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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테크' 스타트업 4.9%..."시장 수요 유인 인센티브 필요"

Numbers 2023. 11. 1. 21:17

‘기후테크 스타트업 육성 및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정책 제안’ 발표회. (사진=황금빛 기자)

 
“국내 스타트업 가운데 기후테크 스타트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4.9%다. 시장 참여 자체가 부족한데 기후테크 수요가 해외와 비교했을 때 근본적으로 낮기 때문이다. 기후테크 산업 수요를 활성화하기 위한 인센티브를 국가적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

문상원 삼정KPMG 상무는 1일 서울 여의도 63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후테크 스타트업 육성 및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정책 제안’ 발표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이날 행사는 아산나눔재단,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은행권청년창업재단 디캠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등이 공동 주관했다.

기후테크 산업 수요의 중요성이 강조된 이유는 수요 자체가 자발적으로 일어나기 쉽지 않은 특수한 시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수요는 시장 참여자들의 인식과 연결되는데 기후테크 산업에 대한 인식 자체가 낮은 실정이다. 국내 대체육 시장도 해외 대비 성장이 느린 편인데 기술의 문제라기보다 소비자의 인식이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설명이다.

패널 토론에 참여한 푸드 업사이클 스타트업 리하베스트의 민명준 대표는 “기본적으로 푸드테크라고 하면 기술력이 낮을 거란 선입견이 존재한다”면서 “많은 스타트업들이 기술을 개발해 인증을 받고 있지만 인증 자체도 소비자나 벤처캐피탈(VC)들에게 인지도가 없어 제품을 활성화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에 기후테크 산업 초기에는 수요에 대한 인센티브 등을 제공해 정부 주도로 시장이 형성되고 운영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국내 전기차 시장이 대표적인 예다. 정부 보조금과 인센티브를 통해 수요를 이끈 결과 현재까지 국내 기후테크 영역 가운데 모빌리티 영역의 성장세가 가장 가파르다.

제현주 인비저닝파트너스 대표는 “정부에서 직접 구매를 하든 인센티브를 통해 민간에서 살 수밖에 없게 하든 향후 10~20년 동안의 수요에 대한 강력한 시그널링이 존재해야 하는데 한국엔 없다”면서 “때문에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술을 가지고 있는 스타트업도 강력한 홈마켓을 가지지 못하고 해외에 가서 처음부터 싸워야 하는 어려움이 존재한다”고 말했다.

수요의 증가는 제품 판매 실적을 담보해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도 활성화할 수 있다. 기후테크는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 투자자 입장에서 매력도가 낮은 편이다. 하지만 스타트업 입장에서 투자를 받으려면 사업 초기 단계에서도 실적을 확보해야 한다.

실제 기후테크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 규모도 국내는 해외에 비해 작은 편이다. 문상원 상무가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해외 상위 10개국 평균이 7조9280억원인데 국내는 약 1조520억원이다. 스타트업 1곳당 평균 투자 규모(2018~2022년 누적)는 해외 상위 10개국 평균 171억원, 한국 약 45억원이다.
 
다만 기후테크의 중요성에 대한 전 지구적인 공감대는 최근 투자 시장 위축에도 기후테크 분야 투자 확대로 나타나고 있다. 이와 함께 시대적 사명이 된 탄소중립 등을 빠른 시간 내에 달성하는 데 있어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

문상원 상무는 “기후테크 분야는 시장에 맡기면 다양한 비즈니스모델과 기술 역량을 갖춘 스타트업이 확대되기 어려운 환경이다”면서 “글로벌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도 적극적인 정부 차원의 육성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금빛 기자 gold@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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