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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 뉴웨이브] 변화 앞둔 이사회 2.0, ‘업무 감독’ 권한 강화 |SK㈜ ①

Numbers_ 2025. 1. 16.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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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버넌스 뉴웨이브] 변화 앞둔 이사회 2.0, ‘업무 감독’ 권한 강화 |SK㈜①

SK㈜는 국내 대기업 집단 중 선진화된 이사회 구조를 갖춘 곳으로 평가받는다. 일찍부터 사외이사 중 이사회 의장을 선임해 독립성을 강화했으며 구성원들의 의견 표출도 자유롭다. 최근 SK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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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서린사옥 전경 /사진 제공=SK


SK㈜는 국내 대기업 집단 중 선진화된 이사회 구조를 갖춘 곳으로 평가받는다. 일찍부터 사외이사 중 이사회 의장을 선임해 독립성을 강화했으며 구성원들의 의견 표출도 자유롭다. 최근 SK그룹은 이사회의 업무 감독 역할을 강화하는 ‘이사회 2.0’을 준비중인데 앞으로 사외이사의 독립성과 자율성이 보다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특징으로 SK㈜ 이사회의 구성원은 대부분 재무 및 인수합병(M&A) 전문가다. SK㈜는 투자형 지주회사로서 활발한 투자와 M&A를 진행하는 한편 그룹 차원의 리밸런싱도 진행중이다. 이같은 집단의 성격이 사내이사는 물론 사외이사의 필수 역량으로 자리를 잡는 모습이다. 여기에 올해 정기주주총회에서 김병호, 염재호 사외이사의 임기 만료와 신규 사내이사 선임이 예정돼 있어 전반적인 이사회 구성에도 큰 변화가 나타날 전망이다.

/자료 제공=SK


‘재무‧IB’ 중심 이사회 구성, 사외이사 2명 교체 예정


SK㈜는 지난해까지 사내이사 3명, 사외이사 5명 등 총 8명이 이사회를 구성했다. 이사회 내 사외이사 비율을 과반수 이상인 62.5%로 유지해 다양한 전문가들을 이사회에 참여시키고 경영진에 대한 견제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현재 사외이사로는 △김병호 △김선희 △박현주 △염재호 △윤치원 등 5명이 재직중이다. SK㈜의 이사회 역량 구성표를 보면 사내이사를 포함한 8인 중 7명이 재무‧회계와 M&A‧자본시장에 전문성을 보유한 인물이다.

SK㈜는 투자형 지주회사로서 지속적인 사업 포트폴리오 혁신과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 육성하고 있다. 종속회사의 사업 경쟁력 향상을 지원하며 미래 핵심 성장사업에 대한 투자를 단행한다. 이같은 문화 속에서 재무 및 자본시장에 이해도가 높은 인물들이 이사회에 대거 포진해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SK㈜의 이사회는 큰 폭의 변화가 예상된다. SK㈜의 사내이사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장용호 최고경영자(CEO), 이성형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3명이다. 연말 임원인사에서 이성형 CFO가 SK MS 전문위원으로 이동한 만큼 신규 사내이사가 새롭게 선임될 예정이다.

여기에 이사회 의장인 염재호 사외이사와 감사위원장인 김병호 사외이사의 임기가 오는 3월 만료된다. 2020년부터 시행된 사외이사 임기 6년 제한에 따라 두 사외이사의 연임이 불가능해지면서 주주총회를 통해 신규 사외이사를 선임할 것으로 전망된다.

염 사외이사는 태재대학교 총장으로 행정 및 사회적 가치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김 사외이사는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을 지냈으며 호치민시개발은행 회장을 맡고 있는 재무‧회계 전문가다. 두 인물의 약력을 미뤄볼 때 신규 사외이사에도 사회적 가치와 재무‧회계 분야의 전문성을 보유한 인물들이 선임될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 제공=SK

 

이사회 독립성 확보 이어 ‘업무 감독’ 기능 강화


SK㈜ 2019년부터 정관 변경을 통해 대표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해 운영하고 있다. 이사회의 독립성과 투명한 지배구조 체계를 구축하기 위한 이다. 그간 염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으로 SK㈜ 이사회를 이끌어왔으나 임기 만료로 인해 신규 의장 선임이 필요해졌다.

SK㈜는 재계에서도 선진화된 이사회 구조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사회 내 △감사위원회 △인사위원회 △거버넌스위원회 △ESG위원회를 설치해 운영하고 있으며 감사위원회 및 거버넌스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구성하고 있다. 사외이사는 각 위원회에서 적극적으로 독립적인 의견을 개진해 경영진을 지원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이행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대기업 이사회는 거수기라는 지적이 있을 정도로 안건의 찬성률이 높은 편이다. 최 회장이 2016년 경영일선이 복귀한 당시 SK㈜의 이사회도 이와 비슷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2020년부터는 이사회 결의 안건에서 사외이사가 반대표를 던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또 최 회장과 사내이사 간, 최 회장과 사외이사 간에도 다른 의견을 행사하는 경우를 찾아볼 수 있다. 그만큼 사외이사의 자유로운 발언과 독립성이 보장돼 있는 것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SK그룹은 지난해 말 ‘SK 디렉터스 서밋 2024’을 열고 이사회 2.0에 대해 논의했다. 앞서 SK그룹은 이사회 1.0을 통해 수펙스추구협의회 소속 상장사 모두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도록 이사회 중심의 경영 기반을 마련했다.

이사회 2.0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로 선언적인 의미가 강하지만, 향후 사전 전략 방향 수립과 사후 감독 기능 강화 등 업무 감독 중심으로 역할이 강화될 전망이다. 구체적으로 △중장기 전략 방향 설정 △경영진의 의사 결정에 대한 크로스 체크 △경영 활동에 대한 사후 감독 등의 역할이 거론된다.

서밋 당시 최 회장은 “2027년 전후 인공지능(AI) 시장 대확장이 도래했을 때 SK그룹이 사업 기회를 제대로 포착하기 위해서는 운영개선을 통해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라며 “이를 위해 이사회는 기존 안건 의사 결정 중심의 역할에서 사전 전략 방향 설정과 사후 성과 평가 등으로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수민 기자 k8silverxyz@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