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버넌스 뉴웨이브] 이사회 의장 겸직 구광모, 의사결정 ‘효율성’ 제고｜LG②

▼기사원문 바로가기

[거버넌스 뉴웨이브] 이사회 의장 겸직 구광모, 의사결정 ‘효율성’ 제고｜LG②

서울 여의도 LG 본사 전경. /사진 제공=LG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대표이사이자 이사회 의장으로서 활동하고 있다. 이는 오너로서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이사회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것이다. 다만 이사회와 대표가 분리되지 않아 독립성이 떨어지며 전체 주주의 이익을 대변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LG의 이사회는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4명으로 구성된다. 구 회장은 대표이자 사내이사로 참여하고 있으며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LG 측은 2024년 지배구조 보고서를 통해 “대표로서 이사회를 효율적이고 책임 있게 운영하기 위해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LG그룹은 사내이사 혹은 전문경영인이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는 집단으로 꼽힌다. 지난해 기준 ㈜LG를 포함해 △LG전자 △LG하학 △LG유플러스 △LG에너지솔루션 △LG이노텍 △LG생활건강 등 주요 계열사 이사회 의장은 대표 또는 ㈜LG의 경영진이 맡았다.

대표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는 것의 의무는 아니다. 다만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하는 것이 선진화된 지배구조 체계로 평가받고 있으며 이사회의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의 경우 2018년부터 대표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했으며 SK그룹도 2019년 정관에 이를 명시했다. 

다만 LG그룹의 이 같은 구조는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표와 이사회 의장 분리의 필요성 인식을 하고 있지만 그보다 현재의 구조가 더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LG는 보고서를 통해 “시시각각으로 변동하는 역동적인 경영환경에 적시 대응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대표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되지 않는 일원적인 이사회 구조가 더 적합한 측면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충실한 이사회 운영의 측면에서도 회사의 현안과 기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대표이사가 이사회 의장직을 수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상법 제408조의2의 집행임원제도를 채택하고 있지 않으며 이사회 및 대표를 통해 의사결정과 감독 및 집행 권한을 종합적으로 수행하는 효율성을 추구하고 있다”며 “향후에도 집행임원제도를 도입할 계획은 현재 없다”고 설명했다.

구 회장은 LG그룹의 오너이자 오랜 기간 회사에서 몸 담아온 경영자다. 그룹에 대한 애착이 누구보다 크면서도 내부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전문가다. 이에 구 회장이 이사회 의장으로 활동하는 것이 전문성이나 업무집행 효율성은 물론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전략을 수립하는데도 용이하다는 판단이다.

㈜LG 이사회 구조. /자료 제공=LG

대신 ㈜LG는 이사회의 독립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인 보완점을 마련하고 있다. 이사회의 진행, 부의 안건 상정 및 논의 과정에서 이사회 의장인 대표 이외에도 사내이사 및 사외이사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이사회 내의 견제와 균형을 갖추도록 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이사회 7인 중 4인이 사외이사로 재직중이며 감사위원회 전원이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다. 이사회 산하 △사외이사후보추천위원회 △내부거래위원회 △ESG위원회는 사내이사 1인 외에 모두 사외이사로 구성돼 있어 실질적으로 사외이사 중심으로 운영중이다.

다만 현재의 구조는 대주주를 위한 편향적인 의사결정이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하다. 또 사외이사의 선임 과정 자체도 대주주로부터 독립적이지 못한 구조다. 이사회 최고의사결정자가 구 회장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독립성이 부족한 구조이며 지배주주와 경영진 중심의 의사결정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LG 측은 보고서를 통해 “사외이사의 선임에 있어 공정성과 독립성을 확보하기 위해 사외이사 독립성 가이드라인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며 “향후 선임 사외이사 제도 등 사외이사의 독립성을 제고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