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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 말레이 LC 타이탄 대규모 손상차손 '두가지 의미'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4분기 1조원 상당의 손상차손을 회계에 반영했다. 이차전지 소재, 기초화학 사업에서 각각 일시적 비용이 발생했다. 특히 기초화학 부문은 말레이시아 법인 LC타이탄이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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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케미칼이 지난해 4분기 1조원 상당의 손상차손을 회계에 반영했다. 이차전지 소재, 기초화학 사업에서 각각 일시적 비용이 발생했다. 특히 기초화학 부문은 말레이시아 법인 LC타이탄이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LC타이탄은 지난해 한화로 약 3000억원 규모의 빅배스를 추진했다. 한파가 길어지는 만큼, 향후 전망을 낙관하기 어렵다는 뜻이다. 그러면서도 회복기를 대비해 우선 잠재적 부실을 정리하자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13일 LC타이탄이 제출한 요약 재무제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운영 손실은 8억6300만 링깃(28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손실 8억6800만 링깃(2820억원) 규모와 유사한 수준으로 잇따라 대규모 적자가 쌓였다.
에틸렌, 폴리프로필렌 등 주요 제품 가격이 하반기 들어 점차 오르는 등 판가 회복세와 달리 판매량이 감소하면서 외형 축소가 지속됐다. 회사 측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 석유화학 제품 공급 과잉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C타이탄은 보유한 자산만 약 7조6000억원으로 대규모 공장 부지에 따른 유형자산은 약 5조6000억원에 달한다. 유형자산은 시황 둔화와 함께 전망이 어두운 시기에 일시적 비용 발생의 대상이 된다.
실제 LC타이탄은 지난해 말 손상평가에서 유형자산를 대상으로 9억4020만 링깃(3056억원) 규모의 손상차손을 회계에 반영했다. 이는 고스란히 모회사 롯데케미칼의 연결 재무제표에 영향을 줬다. 지난 2023년에도 시황은 어려웠지만 이런 대규모 손상차손은 없었다.
이번 LC타이탄의 빅배스는 두 가지 의미로 읽힌다. 우선 화학 시황의 다운사이클이 예상보다 길어진데 따른 위기감이 커졌다는 것이다. 모회사 롯데케미칼의 4분기 실적발표회에서도 유사한 분위기가 감지됐다. 김민우 롯데케미칼 상무는 "사업 환경 전망에 대해서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하겠다"고 강조했다.
과거 호황과 불황이 일정 주기로 반복됐지만, 최근에는 구조적 변화로 예상이 빗나가고 있다. LC타이탄이 올해 생산량을 더 줄이겠다고 발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LC타이탄이 제공한 올해 가동률 가이던스는 50~55%로 기존 55~60% 대비 5%p 하향 조정했다. 지난해 말 가동을 멈춘 조호바루 나프타크래커(NC) 1호기는 현재까지 재가동 계획이 없고 추가 설비 셧다운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지난해보다 올해 상황이 상대적으로 좋을 것이란 기대감도 제기된다. 빅배스의 근본적인 원인은 업황 반등시 재무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함이다. 부실을 먼저 털어내면 기저효과를 누릴 수 있고 시황이 좋아지면 손상처리한 것을 환입할 수 있다.
롯데케미칼은 동남아시아 시장 지배력을 높이고 인도네시아 기존 PE 공장의 수직계열화를 모색하기 위해 신규 크래커를 건설하는 라인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투자의 키는 LC타이탄이 쥐고 있다. 라인 프로젝트는 총 5조원의 사업비가 투입되는 중장기 투자로 연내 대부분의 투자가 마무리된다. 업황 둔화가 지속돼도 비용 부담은 훨씬 덜한 셈이다.
LC타이탄 대표는 "산업에 대한 외부 압력이 여전히 크기 때문에 운영 안정을 도모하고 효율적인 비용 관리를 구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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