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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금보험공사, SGI서울보증 '단계별 매각' 순항할까?

Numbers 2023. 10. 13. 20:00

서울보증보험 본사.(사진=서울보증보험)

 

예금보험공사가 서울보증보험 IPO(기업공개)로 공적자금 일부 회수에 돌입했다. 다만 오버행과 몸값 고평가 논란으로 매각 1단계부터 차질이 빚어지면서 ‘6조원의 공적자금 회수 계획’이 순항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서울보증보험 '오버행·고평가 논란' 몸값 유지 불확실

 

1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예금보험공사는 서울보증보험 지분 10%를 매각(구주 매출)할 예정이다. 예금보험공사 측은 현재 희망 공모가 밴드(3만9500원~5만1800원)를 감안했을 때 이번 매각으로 약 2700억원~3600억원의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다만 보호예수기간이 묶여 있어 이 지분은 상장일(2023년 11월 3일)로부터 6개월 이후 매각이 가능하다. 이로 인해 투자자들에게 서울보증보험의 기업가치 적정성을 설득해 상장일로부터 6개월 이후까지 기업가치를 유지하는 일이 예금보험공사의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당장 최근 서울보증보험이 구주 매출 오버행(잠재 대기 물량)과 몸값 고평가 논란에 발목이 잡혀 있다.

현재 서울보증보험은 상장 이후 6개월 뒤 대주주 물량 출회로 주가 하락 가능성이 있어 투자자들 사이에서 우려가 나오고 있다. 때문에 희망 공모밴드 내에서 공모가가 확정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또 수요예측에 성공해도 기업가치 적정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상장하게 되면 공모가를 유지하는 것도 불투명하다. 올해 4월 피어그룹에 선정으로 고평가 논란 불거진 나라셀라는 6월 상장 후 3개월이 지난 시점을 기준으로 6710원에 거래됐다. 이는 공모가(2만원) 대비 66.45% 하락한 수준이다.

 

 

기업가치 산정 과정 적절했나

 

(자료=증권신고서)

 

서울보증보험 역시 비슷한 상황에 처해 있다. 서울보증보험이 국내 유일의 보증보험 회사로 보증보험 부문에서 독점적 지위를 갖고 있지만 국내 1위 손해보험사 삼성화재 대비 자산과 자본 규모, 수익성 모두 열위에 있다.

순이익이 5685억원으로 삼성화재 1조2837억원의 절반에도 못 미친다. 그런데도 PBR 0.95배를 적용했다. 이는 국내 1위 손해보험사 삼성화재 PBR 0.67배보다 높은 수준이다.

서울보증보험이 몸값을 높게 책정 받은 배경으로 비교기업 선정 과정이 꼽힌다. 대표 주관사 미래에셋증권은 서울보증보험이 기업가치 산정 과정에서 증시 대비 고평가를 받는 해외회사 2곳(프랑스 보증보험회사 코파스, 미국 종합보험회사 트래블러스)를 비교기업으로 선정했다.

특히 PBR배수가 1.68배에 달하는 트래블러스를 유사기업 선정한 점이 부적절했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PBR 1.68배는 국내 상장 손해보험사인 DB손해보험(0.44배), 현대해상(0.3배), 한화손해보험(0.19배) 대비 최소 두 배를 웃도는 멀티플이다.

트래블러스는 재무 상황에 있어서도 서울보증보험과 큰 차이가 있는 기업이다. 올해 반기보고서 기준 서울보증보험은 영업이익 2482억원, 당기순이익 188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트래블러스의 영업이익(1조3916억원), 순이익(1조2616억원)의 절반도 못미치는 규모다.

 

예금보험공사, '6조 회수' 위한 단계 매각 전략은?

 

투자자들의 의구심도 커지고 있다. 이 때문에 예금보험공사가 당초 계획한 공적 자금을 회수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예금보험공사가 서울보증보험에 투입한 공적자금 총액은 10조2500억원에 달한다. 현재 미회수 자금은 5조6364억원으로, 예금보험공사는 약 6조원의 공적자금을 회수해야 하는 상황이다.

구주 매출 이후 83.85%의 지분을 가진 예금보험공사는 소수지분 33.85%를 3년에 걸쳐서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및 입찰 등을 통해 순차적으로 서울보증보험의 지분을 매각할 예정이다. 현재 경영권 매각에 대해서는 정해지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자료=증권신고서)

 

다만 상장 후 시가총액의 유지된다는 전제 하에도 6조원 회수는 어려울 것이라는 계산이 나오는 만큼 시장에서는 공적자금 회수에 우려가 제기되는 분위기다.

몸값 유지 조건 하에서 예금보험공사는 지분 10%에 대한 구주 매출로 최대 3600억원 가량의 공적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또 3년 뒤 서울보증보험 지분 33.85%의 매각가는 약 1조원으로 추산된다. 경영권 매각 시 30% 수준의 경영권 프리미엄을 인정받으면 약 2조원의 추가 회수를 기대해볼 수 있다. 종합하면 구주매출, 소수지분 및 경영권 매각 등을 포함해 목표 회수액인 6조원에 미치지 못한다.

예금보험공사 측은 6조원의 자금 회수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공적자금을 회수한 전례가 있는 데다 배당 등을 통해 가능하다는 방침이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과거 우리금융지주가 6000원대로 상장했을 당시 투입한 공적자금을 회수하지 못하는 상황이었지만 향후 주가가 상승하면서 공적자금을 회수한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공모주들이 상장 이후 주가 상승을 하고 있는 데다 배당 등을 통해 6조원의 공적자금을 회수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지연 기자 njy@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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