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분석

[롯데건설 유동성 점검] ② 과중한 PF 우발채무 '자산 재검토' 부메랑 됐나

Numbers_ 2025. 2. 28.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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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건설 유동성 점검] ② 과중한 PF 우발채무 '자산 재검토' 부메랑 됐나

롯데건설이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본사 매각 등 1조원 규모의 자산 유동화를 검토하는 가운데 과중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부담이 자산 재검토 상황을 불렀다는 분석이 나온다.롯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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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잠원동에 있는 롯데건설 본사 /사진=네이버거리뷰


롯데건설이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본사 매각 등 1조원 규모의 자산 유동화를 검토하는 가운데 과중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우발채무 부담이 자산 재검토 상황을 불렀다는 분석이 나온다.

롯데건설은 현재 서울 서초구 잠원동 본사 매각을 비롯해 창고부지와 사업토지 등 자산의 활용 방안과 관련한 컨설팅을 전문 업체에 의뢰했다. 특히 강남 한복판에 있는 본사의 부지 면적은 약 1만㎡이며 2023년 9월 지구단위계획 특별계획구역으로 지정돼 주거시설로 개발할 수 있어 잠재적 가치가 매우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건설의 자산 유동화 배경에는 PF 우발채무 부담이 있다. 롯데건설은 2022년 하반기 레고랜드 사태로 PF 유동화 시장이 경색되고 차환이 이뤄지지 않자 직접 자금을 투입해 2조9000억원의 PF 유동화증권을 매입했다. 이후 PF 차환 위험이 다소 완화되면서 유동화증권을 다시 시장에 매각해 자금 부담을 해소했다.

다만 PF 우발채무 부담이 여전히 과중한 수준으로 진단된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작년 11월 말 기준 총 PF 우발채무 규모는 3조7817억원에 달한다. 위기설이 돌았던 2022년 말 6조8000억원에서 약 3조원이 감소했지만 여전히 자기자본(2조6000억원)으로도 대응할 수 없는 금액이다. 특히 위험도가 높은 ‘도급사업 관련 미착공 및 저조한 분양률 사업장’의 우발채무가 2조4000억원에 달하는 가운데 분양 경기마저 저하되며 불확실성이 커졌다.

3조7817억의 PF 우발채무 중 올해 만기 도래하는 규모가 1조2847억원이며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8241억원, 2562억원 등 상반기에만 1조803억원이 몰렸다. 롯데건설 측은 만기를 맞는 PF는 연장 또는 차환으로 대응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자료=나이스신용평가

 
다만 2022년 레고랜드 사태로 경색된 PF 시장이 아직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고 금융감독원이 지난해 상반기 이후 브리지론, 본PF 등 PF 기준을 강화하면서 이전과 달리 새로운 대출을 일으키기 어려워지고 있다. PF의 차환, 리파이낸싱 등이 불발됐는데 신용보강을 약정했다면 채무를 대신 인수해야할 가능성이 높다. 롯데건설이 자산 재검토를 추진하는 이유가 PF 우발채무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PF 우발채무 해소 열쇠는 부산, 광주 등 지방 사업장의 본PF 전환과 분양 성과다. 부산 홈플러스 센텀시티 부지 개발 등의 시행사인 세콘도가 일으킨 4332억원의 브리지론에 연대보증을 제공했다. 광주 쌍령공원 사업의 9787억원 본PF에는 책임준공과 책임분양 미이행 시 조건부 채무인수를 약정했다.

PF 우발채무 차환과 관련한 유동성 대응력은 이전 대비 강화된 상태다. 작년 2월 시중은행, 산업은행, 증권사와 만기 3년, 투자 규모 2조3000억원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ABCP) 매입 펀드를 조성했다.

롯데건설은 본사 매각 등 컨설팅을 통해 재무건전성을 강화할 방침이며 실제 추진 시 2026년 부채비율 150% 완화, 경상이익 1000억원 확보 등을 예상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자산 재검토는 유동성 확보보다 재무건전성 강화 측면에서 진행하는 것”이라며 “PF 상황과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나영찬 기자 na@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