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이자수익 점검]④ 우리, 보상비율 0.28…신사업 '날개', 비이자이익 '시너지'

Numbers_ 2025. 5. 22.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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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수익 점검]④ 우리, 보상비율 0.28…신사업 '날개', 비이자이익 '시너지'

우리금융그룹이 올해 들어 순이자이익, 순이자마진(NIM) 등 수익성 부문 높은 성장세를 타고 있다. 다만 국내외 금리 인하기를 맞아 우리금융 역시 이자이익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는 지속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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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진화 기자

 

우리금융그룹이 올해 들어 순이자이익, 순이자마진(NIM) 등 수익성 부문 높은 성장세를 타고 있다. 다만 국내외 금리 인하기를 맞아 우리금융 역시 이자이익에 집중하는 것만으로는 지속가능성의 한계가 예상되기 때문에 사업 분야를 넓히며 비이자이익 확장 여부가 관전포인트로 꼽힌다. 

22일 우리금융이 발표한 올해 1분기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이자보상비율은 0.28을 나타냈다. 5대 금융그룹(KB·신한·하나·NH농협) 중에서는 낮은 수치에 해당한다.

우리금융의 이자보상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은 영업이익 부문이 크게 줄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자보상비율은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눠 구하는데 기업의 상환능력 지표 가운데 하나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8693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분기(1조1507억원)와 비교해 24.5% 감소했다.

명예퇴직 관련 비용에 더해 미래 성장을 대비하기 위한 증권사 출범, 데이터센터 투자 등으로 판매관리비가 늘었다. 우리금융의 판관비는 1조306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6.6% 증가했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이자비용(3조532억원)을 감당하지 못할 정도로 줄어들기는 했으나 우리금융의 이자이익 수익성 자체는 증가했다. 우리금융의 NIM은 1.70%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0.04%p 상승했다. 같은 기간 NIM이 오른 곳은 5대 금융 가운데 우리금융이 유일하다.

우리금융의 2025년 1분기 이자수익은 5조3052억원으로 전년 동기(5조4695억원) 대비 3.0% 감소했다. 이자비용은 같은 기간 3조2713억원에서 3조532억원으로 6.7% 줄었다. 이에 따라 순이자이익은 2조8159억원에서 2조8549억원으로 증가했다.

우리금융의 이자비용은 2021~2024년 약 4.5배 상승했다. 2021년 기준 우리금융의 이자보상비율은 1.26으로 영업이익(3조6597억원)으로 충분히 이자비용(2조9090억원)을 감당할 수 있었다. 이후 2022년 0.74, 2023년 0.29로 하락세를 보이다 2024년에는 0.32로 소폭 올랐다.

이자수익과 이자비용의 규모 차이도 점점 줄어들었다. 우리금융의 이자수익은 2021년 이자비용의 3.4배였으나 △2022년 2.46배 △2023년 1.73배 △2024년 1.68배로 감소했다.

우리금융은 금리인하기가 도래하기 전인 지난해부터 비이자이익 확대를 추진해 왔다. 2024년에 비이자이익으로 1조5540억원으로 41.9% 증가했다. 올 1분기 비이자이익은 직전 분기(1760억원) 보다 103.4% 오른 3580억원이었다.

우리금융의 비이자이익 확대를 견인한 것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의 올해 1분기 비이자이익은 2520억원으로 지난해 말과 비교해 173.9% 증가했다. 우리금융의 비이자이익 확대 전략에 중심에는 자산관리(WM)이 자리 잡았다. 우리금융은 올해 WM 부문에서 1000억원의 수수료 수익을 올렸다.

실제 우리은행은 고액 자산가 특화 채널인 '투체어스(Two Chairs)'를 WM 분야 성장의 핵심 엔진으로 활용하고 있다. 현재 투체어스는 서울 중구 본점을 포함해 강남구, 서초구, 여의도, 부산 해운대구 일대에서 8개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은행은 2026년까지 투체어스 지점을 20곳으로 늘리겠다는 계획도 마련했다.

우리은행의 WM 확대 배경에는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의 의지가 견고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임 회장은 지난해 열린 자산관리 특화점포 임직원들과의 간담회에서 고객이 믿고 맡길 수 있는 자산관리 전문은행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특히 우리금융은 기업금융(IB) 부문 명가 재건을 위한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다. 올해 1월에는 프랑스 투자은행 나틱시스와 함께 미국 데이터센터에 1억5000만달러(약 2100억원)를 공동 투자했다.

앞으로 우리금융은 증권, 보험, 비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비이자이익을 확보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성욱 우리금융지주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은 최근 "증권사의 본격적인 영업 추진에 맞춰 전 그룹 차원의 다각적 영업을 통해 비이자 이익 확대 기조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투자매매업 본인가를 획득하며 기업공개(IPO), 대체거래 등 핵심 IB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됐다.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우리WON MTS'를 정식 출시하며 리테일 시장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더욱이 우리금융의 동양생명 인수가 하반기 중 완료되면 비이자이익 성장세는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금융당국이 방카슈랑스(은행의 보험 판매) 비율 제한 규제를 25%에서 33%로 늘리기로 함에 따라 우리금융은 생보사를 이용해 우리은행의 비이자이익을 늘릴 수 있다. 현재 우리은행의 동양·ABL생명 방카슈랑스 판매 비중은 약 10%에 그친다.

우리금융은 알뜰폰, 티케팅 등 비금융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최근에는 알뜰폰 브랜드 '우리WON모바일'과 연계한 자유적립식 적금 상품을 내놓으며 금융과 비금융을 연계해 미래 잠재 고객을 확보하는 행보를 보였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금융기관이 이자 이익을 높이는 것을 손쉬운 이사 장사라고 보는 시선이 있다"며 "은행에서는 WM과 IB, 비은행에서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등의 영업 강화로 핵심 수수료 이익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힘쓰겠다"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 hjkim@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