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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카드가 조좌진 대표 3기 체제를 개막했다. 롯데카드 매각이 한 차례 실패했던 만큼 재연임에 성공한 조 대표의 어깨는 더욱 무거워졌다. 그는 취임 후부터 롯데카드 체질 개선에 나서며 수익성 확대에 성공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다만 각종 '페이 경쟁' 등에 따른 카드업황 매력도 감소 때문에 롯데카드의 새 주인 찾기 난이도는 더욱 어려워진 상황이다.
재연임 성공 비결은?
조좌진 롯데카드 대표의 정체성은 여신전문금융업 '마케팅'에 있다. 1967년생인 조 대표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에서 여신전문금융업 경력을 오랫동안 쌓았다. 특히 현대카드에서 마케팅본부장, 금융마케팅본부장, 현대캐피탈에서도 금융마케팅본부장을 거쳐 현대카드와 현대캐피탈을 오가며 전략본부장을 지냈다. 롯데카드로 오기 전 마지막 여전업 이력은 현대캐피탈아메리카 대표다.
카드업은 타 금융업권보다 소비생활 최전선에 있어 마케팅 민감도가 큰 업종인 만큼 조 대표의 이력은 롯데카드 대주주인 MBK파트너스 눈에 띄었다. 롯데카드는 롯데그룹 지주사 전환 및 금산분리 정책 이슈에 따라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에 2019년 말 매각됐다. 조 대표는 이듬해 3월 대표이사로 공식 취임했다.
그동안 롯데카드가 롯데백화점·롯데마트 등 캡티브 마켓(계열사 그룹 내 시장)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영업을 해왔기 때문에 조 대표의 최우선 과제는 체질 개선을 통한 새로운 활로 모색이었다. 실제로 그는 취임 직후부터 삼성카드 등 외부 인사를 영입해 마케팅 인력을 보강하고 같은 해 업계 최초로 세트 카드 시스템인 '로카(LOCA) 시리즈'를 선보였다. 실적과 혜택이 '세트'로 연결된 2장의 카드를 발급 받으면 고객이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을 알아서 계산해주는 시스템이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로카 시리즈는 출시 6개월 만에 누적 발급 장수 50만을 돌파했다. 1년 뒤에는 100만장, 약 3년 반만인 지난달 누적 발급 장수 400만장을 넘어섰다. 롯데카드 전체 누적 발급 장수의 절반에 가까운 47.2%를 차지한다. 이외에도 로카 라이킷(LIKIT)·로카 365 등의 라인업이 인기를 끌면서 각각 26.6%, 10.4%의 누적 발급 장수 대비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카드 국내회원 카드이용금액은 사상 첫 100조원을 돌파한 100조782억원을 기록했다.
수익성도 개선됐다. 조 대표 취임 전인 2019년 연결기준 순이익은 714억원에 불과했지만 2020년 962억원, 2021년 2258억원, 2022년 2557억원(일회성 요인 제외) 등 꾸준히 성장했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세계적인 소비 침체기 와중 이룬 쾌거다.
지난해의 경우 367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자회사 로카모빌리티 매각으로 인한 일회성요인 제외시 1691억원이다. 2022년보다 33.9% 급감한 수준이다. 같은 기간 업계 1위사인 신한카드가 35.1%, 삼성카드 20.6% 등 순이익 감소율을 기록한 점을 고려하면 카드업황 자체가 불황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조 대표는 이같은 경영 성과를 인정받아 올 3월에도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연임에 성공했다. 조 대표의 이번 임기는 2026년
정기 주총까지다. 2020년 취임 이후 2022년 연임 성공에 이은 3기 체제가 개막한 것이다.
'3기 체제' 마지막 임무, 재매각 마케팅도 흥행할까
롯데카드가 MBK파트너스-우리은행 컨소시엄에 매각된 이후 처음으로 진행됐던 매각 시도는 실패로 돌아간 바 있다. 이에 따라 롯데카드의 새 주인 찾기는 조 대표의 마지막 임무나 다름없다. 2022년 매각 시도때 불발됐던 주요 원인은 '몸값 고평가 논란'이다. 당시 3조원대 가격을 원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조 대표 취임 이후 롯데카드 수익성과 체질 개선 모두 이뤘다는 평가에 이견은 없지만, '3조원'이라는 숫자에 물음표가 따라붙은 이유는 시장 내 롯데카드 지위와 카드업황에 대한 불확실성 때문이다.
지난해 카드업계 연간 승인금액은 1162조원으로 전년대비 5.9% 성장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연간 기준으로 카드업계 연간 승인금액이 소폭 성장한 것은 코로나19 종식 이후 리오프닝 및 해외 쇼핑 수요 영향 때문"이라며 "카드 업황은 기존과 유사한 환경으로 당분간 (기저효과로) 신용판매 부문은 한자릿수 성장이 추정된다"고 봤다.
이러한 가운데 롯데카드 회원수는 지난해 말 기준 935만명으로 전업카드사 8곳 가운데 5위권이다. 롯데그룹과의 계열분리 전·후 순위권 변동은 없었다. 시장점유율도 총 이용실적 기준 9.6%로 여전히 10% 문턱을 넘지 못한 채 5위권에 머물러 있다.
고금리 기조 역시 롯데카드의 부담이다. 카드사는 여신전문금융업 특성상 수신 기능이 없어 채권 등을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다. 이자비용은 수익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이자가 낮을수록 유리하다. 노효석 한국기업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롯데카드의 지난해 이자비용은 전년 대비 72.4%, 대손 비용은 42.1% 증가했다"며 "기준금리 및 여전채 수급에 따른 조달금리 변동성이 내재돼 있는 가운데 이자비용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봤다.
이에 따라 조 대표는 롯데카드 재매각을 위한 선결 과제로 수익성 방어에 나서는 한편 시장 지위 제고에 나서야 하는 과제를 떠안게 됐다. 이를 위해 올해 경영목표로 디지털회사로의 전환을 삼고 '디지로카(Digi-LOCA)' 비즈니스 모델을 회사 전면에 내세웠다. 경영전략으로는 △디지로카 비즈니스모델 활용을 통한 로카 Phase2 실질적 추진 △로카만의 디지털화 정립 및 성과 창출 △금융 비즈니스 체력 강화 △베트남 비즈니스 본격적 성장기반 조성 △로카만의 일하는 방식과 문화의 재창출 등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뿐만 아니라 재매각을 위한 군살빼기에도 나섰다. 3조원이라는 가격이 비싸다는 평가를 받은 만큼 자회사 분리 매각에 나서면서 몸집을 줄인다는 것이다. 지난해 자회사 로카모빌리티를 맥쿼리자산운용에 매각한 것도 그 일환이다. 카드업 자체가 금융당국으로부터 라이선스를 획득해야 하는 만큼 비은행 부문을 강화하고자 하는 금융지주사들 입장에서 매력적인 매물이 되기 위해 드라이브를 걸 것으로 보인다.
롯데카드 관계자는 "대주주가 매각 주체이기 때문에 관련해서 진행 사항 등은 드릴 말씀이 없다"고 밝혔다.
임초롱 기자 twinkle@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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