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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리포트] 지방금융의 ‘군계일학’ JB금융과 JB우리캐피탈

Numbers_ 2025. 2. 25.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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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리포트] 지방금융의 ‘군계일학’ JB금융과 JB우리캐피탈

지방은행계 금융지주 시장평가 비은행 사업이 좌우캐피탈과 해외사업이 JB금융 손익 안정과 성장 주도비즈니스 다각화보다 전문경영인 역량 중요성 부각시장에서 기업이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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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계 금융지주 시장평가 비은행 사업이 좌우
캐피탈과 해외사업이 JB금융 손익 안정과 성장 주도
비즈니스 다각화보다 전문경영인 역량 중요성 부각

시장에서 기업이 좋은 평가를 받으려면 꾸준한 성장 뿐 아니라 손익의 변동성을 줄여야 한다. 어느 순간 돈을 많이 벌어도 평소 변동성이 지나치게 크면 지속성장 가능성을 의심받는다.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는 외부 충격을 자체적으로 흡수해 손익흐름의 변동성을 줄이는 좋은 전략이다. 하지만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분산으로 외양만 갖춘다고 손익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는다. 오히려 선택과 집중으로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하고 비즈니스에 정통한 유능한 경영자에게 맡기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JB금융의 자회사 JB우리캐피탈을 보면 ‘똑똑한 딸아이 하나가 열 아들 부럽지 않다’는 말이 생각난다. JB우리캐피탈 1곳의 순이익이 BNK금융과 DGB금융의 모든 비은행 자회사 실적을 합친 것보다 많다. JB금융은 BNK금융이나 DGB금융에 비해 비즈니스 포트폴리오가 상대적으로 단순하다. JB금융의 자회사는 은행 캐피탈 자산운용 해외 자회사(은행)가 주력이다. 계열 자회사가 모두 돈도 꾸준히 잘 벌고 있다. 대다수 경쟁 금융지주가 매력적으로 생각해 보유하는 증권 보험 등 화려한 비은행 비즈니스는 없다. 하지만 캐피탈과 해외은행이 은행 실적변동을 보완하며 그룹의 손익 안정화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지난해 지방은행계 지주의 실적은 단연 JB금융이 군계일학이다. 은행 실적회복에 힘입어 순이익 규모는 BNK금융이 8027억원으로 많지만 손익 변동성과 성장추세의 지속성 측면에서 JB금융이 좋은 평가를 받는다. JB금융의 지배주주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15.6% 상승한 6775억원으로 역대 최고수준이다. 수익성 지표인 ROE(자본이익률)는 13%로 시중은행을 포함한 국내 은행계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고 비용관리 지표인 CIR(비용수익비율)은 37.5%로 가장 낮다. JB금융의 총여신은 51조4924억원으로 6.0% 성장했다. 전북은행 18조4544억원, 광주은행 24조1630억원으로 각각 6.1%, 4.2% 성장했고 특히 JB우리캐피탈이 8조8750억원으로 11.2% 증가했다.

경영실적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 평가로 2025년 2월 JB금융의 PBR은 0.7배로 시중은행을 포함한 은행계 금융지주 가운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참고로 2월 현재 지방은행계 PBR은 BNK금융, DGB금융이 각각 0.37배, 0.27배이며 시중은행계는 KB금융 0.54배, 신한지주 0.46배, 하나금융 0.44배, 우리금융 0.41배 등이다. 시장이 JB금융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이유는 손익 변동성이 크지 않고 꾸준히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시장 투자자들은 손익 변동성의 크기를 리스크로 인식한다. 변동성이 작아야 좋은 평가를 받는다.

