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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그룹이 오너 3세들의 약진과 함께 차세대 총수 구도를 본격화했다. 2025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구본혁 예스코홀딩스 대표이사(CEO)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했고 구동휘 부사장이 LS MnM 신규 CEO로 선임됐다. 여기에 LS전선을 이끄는 구본규 사장까지 가세하며 본격적인 후계 경쟁의 막이 올랐다. 구본혁 부회장, 구동휘 부사장, 구본규 사장은 구태회·구평회·구두회 창업주 3인의 손자들이다. 이들의 경영권 경쟁은 LS그룹의 전략적 방향과 미래 비전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소로 평가받는다.
3세 경영진, 각자 다른 위치에서 '전략적 행보'
구본혁 부회장은 LS그룹 오너 일가 3세 중 처음으로 부회장 타이틀을 달며 차기 총수로서의 입지를 한층 강화했다. 그는 2014년 별세한 구자명 전 LS니꼬동제련 회장의 장남으로 LS전선 해외영업부문에서 경력을 시작해 사업전략팀, LS MnM 중국사업부장 등을 거쳤으며 2020년부터 예스코홀딩스를 이끌어왔다. 특히 일반 지주회사였던 예스코홀딩스를 투자형 지주회사로 성공적으로 전환하며 그룹의 새로운 수익 모델을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예스코홀딩스는 현재 구 부회장 주도아래 '2030년 자산운용 규모 1조원, 기업가치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중장기 성장 전략을 추진 중이다. 이는 LS그룹이 기존 제조업 중심에서 투자와 금융으로 영역을 확장하려는 전략적 움직임과 맞물려 있다. 다만 예스코홀딩스가 LS그룹에서 계열 분리 후 독립을 추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구동휘 부사장은 LS MnM CEO로 신규 선임되며 경영권 경쟁의 중심에 섰다. 구자열 LS이사회 의장의 장남인 구 부사장은 2023년 12월 COO로 선임된 지 1년 만에 CEO로 승진했다. COO로서 내부 운영 경험을 쌓은 그는 이제 장기적인 비전 수립과 실행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경영권 승계와 책임 경영 강화, 대외 신뢰도 제고 등 여러 측면에서 단순한 직급 변화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다.
COO는 주로 내부 운영 및 실행을 담당하는 직책이라면 CEO는 회사의 전략적 방향을 설정하고 대외적인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역할이다. 오너 일가가 CEO로 나선다는 건 직접적인 책임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LS MnM은 동제련과 비철금속 제조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으며 최근에는 2차 전지 소재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구 부사장은 CEO로서 향후 LS MnM의 기업공개(IPO), 인수합병(M&A), 사업 개편 등 회사 미래를 좌우할 중요한 결정들을 이끌 가능성이 크다.
구본규 사장 역시 그룹 주력 계열사인 LS전선을 이끌고 있다. 구태회 명예회장의 손자이자 구자엽 LS전선 회장의 장남인 그는 과거 LS엠트론 CEO를 맡아 2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경영 역량을 입증했다. 2020년 LS전선 단독 대표로 올라선 뒤 지난해 2030년까지 매출 10조 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하며 그룹의 미래 비전을 구체화했다.
LS전선은 해저 케이블과 데이터센터(IDC) 솔루션을 핵심 성장 사업으로 삼고 있다. 이는 글로벌 전력망 확충과 데이터 산업 성장에 따라 큰 성장이 기대되는 분야로 구 사장은 이를 통해 그룹의 지속 가능성과 기술 혁신을 이끄는 중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LS그룹의 차세대 리더들이 해결해야 할 주요 과제는 디지털 전환과 친환경 경영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술 혁신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에 대한 꾸준한 투자가 필수적이다. 특히 LS MnM의 2차 전지 소재 사업과 LS전선의 해저 케이블 사업은 그룹의 지속 가능성을 상징하며, 차세대 리더들의 성과를 가늠할 주요 척도로 작용할 전망이다.
승계는 결국 '지분싸움'…선두에 선 구동휘
오너 3세 간의 경쟁이 본격화됐지만 LS그룹 특유의 가문 중심 문화와 협력 구조는 여전히 중요한 요소다. LS그룹은 향후 경영권 경쟁을 조율하며 내부 화합과 외부 확장을 동시에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LS그룹은 창업주인 구태회·구평회·구두회 삼형제가 설립한 회사로 사촌 간에 회장직을 돌아가며 맡는 형제경영 체제를 이어오고 있다. 이 독특한 경영 구조는 한 사람이 10년간 회장직을 수행한 뒤 자연스럽게 사촌 형제에게 바통을 넘기는 방식으로 운영돼 왔다.
2003년부터 2012년까지는 구태회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홍 LS니꼬동제련 회장이 그룹을 이끌었으며 이후에는 구평회 명예회장의 아들 구자열 회장이 그 바통을 이어받았다. 현재는 구두회 명예회장의 아들 구자은 회장이 2022년부터 그룹을 이끌며 새로운 리더십을 발휘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구동휘 부사장이 '포스트 구자은'으로 가장 유력한 후보라는 평가를 내놓는다. 이는 그의 경영 성과뿐 아니라 지분율과 그룹 내 입지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2024년 12월 기준 구 부사장이 보유한 LS 주식 수는 96만2500주로 지분율은 2.99%다. 구본혁 부회장(1.27%), 구본규 사장(1.16%)은 물론 부친 구자열 회장(1.87%)보다도 많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구 부사장보다 지분이 많은 사람은 구자은 회장(3.63%)이 유일하다.
구 부사장의 높은 지분율은 단순히 소유권의 의미를 넘어 그룹 내 영향력을 강화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특히 LS MnM의 2차 전지 소재 사업과 IPO 계획이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그의 입지는 더욱 공고해질 전망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구본혁 부회장이 투자형 지주회사 전환으로 그룹의 전략적 방향성을 제시했다면 구동휘 부사장은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을 책임질 핵심 인물로 주목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지원 기자 fro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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