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완전 자본잠식' 인창개발, 가양동 CJ부지로 6년 적자 끊을까

Numbers 2025. 4. 22.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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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자본잠식' 인창개발, 가양동 CJ부지로 6년 적자 끊을까

인창개발이 지난해에도 21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순손실 규모는 800억원 가까이 줄었으나 6년 연속 적자로 결손금이 6100억원 가량 쌓이면서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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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가양동 CJ공장 부지 업무복합시설 조감도 /사진 제공=인창개발


인창개발이 지난해에도 21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순손실 규모는 800억원 가까이 줄었으나 6년 연속 적자로 결손금이 6100억원 가량 쌓이면서 완전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인창개발의 지난해 매출은 2억3100만원으로 2023년과 동일했다. 이는 전액 임대수입으로 올린 매출이다.

2014년 설립된 인창개발은 파주 운정신도시 개발사업 등으로 수익을 쌓은 김영철 대표가 이끌고 있다. 김 대표는 1959년생이며 전북 익산 출신으로 알려졌다. 인창개발 외에도 내담에셋, 늘솜디앤씨, 라니디앤씨, 래스코, 루다디앤씨 등 23개 관계사를 통해 개발사업을 벌이고 있다.

인창개발은 1조1534억원 규모의 서울 강서구 가양동 CJ부지를 포함해 금천 가산동, 인천 남구 고잔동, 경기 의왕 삼동 등에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다.

인창개발의 핵심 사업은 가양동 CJ부지 개발이다. 공사비만 4조원이 넘는 이 사업은 우여곡절 끝에 올해 3월 착공됐다. 2020년 부지를 매입해 개발을 준비했으나 팬데믹을 비롯해 강서구와의 인가 취소로 인한 갈등 등으로 개발이 지연됐다.

개발 지연으로 2022년 이후 해마다 300억원 이상의 판매관리비가 빠져나가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 2023년에는 577억원, 지난해에도 500억원을 판관비로 썼다.

주요 비용 항목은 지급수수료에서 발생했다. 지급수수료는 2023년 409억원에서 지난해 479억원으로 늘었다. 자문비를 포함한 금융비용 때문에 판관비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인창개발은 지난해 이자비용으로만 1049억원을 사용했다. 연체료도 635억원이나 지출했다. 2020년에 8800억원을 장기차입금으로 조달하고 나머지 2730억원은 단기차입금으로 빌렸다. 이후 단기차입금을 리파이낸싱하며 사업을 추진해왔다.

지난해 기준 단기차입금 규모는 9447억원으로 늘었고 장기차입금도 1조3096억원으로 불어났다. 이에 회사는 사업을 지속하기 위해 관계사를 동원하기도 했다. 관계사 바찌는 지난해 184억원을 인창개발에 빌려줬고 늘솜디앤씨는 17억원을 대여했다. 이밖에 에이앤디자인그룹건축사사무소(15억원), 새결플래닝(14억원) 등에서 단기차입금을 조달했다.

시공을 맡은 현대건설도 68억원을 대여하며 사업이 좌초되지 않게 도왔다. 인창개발의 단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이자는 3.8~4.25%로 굿에스에프제사차, 비욘드스카이제십칠차 등 유동화전문회사(SPC)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장기차입금 금리는 4.5%로 NH투자증권, 교보증권 등이 각각 3000억원씩을 대출하며 사업에 간접적으로 참여했다.

3월에 본PF 전환이 완료되며 인창개발은 CJ 가양동 개발사업의 리스크를 덜게 됐다. 이에 따라 올해 중으로 분양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본래 내년으로 예정했으나 대선 이후 부동산 경기 회복 흐름 등을 살피며 분양에 나설 방침이다.

인창개발 관계자는 "3월 착공 이후 사업은 진행 중이고, 올해 안에 분양일정을 잡을 계획"이라며 "막연하게 분양을 미룰 수는 없기 때문에 추석 이후에 분양한다는 계획을 세웠다"고 말했다.

분양실적에 따라 현금이 유입되는 만큼 재무적으로는 점진적으로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CJ 가양동 개발은 강서구 가양동 92-1 일대 연면적 77만여㎡를 개발하는 사업으로 준공 시점인 2029년 8월까지 4년에 걸쳐 현금 유입이 순차적으로 이뤄지게 된다.

다만 지식산업센터를 포함해 오피스, 근린생활시설의 분양시장이 다소 침체돼 있다는 점은 위험요인이다. 이에 따라 인근 마곡도시개발구역과의 연계성을 내세워 분양전략을 구상할 것으로 보인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