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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자닌 투자파일] 디알텍, 'CB 리픽싱' 변수 부담…대주주 지분 희석 어쩌나

Numbers_ 2025. 3. 10.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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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자닌 투자파일] 디알텍, 'CB 리픽싱' 변수 부담…대주주 지분 희석 어쩌나

디알텍이 과거 발행했던 전환사채(CB) 전환가액 조정(리픽싱) 후폭풍을 겪고 있다. 생산능력(CAPA) 확대를 목적으로 발행했지만, 거듭된 주가 하락으로 전환가액을 리픽싱 최저한도까지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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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디알텍

  
디알텍이 과거 발행했던 전환사채(CB) 전환가액 조정(리픽싱) 후폭풍을 겪고 있다. 생산능력(CAPA) 확대를 목적으로 발행했지만, 거듭된 주가 하락으로 전환가액을 리픽싱 최저한도까지 내렸다. 메자닌 투자자들은 기대 수익 달성에 부담이 커졌고, 최대주주는 잠재 주식 수 증가로 인해 지배력 약화 리스크가 가중되는 모습이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진단영상 솔루션 전문기업 디알텍은 앞서 200억원 규모 6회차 CB와 140억원 규모 7회차 CB 등 2개의 CB를 발행했다. 6회차 CB 전환가액은 3일 2504원, 7회차 CB 전환가액은 지난달 21일 2287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됐다. CB 발행 당시 설정한 최저한도까지 떨어진 것이다.

디알텍은 2023년과 2024년 해당 CB를 발행해 조달한 자금은 원부자재 구매 등 운전자금과 CAPA 증설 등에 활용했다. 6회차, 7회차 CB는 각각 ‘IBKC글로벌원아트만 신기술조합(IBKC글로벌원아트만)’과 ‘아트만-무림-글로벌 신기술조합(아트만-무림-글로벌)’이 인수했다. 모두 차익 실현을 목적으로 투자한 재무적투자자(FI)들이다.

해당 CB는 표면금리 0%에 만기금리 2%로 발행된 저금리 메자닌이다. 투자자들은 주식 전환을 통한 차익 실현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CB 전환가액이 떨어지면서 이들 투자자의 기대 수익 달성 가능성도 요원해진 상황이다.

디알텍의 주가는 6일 종가 기준 2025원으로 여전히 6회차 CB와 7회차 CB의 전환가액보다 낮다. 투자자 입장에서 전환을 통해 주식을 취득하는 것이 손해가 된다는 의미다. 주가가 반등할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면 원리금을 상환 받길 원할 수도 있다.

CB 리픽싱이 이뤄지면서 최대주주 측의 지배력 리스크도 피할 수 없게 됐다. 두 CB의 전환청구권 행사 시 발행될 주식 수는 총 1400만여주다. 발행주식 총수 대비 18%에 해당하는 규모다. 발행 당시에는 1000만주를 넘지 않았지만, 지속된 리픽싱으로 전환가능 주식 수가 늘어났다.

문제는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높지 않다는 점이다. 디알텍의 최대주주는 LG디스플레이 출신의 창업주 윤정기 전 대표다. 윤 전 대표의 지분율은 6.98%로 10%에 못미친다. 보유주식 수(516만3421주)가 6·7회차 CB 전환가능 주식 수의 절반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만약 CB 투자자들이 모두 전환권을 행사하면 윤 전 대표의 지분율은 5%대까지 떨어지게 된다. 이 경우 6회차 CB 투자자인 IBKC글로벌원아트만의 지분율이 8.6%로 최대주주가 되고, 7회차 CB 투자자인 아트만-무림-글로벌은 6.6% 지분을 보유한 2대주주로 올라선다. 이들은 경영권과 무관한 FI이지만 지배구조 변화에 따라 향후 기업 운영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이런 가운데 디알텍은 지난달 220억원 규모의 8회차 CB를 발행했다. 기발행 메자닌과 마찬가지로 표면금리 0%에 만기금리 1% 저금리로 찍었다. 전환가액은 2287원으로 전환에 따라 발행될 주식 수는 961만9588주다. 스타퀘스트자산운용과 오라이언자산운용, 퀸즈가드자산운용, 수성자산운용 등 다수의 FI가 나눠 인수했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CB 투자자가 전환청구권을 행사하면 투자금을 돌려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회사 입장에선 좋은 신호이지만, 최대주주로선 지분 희석에 대한 부담이 있다”며 “지배력 리스크가 있는 기업의 경우 발행조건을 짤 때 경영권 등에 대한 부분을 미리 협의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박수현 기자 clapnow@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