에서 가장 큰 성장률이 기대되는 선종도 에너지 저장장치와 이중 연료 선박, AMP(대체 해상 전력 공급 장치) 등으로 두자릿수 성장이 기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리조선소 투자 …네트워크 확보·원가 경쟁력 기대


매출대금 등을 제외하고 순수하게 회사가 쓸수 있는 공모자금은 3226억원이다. 이 가운데 약 2000억원을 M&A 실탄으로 쓸 계획이다. 리트로핏 사업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것은 설계 회사 인수, 수리조선소 네트워크 구축 등이다. 설계 회사 인수에 총 424억원을, 수리조선소 투자에 총 594억원을 각각 투입할 예정이다. 

경쟁 입찰에서 핵심 평가 요소는 프로젝트 총 투자 금액이다. 원가 경쟁력을 갖춘 회사가 수주에 유리한 구조다. 리트로핏 사업 비용 구조를 보면 설치비와 메인 장비, 부속품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70%로 이 항목에서 프로젝트 금액이 좌우된다. 

특히 수리조선소 용역비가 상당한 부담인 것으로 알려졌다. '설계·구매·설치·시운전' 등 친환경 개조공사 업무 전체를 일괄 위탁하는 계약 형태를 말하는 턴키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설치 및 시운전 업무를 맡아줄 수리조선소가 필요하다.

마린솔루션은 공모 자금을 활용해 지분 투자 등 다각도로 해외 수리조선소와 협력할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더 많은 수리조선소와 협력할 경우 안정적으로 공사를 마치고 협상력도 올릴 수 있어 원가 절감에 유리하다. 

현재 30여곳의 수리조선소와 협력하고 있으며 대다수는 중국에 소재하고 있다. 마린솔루션은 중국을 비롯해 중동, 동남아, 미주 등에 소재한 수리조선소에 투자할 계획이다. 필요시 JV(조인트벤처)도 고려하고 있다. 우선 투자 대상은 LNG 운반선 수리가 가능한 라이선스를 확보한 수리조선소다. 

HD현대 관계자는 "수리조선소 투자 계획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형태의 협력이 이뤄질지 확정된 게 없어 효과를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며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겠다는 취지다"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