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DS와 SK텔레콤(SKT) 출신의 엔지니어 조문옥 기술총괄(CIO. Chief Infrastructure Officer)이 여행·여가 플랫폼 기업 여기어때의 조직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주목된다. 여기어때는 조 CIO의 영입을 발판으로 조직을 정비하고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해외여행족을 잡겠다는 방침이다.
여기어때는 여행·여가 플랫폼 사업 외길을 가는 기업이다. 국내 숙박 예약업으로 출발한 여기어때는 코로나19 확산 시기 인수·합병을 통해 해외여행과 여가활동으로 사업 구조를 확장했다. 2022년엔 아웃바운드(국내인의 해외여행)·근거리 해외여행 신규 상품을 론칭했다. 2023년엔 조 CIO를 영입하고 정보기술(IT) 중심으로 조직을 정비했다. 조 CIO는 2024년 아웃바운드 고도화 등 여기어때의 사세 확장에 맞춰 플랫폼 개발 환경을 조성하는 과제를 안았다.
23년 개발 노하우로 기술 조직 재정비
조 CIO는 개발자 커뮤니티에서 스스로를 '풀스택(프론트엔드+백엔드) 아키텍트이자 개발자이며, 파이썬·자바(프로그래밍 언어) 등 직접 만드는 기술과 서비스를 사랑하는 엔지니어'라고 소개했다. 그는 고려대학교 컴퓨터학과를 졸업한 뒤 삼성SDS, SK텔레콤, NH그룹 블록체인 기업 에이치닥테크놀로지, 핀테크 기업 핀다, 리테일 테크 기업 컬리를 거쳤다.
조 CIO는 2023년9월 여기어때에 합류했다. 여기어때 사업과 관련된 검색 서비스, 데이터 관리 등 기술 시스템을 총괄하는 일을 맡았다. 조 CIO는 △플랫폼 엔지니어링실 △데이터사이언스실 △프론트개발실 등 3개 조직을 이끈다. 이 중 플랫폼 엔지니어링실은 조 CIO 합류 직후 신설됐다. 개발자가 개발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인프라 운영, 테스트 등 부수적인 업무를 진행하는 조직이다.
2024년엔 데이터사이언스실을 '데이터&인공지능(AI) 센터'로 개편한다. 데이터와 AI를 함께 다뤄 머신러닝, 딥러닝 등을 처리하는 조직이다. 여기어때 측은 <블로터>와 통화에서 "빠른 시일 내에 곧 데이터&AI 센터로 개편 발표가 날 것"이라며 "조 CIO는 여기어때 내 개발 시스템을 통합하고 상용 인프라를 구축·설계해 개발 환경을 개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조직 재정비에는 그동안 조 CIO가 강조해온 '애자일(Agile.민첩성)'의 중요성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애자일은 소프트웨어 개발에서 짧은 주기로 프로젝트를 반복해 목표 달성까지 유연하게 움직이는 방식을 뜻한다. 피드백을 빠르게 반영해 의사결정 효율을 높일 수 있다. 또, 조직 문화에서는 소규모 팀 단위로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는 것을 뜻한다.
조 CIO는 삼성SDS 선임 아키텍트 시절부터 애자일 개발 방법론을 중요시했다. 2021년부터 2023년9월까지 컬리 커머스 개발총괄·컬리페이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역임했을 때는 애자일 개발을 위한 애자일 조직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이터·AI'로 해외여행 사업 지원
여기어때는 2019년 흑자전환 뒤 실적 상승세를 유지했다. 2024년엔 신사업 아웃바운드 사업이 안정적인 성장세에 진입하는 데 집중한다.
여기어때 사업보고서를 보면, 2022년 매출액은 약 3058억원, 영업이익은 301억원이다. 전년 보다 각각 49%, 94%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의 약 43%는 객실 판매업에서 나왔다. 수수료 (35%), 광고료(20%)도 매출액에서 의미 있는 비중을 차지했다.
여기어때는 최근 몇 년 동안 유명 연예인을 활용한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소비자 인지도를 높였다. 2022년 광고선전비는 617억원으로 매출액의 20% 수준이다. 매출액 대비 광고선전비 비율은 2019년 25%, 2020년과 2021년에 각각 22%였다.
조 CIO는 소비자에게 숙박·항공 예약 등 상품이 보다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데이터와 AI를 활용한 기술적 측면에서 지원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소비자의 성향을 분석한 상품 검색 결과 노출, 맞춤형 상품 추천, 시장 상황을 적용한 예약 가격 변동 등을 구현한다.
조 CIO는 컬리 커머스 개발총괄과 핀다 CTO를 역임하며 소비자 편의성을 높인 기술 개발 역량을 발휘했다. 조 CIO는 컬리에서 간편결제 서비스 컬리페이 개발을 이끌었다. 당시 결제 절차 간소화, 10초대에 결제 완료하는 서비스 기술 개발로 고객 편의성을 높였다. 핀다에서는 18개 금융기관의 대출을 한번에 확인하는 비교 대출 서비스 개발에 기여했다.
여기어때 측은 "올해는 신사업 아웃바운드의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이 과제"라며 "어떻게 하면 더 좋은 상품을 더 좋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서비스를 발전시키겠다"고 설명했다.
윤상은 기자 eun@bloter.net
▼기사원문 바로가기
'어바웃 C > 기타 C'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야놀자 장정식 신임 CTO는 누구?…넥슨·구글 거친 소프트웨어 전문가 (1) | 2024.01.22 |
---|---|
[어바웃 C] 현대차·기아 R&D본부장 발탁 양희원, ‘PBV시대' 송창현과 원팀으로 뛴다 (0) | 2024.01.18 |
[어바웃 C]김택진은 왜 가족경영 버렸나…개발자에 힘 실어준 엔씨소프트 (1) | 2024.01.10 |
[어바웃 C]네이버 '정책·위기관리' 총괄하는 '기자 출신' 유봉석 (1) | 2024.01.05 |
[어바웃 C]LGU+의 원포인트 인사…'관료출신' 권용현, B2B 총괄한다 (1) | 2024.0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