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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리포트] JB금융·DGB금융, 사업다각화 후 관리역량 차이

Numbers_ 2024. 7. 23.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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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리포트] JB금융·DGB금융, 사업다각화 후 관리역량 차이

JB금융 DGB금융 계열사 ‘성과 변동성’ 큰 차이섣불리 다각화 추진하다간 리스크만 키울 수도실적안정화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 지속 추진해야금융사 경영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려면 걸림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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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B금융 DGB금융 계열사 ‘성과 변동성’ 큰 차이
섣불리 다각화 추진하다간 리스크만 키울 수도
실적안정화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 지속 추진해야

 

금융사 경영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려면 걸림돌인 리스크 요인을 줄여야 한다. 리스크는 평균적인 예측범위를 벗어나는 변동성(Volatility)이다. 손익 변동성을 줄이는 안정적 현금흐름(Cash Flow) 창출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기업가치를 높이는 전략이다.

 

은행의 경영성과는 중앙은행 정책금리, 정부 부동산정책 등 거시경제 요인이 큰 영향을 미친다. 은행의 성과 변동성을 개별 경영진 역량만으로 통제하기는 버겁다. 금융지주가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것은 손익 변동성을 구조적으로 완화하기 위한 리스크 분산 목적도 크다.

 

하지만 외견상 구비된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만으로 회사가치를 판단할 수는 없다. M&A로 구색을 갖춘 사업구조가 만들어내는 시너지가 그룹 성과 향상과 안정화에 얼마나 기여하는지 따져봐야 한다. 비슷한 상황에 있는 JB금융과 DGB금융은 경영실적이 엇갈리고 시장의 평가도 다르다. 두 금융사는 은행 전략도 다르지만 비은행계열사의 사업 포트폴리오 성과도 차이가 크다.

 

JB금융은 은행 손익이 흔들릴 때마다 JB우리캐피탈이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2012년 JB우리캐피탈이 JB금융 자회사로 편입된 이후 매년 그룹 순이익의 20~30% 이상을 시현해 왔다. 특히 인수 후 안정적 성장을 유지해온 JB캐피탈 순이익이 2021년부터 급신장해 JB금융 기업가치 증대에 크게 기여했다. 2019년 JB금융 지배주주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JB캐피탈 비중은 24% 수준이었다. 이후 매년 지속적으로 상승해 2024년 3월 33%까지 높아졌다.

 

2020년, 2023년, 2024년 1분기 등 JB금융의 은행부문 이익이 정체되거나 역성장하는 시기에 JB캐피탈이 그룹 실적하락을 방어하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똘똘한 계열사 하나가 그룹 실적 안정화에 큰 보탬이 됐다. 좋은 회사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인수해 목표하는 경영성과를 지속적으로 만들어내야 ‘성공한 M&A’로 평가된다. JB금융이 더 성장하려면 캐피탈처럼 제 몫을 할 수 있는 또 다른 식구를 늘려야 한다.

 

반면 DGB금융은 iM증권, iM생보, iM캐피탈 등 주력 비은행 계열사의 경영실적이 매년 불안정하여 그룹 실적 변동성을 오히려 증폭시켰다. 2022년 iM뱅크(옛 대구은행) 순이익이 38% 이상 증가했음에도 DGB금융 실적이 전년대비 하락했다. 증권 보험 등 비은행부문 순이익이 크게 감소했던 영향이 컸다. 2023년 IFRS17 회계제도 변경 등의 영향으로 iM라이프(옛 DGB생명) 순이익이 전년대비 429억원 증가했다. 하지만 증권 캐피탈 등 다른 비은행부문 실적이 부진해 은행 순이익 239억원 감소를 충분히 상쇄하지 못해 그룹 전체 순이익 성장도 부진을 면치못했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못지 않게 그룹의 비즈니스 관리역량이 중요함을 보여준다. DGB금융의 은행 비중은 2019년 88% 수준을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4년 1분기 순이익 기준 은행비중이 100%를 넘기는 등 매년 계열사 실적에 따라 사업 포트폴리오별 기여도 변동성도 크다. JB금융이 은행비중을 2019년 84%에서 2024년 3월 72%까지 매년 지속적으로 낮춰가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영업대상지역은 다르지만 비슷한 처지의 지방은행 계열로 경쟁해온 두 금융그룹의 성과 차이를 가져오게 한 요인은 많다. 여신운용정책, 마진관리전략, 고객관리역량 등 은행 고유의 경영전략 차이도 무시 못한다. 실제 JB금융 계열 은행의 NIM이나 대출마진은 다른 지방은행보다 높다. 하지만 그만큼 신용위험 부담 등 반대급부를 동시에 고려해야 한다. 지금까지 JB금융은 은행 손익 변동성을 캐피탈의 성과로 나름 잘 관리해 왔다. 그럼에도 경영 안정성을 더 높이려면 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개선을 위한 보다 적극적인 전략추진이 필요해 보인다.

 

그동안 고금리정책을 견지하던 한국은행이 정책금리 인하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 경기전망이 밝지 않다는 조짐으로 이해된다. 은행의 순이자마진(NIM)과 연체율 NPL 등 건전성이 악화될 가능성이 커진다는 의미다. 이미 대다수 은행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

 

2024년 3월말 JB금융 NPL비율도 1.0%로 2022년 3월 대비 상승했고 대손적립율(NPL Coverage Ratio)은 124.9%로 같은 기간 37%포인트 하락했다. 은행(전북+광주)의 실질연체율 역시 1.24%로 2년전 0.47%에 비해 0.77%포인트 높아졌다. 향후 추가 충당금 적립이 더 필요할지도 모른다. 은행의 손익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높은 시점이다. 이번에도 캐피탈 등 JB금융의 비은행부문이 효과적인 완충효과를 발휘하는지 살펴봐야 할 것 같다.

 

DGB금융 역시 NPL비율이 2년전 대비 0.74%포인트 상승해 2024년 3월말 현재 1.3% 수준이다. NPL 커버리지비율은 106%로 34%포인트 하락하고 iM뱅크의 실질연체율도 같은 기간 0.49%포인트 상승한 0.82%다. 이번에는 DGB금융의 증권 보험 캐피탈 등 주력 비은행계열사가 은행 손익 변동성 완화에 도움이 될 지 관심이 크다.

 

은행 경영은 금리 수출 내수 등 거시경제 사이클변동 영향을 피해갈 수 없다. 최근 시장금리 하락 반전으로 NIM 등 마진지표가 하락하고, 연체율 NPL비율 커버리지비율 등 건전성 지표 악화가 예상된다. 1분기 ELS 충당금 기저효과 등을 제외하면 올해 이후 은행 실적은 불안정성이 높아지고 추세적으로 나빠질 일만 남은 것 같다. 향후 주력 계열사인 은행의 손익 변동성을 줄여주는 비은행 계열사의 역할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JB금융과 DGB금융 역시 현재의 비즈니스 포트폴리오가 그룹의 성과 변동성 안정화에 얼마나 보탬이 되는지 살펴봐야 한다.

 

지금까지 두 금융그룹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극명하게 갈린다. 시장 투자자들의 생각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가 주가이다. 7월 18일 기준 DGB 금융 주가가 2019년 이후 5년간 45% 오르는 동안 JB금융은 167%로 거의 3.7배 더 상승했다. DGB금융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23배인데 비해 JB금융 PBR은 0.57배로 두 배 이상 높다. 금융지주의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한다. 하지만 인수 이후 그룹의 비즈니스의 관리역량은 이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허정수 전문위원 jshuh.jh@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