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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바웃 C]네이버 '정책·위기관리' 총괄하는 '기자 출신' 유봉석

Numbers 2024. 1. 5. 17:02

유봉석 네이버 정책 위기관리 대표 (사진=네이버)


유봉석 네이버 신임 정책·위기관리 대표는 25년 경력의 미디어 전문가다. 매일경제신문 기자로 10년간 근무한 후 2012년에 네이버 전신인 NHN에 미디어서비스실장으로 합류한 후 네이버의 미디어서포트 리더를 거쳤다. 2019년4월부터 약 4년 동안 네이버 서비스지속성위원회 서비스운영총괄을 역임했다. 유 대표는 2010년대 네이버의 뉴스, 실시간 검색어 등 미디어 사업 변화를 이끌었다.

유 대표가 맡은 정책·위기관리 대표직은 2024년 신설됐다. 유 대표는 홍보, 대관(對官), 법무, 개인정보, 정책 등 대외 조직을 이끈다. 네이버는 이번 대표직 신설로 대외 조직을 총괄하는 구심점을 뒀다. 네이버 측은 <블로터>와 통화에서 "대외 조직을 총괄해 관리하면 단일한 목소리를 지속해 위기 관리 효율을 높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최근 네이버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 대외 요인으로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 위험성, 정치권에서 논의 속도가 빨라지는 온라인 플랫폼 공정화법(이하 온플법) 제정 등이 거론된다. 유 대표의 지휘 아래 대관 조직의 행정·입법·사법 기관 접촉, 관련 법·제도 변화에 맞춘 네이버의 정책 방향 설정과 대외 메시지 표명이 있을 전망이다.

 

2024년1월5일 기준 뉴스스탠드가 적용된 네이버 PC 페이지 (사진=네이버 홈페이지 갈무리)

 

뉴스 배열 투명성에 쏠린 눈...네이버 대외 메시지는?


유 대표는 네이버의 미디어 정책이 변화할 때마다 선두에 섰다. 그는 2013년 네이버 뉴스서비스실장, 2014년부터 2년 간 미디어센터장을 맡았다. 네이버가 뉴스 콘텐츠 노출 방식을 '뉴스 캐스트'에서 '뉴스 스탠드'로 바꾼 시기다. 네이버는 2009년부터 2013년3월까지 뉴스 캐스트 방식으로 PC 첫 화면에서 언론사별 뉴스 박스를 보여줬다. 2013년 4월부터는 뉴스스탠드로 전환했다. 신문 가판대처럼 언론사 썸네일을 보여주고 이용자가 언론사를 구독하는 식이다. 당시 언론사가 자사 뉴스를 선별해 보여주도록 해 편집권을 강화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반면 언론사의 뉴스 트래픽이 크게 떨어지고, 이용자가 네이버 자체 뉴스 페이지로 몰려 포털의 뉴스 영향력이 더 커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2024년1월5일 기준 뉴스스탠드가 적용된 네이버 PC 페이지 (사진=네이버 홈페이지 갈무리)

 

2017년 유 대표가 네이버 미디어서포트 리더를 역임할 때 모바일 뉴스 서비스가 개편됐다. 네이버는 모바일에서 '뉴스 채널'을 도입했다. 이전까지 모바일 메인 화면에 보이는 기사는 네이버의 뉴스 편집자가 선택하는 것이었다. 뉴스채널이 도입되면서 PC 버전과 마찬가지로 각 언론사가 자사 채널에 들어가는 뉴스를 선택했다.


네이버 뉴스 서비스는 정책 변화를 거듭했지만, 공정성·투명성 논란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일례로 2017년 네이버 내부 감사 결과 스포츠 뉴스 배열 조작 의혹이 사실로 밝혀졌다. 이에 관해 당시 한성숙 전 최고경영자(CEO)가 직접 사과했다.

유 대표가 미디어 사업을 이끌던 2010년대에 네이버는 국내 뉴스 시장에서 영향력을 크게 키웠다. 한국언론진흥재단 조사를 보면, 뉴스 매체 이용률에서 네이버 등 포털은 2017년부터 종이신문을 앞질렀다. 2022년 기준 사람들이 뉴스를 접하기 위해 가장 많이 접하는 매체 조사에서 포털은 이용률 75.1%를 보였다. 

네이버 측은 "유 대표는 이전까지 뉴스 비즈니스를 직접 이끌었지만, 이제 뉴스 사업은 최수연 CEO 직속 부서로 옮겨갔다"며 "앞으로 유 대표는 뉴스 정책에 직접 관여하지 않고, 관련 위기 관리 때 대외 메시지 대응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는 최근 허위조작정보(가짜뉴스)의 확산을 방지하고, 뉴스 배열 투명성을 높이라는 사회적 요구를 받는다. 일례로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은 2023년12월29일 취임하며 포털의 사회적 책임을 강조했다. 포털의 뉴스 추천·배열 알고리즘의 신뢰성·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유 대표 총괄 홍보·대관·정책 조직, '온플법' 대응 눈길


유 대표가 이끄는 홍보, 대관 조직 규모는 각각 20명 내외로 알려졌다. 주로 정부의 허가와 규제, 과세 영향을 많이 받는 업종의 기업이 대관 조직을 경영에 주요하게 활용한다. 대관 조직은 자사에 영향을 미칠 법·제도 관련 동향을 파악하고, 정부 인사 대상 커뮤니케이션 활동을 맡는다.

최근 네이버가 영향을 크게 받을 것으로 관측되는 법안은 온플법이다. 2023년12월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서 온플법을 재추진하겠다고 보고하면서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공정위가 추진하는 온플법은 검색엔진, 오픈마켓, 메신저 등 유형별 '시장 지배자'를 평가하고, 독과점적 지휘를 이용한 행위를 막겠다는 것이 골자다. 플랫폼이 자사 관련 서비스·상품을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하는 것과 같은 행위가 예시로 거론된다. 이 법안이 제정되면 네이버는 검색엔진, 스마트스토어 등 오픈마켓 분야에서 시장 지배자로 분류될 가능성이 높다.

홍보, 대관, 정책 조직은 유 대표를 구심점으로 이와 같은 법·제도 동향에 대응할 전망이다. 네이버 측은 "유 신임 대표 조직의 인력 증대는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유 대표 선임과 함께 네이버는 2024년 첫 조직개편으로 김범준 최고운영책임자(COO) 선임, 최수연 CEO 직속 '퓨처 AI 센터' 신설을 단행했다. 김 COO는 우아한형제들 최고기술책임자(CTO)와 CEO를 역임하며 퀵커머스, 로봇 등 신사업을 발굴하고 글로벌 진출을 이끌었다. 네이버에서는 사업 조직을 중심으로 네이버의 글로벌 진출에 기여한다. 퓨처 AI 센터 센터장은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 센터장이 역임한다. 이 조직은 100여명 인력으로 구성됐다. AI 안정성을 높이는 기술과 AI 윤리 정책을 연구한다.


윤상은 기자 eun@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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