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vernance/지배구조 분석

호반, 한진칼 지분 취득 '계열사 추가 동원' 가능성은

Numbers_ 2025. 5. 21. 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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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반, 한진칼 지분 취득 '계열사 추가 동원' 가능성은

한진칼 지분을 꾸준히 늘려온 호반그룹이 계열사를 추가로 동원해 지분 확대에 나설지 주목된다. 계열사를 활용한 지분매입이 현실화될 경우 한진그룹의 부담은 더욱 증대될 전망이다.21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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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제공=호반그룹


한진칼 지분을 꾸준히 늘려온 호반그룹이 계열사를 추가로 동원해 지분 확대에 나설지 주목된다. 계열사를 활용한 지분매입이 현실화될 경우 한진그룹의 부담은 더욱 증대될 전망이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호반건설을 포함한 호반그룹의 한진칼 보유 지분은 총 18.46%다. 세부적으로는 호반건설이 11.5%, 호반이 0.15%, 호반호텔앤리조트가 6.81%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호반그룹은 2022년 사모펀드 KCGI(강성부 펀드)가 보유하던 지분을 블록딜 방식으로 매입하며 한진칼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당시에는 호반과 호반건설 두 계열사가 지분 보유에 참여했다. 이후 2023년에는 계열사인 호반호텔앤리조트가 팬오션이 보유한 한진칼 지분을 사들이며 세 번째 계열사로 편입됐다. 호반호텔앤리조트는 최근까지도 장내 매수를 이어가며 지분율을 점차 늘리고 있다. 이달 12일에는 지분율이 1%를 넘어 금융당국에 보고가 이뤄졌다.

현재 지분을 보유한 3개 계열사는 모두 김상열 호반그룹 회장의 장남인 김대헌 사장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다. 김 사장은 1988년생으로 2011년 호반건설에 입사한 이후 미래전략실을 거쳐 경영 수업을 받았으며 2018년 옛 호반과 호반건설이 합병되면서 최대주주(54.7%)로 올라섰다. 2021년 김 회장이 이사회에서 물러나며 사실상 경영권 승계를 마무리했다.

/사진=공정거래위원회


김 회장의 두 자녀인 김윤혜 호반프라퍼티 사장과 김민성 호반산업 전무는 이번 한진칼 지분 취득에서는 뒤로 물러나 있다. 하지만 이들이 각각 최대주주로 있는 계열사들 역시 M&A를 통한 외연 확장을 활발히 추진해왔다는 점에서 향후 한진칼 추가 지분 확보에 활용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호반프라퍼티는 김윤혜 사장이 지분 31%, 김민성 호반산업 전무가 20.6%를 각각 보유하고 있으며 호반산업은 김 전무가 지분 42%를 가진 최대주주다. 호반산업은 2021년 대한전선 지분 40%를 인수하며 최대주주에 올랐고 호반프라퍼티는 2019년 호반건설과 공동으로 대아청과, 삼성금거래소 등을 인수했다.

이들 계열사가 향후 한진칼 주식 취득에 참여할 경우 호반그룹 전체의 의결권이 더욱 강화될 수 있다. 이는 단순 투자 차원을 넘어 이사회 참여 등 경영 관여 가능성을 시사하는 신호로도 해석될 수 있다.

특히 김민성 전무가 최대주주로 있는 호반산업은 지난해 기준 유동자산만 3조4167억원에 달한다. 이 중 현금성 자산은 4751억원으로 단순 계산 시 한진칼의 20일 종가(11만4100원)를 적용하면 지분 약 6.2%를 추가로 확보할 수 있는 수준이다. 반면 호반프라퍼티는 약 408억원 규모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어 동원 여력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호반산업 등 장녀, 차남이 보유한 계열사까지 전면에 등장할 경우 한진칼의 부담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김대헌 사장 주도로 한진칼 지분 매입이 이뤄지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형제들까지 참여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호반그룹은 한진칼 지분 확대에 대해 단순투자 목적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호반그룹 관계자는 "투자 목적으로 장내에서 지분을 매입해오다 1%를 넘기게 돼 공시를 하게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진현 기자 jin@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