2023년 JB금융의 은행 자회사 순이익이 4.5% 감소했을 때 JB우리캐피탈과 PPCB(캄보디아 소재 은행)의 이익이 각각 5.0% 14.8% 성장했다. 캐피탈과 해외 자회사의 좋은 실적 덕분에 JB금융의 이익이 2.5% 감소하는 수준에 그친 것이다. JB우리캐피탈과 PPCB는 매년 자산이 성장하고 이익이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JB금융의 당기순이익 증가율은 은행(전북, 광주)과 동일한 15.6%를 유지했다. JB우리캐피탈과 해외 자회사 PPCB의 순이익 증가율이 각각 16.3% 12.3% 동반 성장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지난해 JB우리캐피탈의 당기순이익은 2239억원으로 전북은행의 당기순이익 1860억원보다 많다. 2021년 처음으로 앞서기 시작한 이후 순이익 격차를 더 벌이고 있다. ROE는 JB우리캐피탈이 16.5%로 전북은행 10.0%를 크게 앞서며 CIR은 20.8%로 전북은행 40.8% 절반에 불과하다. 비즈니스 특성에 따른 리스크 차이를 감안해도 캐피탈의 그룹 기여도가 훨씬 더 큰 것 같다. 해외 자회사 PPCB의 당기순이익은 383억원으로 전년대비 12.3% 증가해 지방은행계 경쟁 금융지주의 해외부문 실적을 압도한다. 캐피탈과 해외 비즈니스가 JB금융의 실적을 차별화하는 견인차인 셈이다. JB금융의 비은행 순이익 비중은 2022년 33%에서 2024년 36%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다.

반면 BNK금융과 DGB금융은 경영실적 변동성이 매우 크다. BNK금융은 2023년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18.5% 감소했으나 지난해는 기저효과로 25.5% 증가했다. 2023년 BNK금융의 순이익 감소율이 큰 이유는 은행 순이익 감소를 비은행 계열사 실적으로 방어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BNK캐피탈과 BNK투자증권의 순이익이 각각 53.0% 78.4%로 동반 감소하며 그룹의 순이익 하락 변동폭을 확대시켰다. BNK금융의 주력 자회사인 캐피탈과 투자증권 실적은 변동성이 클 뿐 아니라 추세적 성장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BNK금융의 비은행 순이익 비중은 2022년 24%에서 2024년 17%로 축소됐다.

지난해 DGB금융의 당기순이익은 2208억원으로 전년대비 감소율이 43.1%로 확대되며 2년 연속 뒷걸음질 쳤다. 2023년은 은행(-6.2%) 캐피탈(-29.0%) 증권(-99.5%)의 순이익이 전년대비 모두 감소했다. 다행이 IFRS17 도입 영향을 받은 보험 순이익이 202.2% 증가해 그룹 전체 순이익 감소폭을 3.4% 하락으로 방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은행 순이익 회복력이 2.0%로 저조한 가운데 모든 자회사 실적이 동반 부진하며 DGB금융의 순이익 하락폭을 확대시켰다. 지난해 iM증권의 당기순손실이 1632억원으로 적자폭이 크게 증가하고 iM캐피탈, iM보험은 모두 순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78.3%, 11.5% 감소했다. 지난해 DGB금융의 비은행 순이익 비중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의 외형을 갖추는 것 못지 않게 선택과 집중으로 본업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제 JB금융이 BNK금융과 시총 경쟁에서 언제 부동의 선두자리를 차지할 지 관심이 모아진다. 2월21일 현재 JB금융 시총은 3조5679억원으로 BNK금융 시총 3조7491억원에 아직은 소폭 뒤지고 있다. JB금융은 DGB금융 시총 1조6204억원을 두 배 이상 큰 격차로 앞서고 있다. 반복적인 습관이 그 사람의 모습이고 운명이 된다고 한다. 습관처럼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고 시장의 기대에 부응해야 좋은 기업으로 평가받고 경영자도 살아남는다. JB금융 김기홍 회장의 3연임이 비교적 수월했던 것은 비은행 계열사의 좋은 실적이 1등 공신이다. 시중은행 전환에 기대를 걸었던 DGB금융 황병우 회장과 자회사 시너지 확대에 집중하는 BNK금융 빈대인 회장의 2연임 도전 성패는 남은 재임기간 비은행 경영실적이 좌우할 것이다.

 


허정수 전문위원 jshuh.jh@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