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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워홈 손에 쥐려는 한화 김동선...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부사장)이 아워홈 경영권 인수를 위해 최근 주요주주들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그러나 최종 인수까지의 여정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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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미래비전총괄(부사장)이 아워홈 경영권 인수를 위해 최근 주요주주들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그러나 최종 인수까지의 여정이 험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51%가량의 지분을 우선 확보한다는 방침을 공개한 가운데 시장에서 한화 측의 자금조달 방안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데다 아워홈 매각 반대 의사를 고수하는 구지은 주주 측과 법리 다툼의 여지도 있기 때문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전날 이사회를 열고 아워홈 인수를 목적으로 한 특수목적법인 ‘우리집에프앤비(가칭)’ 설립을 결정했다. 동시에 아워홈 지분 98%를 나눠 보유한 4남매 중 장남 구본성 전 아워홈 부회장(38.56%), 장녀 구미현 아워홈 회장(19.28%) 및 그 직계비속 2인과 SPA를 맺었다. 오는 4월29일을 양수예정일로 정하고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우리집에프앤비를 통해 아워홈 지분 58.6%(1337만6512주)를 8695억원(주당 6만5000원)에 매입한다는 게 큰 틀이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이들 지분을 두 차례에 걸쳐 확보할 계획이다. 이번 거래에서 50.6%를 우선 사들이고, 나머지 구본성 주주 소유의 8.0%는 향후 우리집에프앤비 또는 제3자를 통해 매입하는 식이다. 이를 위해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밝힌 출자 규모는 현재까지 2500억원 상당이다.
한화 김동선 vs 아워홈 구지은
다만 이 과정에서 아워홈을 가지려는 김 부사장과 지키려는 구 전 부회장이 한치의 물러섬도 없이 대립하고 있다.
먼저 김 부사장은 아워홈 인수를 중점 과제로 삼아 역량을 쏟고 있다. 기업실사 과정에서 전국 각지에 있는 아워홈 공장과 물류센터를 직접 챙겼을 정도다. SPA부터 거래종결까지 관련 작업을 서둘러 마무리 짓는 데 더해 인수 이후 통합 작업을 효과적으로 추진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킨 것도 이의 일환이다.
김 부사장이 이토록 공을 들이는 것은 그가 구상하는 식음료(F&B) 사업의 미래를 의식해서다. 아워홈이 국내 단체급식 시장 2위 업체라는 사실은 그가 실질적 경영자인 계열사들과의 시너지를 창출하기에 더없이 좋은 조건이다. 한화로보틱스의 협동로봇과 한화푸드테크의 주방조리로봇 등이 아워홈 사업의 일선에 투입된다면 노동력을 아끼고 음식의 퀄리티도 고루 높일 수 있다. 지난해 2월 미국의 로봇피자 브랜드 스텔라피자를 인수한 것도 이를 뒷받침하는 요소다.
그러나 아워홈 1남3녀 중 막내인 구 전 부회장이 장남·장녀와 달리 차녀 구명진(19.6%) 주주와 함께 경영권 방어에 나서겠다는 뜻이 확고하다. 최대 변수는 아워홈 주식을 외부에 매각할 경우 주주 간에 먼저 주식을 매입할 수 있도록 하는 ‘우선매수권’ 행사 여부다.
다만 이 권리의 효력을 두고 양측의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한화 측은 지난해 장남과 장녀의 지분매수 의사를 전달하며 삼녀에게 우선매수권 발동 기회를 부여했기 때문에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입장인 반면 구 전 부회장 측은 제3자인 한화가 아니라 구본성 주주와 직접 논의해야 마땅했다는 주장을 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대립에도 불구하고 한화와 장남·장녀간 SPA가 체결된 상황에서 구 전 부회장은 법원에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신청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법적 분쟁 가능성을 충분히 인지하고 있는 한화 역시 11일 진행된 이사회에서 재판 시 보조참가 등 매도인들과 공동 대응한다는 방침을 정한 상태다.
한화의 자금조달 방안도 쟁점
또 다른 쟁점은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자금조달 방안이다. 후방지원을 약속했던 계열사 한화비전이 주주들의 반대로 이탈하면서 시장의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인수대금 총 8695억원 중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자체 현금 및 차입으로 투입하는 2500억원과 추후 매입 대상인 구본성 주주의 지분 8%에 해당하는 1187억원(주당 6만5000원)을 제외하고 남은 5008억원을 재무적투자자(FI)의 지원과 인수금융으로 충당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중 FI로 나선 사모펀드(PEF) IMM크레디트솔루션(IMM CS)이 최대 3000억원을 지원할 예정이고, 나머지는 한화 측이 유형자산 매각 및 금융권 담보 대출 등으로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한화호텔앤드리조트의 재무여력은 넉넉지 않다. 지난해 9월 말 연결기준 만기가 1년도 남지 않은 단기차입금 및 사채만 1596억원에 달했다. 같은 기간 보유현금은 1294억원에 그쳐 대규모 외부자본 유입이 불가피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법정공방이 시작되겠지만 한화와 구지은 주주와의 불편한 동거는 양쪽 모두 바라는 바가 아니다“라며 “둘 다 법리 검토를 충분히 했다는 입장이기 때문에 (법원의) 결정이 나와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화가 50% 안팎을 확보한다면 경영상 일반결의에는 문제가 없고, 유상증자 등을 시행해 지분을 늘릴 여지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재형 기자 jhpark@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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