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바웃 C/CEO

[어바웃C] 연임 앞둔 나채범 한화손보 대표…차기 과제는 '밸류업'

Numbers 2025. 3. 10. 14:59

▼기사원문 바로가기 

 

 

[어바웃C] 연임 앞둔 나채범 한화손보 대표…차기 과제는 '밸류업'

기업 최고 의사결정권자(CEO, CFO, COO, CIO 등)의 행보에서 투자 인사이트를 얻어가세요.나채범 한화손해보험 대표가 2023년 부임 후 내세운 여성전문 보험사라는 차별화 전략이 창사 이래 최대 실적

www.numbers.co.kr

기업 최고 의사결정권자(CEO, CFO, COO, CIO 등)의 행보에서 투자 인사이트를 얻어가세요.

서울 여의도 한화손해보험 사옥과 나채범 대표 /그래픽=박진화 기자

 

나채범 한화손해보험 대표가 2023년 부임 후 내세운 여성전문 보험사라는 차별화 전략이 창사 이래 최대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 중소형 보험사로서의 한계를 극복했다는 호평이 나온다. 그의 연임 여부에도 전혀 문제가 없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나 대표는 최근 호실적을 바탕으로 올해 자본건전성 개선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7일 한화손보에 따르면 이달 열릴 주주총회에서 나 대표의 연임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나 대표는 지난달 열린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에서 단독 후보로 추천됐다. 

임추위 측은 나 대표에 대해 "취임 이후 창사 이래 최대 이익 달성, 장기보장보험 월초보험료 지속성장, 여성보험시장 포지셔닝 확보 등 가시적인 성과를 시현했다"며 "영업, 경영 관리, 마케팅 분야에 대한 전문성과 이해도 등과 회사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적임자"라고 평가했다.

나 대표는 실적 면에 있어서는 나무랄 때 없는 성적을 거뒀으나, 자본건전성을 평가하는 지표인 신지급여력제도(K-ICS) 비율은 여전히 2년 전 수준에 머무르며 아쉬움을 남겼다. 금리 변화와 제도 변경 등 건전성 지표 유지에 어려운 환경에 노출된 점을 고려해보면 상당히 선방했지만 실적에 비하면 조금 부족해보인다. 따라서 이번 임기에는 이 부분에 더욱 신경 쓸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손보는 직전년도 결산 때 5년 만에 배당을 재개하며 2년 연속 주주환원에도 기대감을 키웠으나 역대급 실적에도 불구, 작년 결산 배당은 어렵게 됐다. 여기에는 다른 보험사와 마찬가지로 해약환급금 준비금 적립액의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노건엽 보험연구원 금융제도연구실장은 "배당가능이익은 이익잉여금에서 법정준비금을 뺀 액수를 의미한다"며 "해약환급금 준비금은 법정준비금을 구성하는 하나의 요소"라고 설명했다.

한화손해보험의 해약환급금준비금 규모와 K-ICS 비율 추이 /그래픽=박준한 기자


한화손보는 해약환급금 준비금으로 2023년 1분기에 1조5704억원을 처음으로 적립했다. 이후 분기마다 소폭 증액을 거듭해 지난해 2분기 2조원을 넘겼으며, 3분기에도 2조1230억원으로 집계되며 계속해서 늘었다. 같은 기간 이익잉여금이 꾸준히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배당가능이익이 없어진 이유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현행 제도하에서 업계 전반적으로 작년 배당가능이익 확보가 어려운 상황으로, 회사 이익을 주주에게 환원한다는 나 대표의 경영철학에는 변함이 없다"며 "이를 위해 제도변경 대응과 이익 증대로 배당가능이익을 최대한 빠르게 확보할 예정이며 금융 당국과도 지속적인 소통을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화손보의 결산 실적 보고서에는 지난해 말 기준 K-ICS 비율로 경과조치 전 잠정 174.0%를 기록할 것으로 집계했다. 유예조치를 적용한 경과조치 후 비율은 214.0%로 양호한 수준을 이었다. 그러나 K-ICS 비율이 도입된 2023년 1분기 이후 비교적 안정적인 수치의 기준점이 되는 200%(경과조치 전 기준)를 넘긴 적이 없었다.

고무적인 점은 분기마다 수치에 큰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그만큼 외부 요인에 크게 영향을 받지 않고 있음을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한화손보 측은 "후순위채권 발행 등 선제적 자본 확충, 자산 재구성, 장기 채권 매입 등 전략으로 안정적인 K-ICS 비율 관리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이의 일환으로 지난해 8월 10년 만기 후순위채 3500억원을 발행한데 이어, 올해도 1월 5000억원의 후순위채를 추가 발행해 자본건전성을 강화했다.

나 대표는 부임 후 여성 전문 보험사라는 브랜딩 전략으로 회사 보험영업이익을 극대화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대표상품으로 자리한 '시그니처 여성건강보험' 시리즈는 2023년 7월 출시이후 지난해 2월까지 8개월 만에 누적 매출 100억원을 돌파했으며, 지난해 결산 실적까지 꾸준히 우수한 매출을 달성했다.

여성을 위한 보험사의 전초기지였던 펨테크 연구소는 나 대표의 가장 큰 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연구소는 손해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로부터 여성 보험 상품 관련 배타적 사용권만 17건을 획득하는 등 설립 취지에 부응하는 업적으로 나 대표를 지원했다.

나 대표는 1965년 생으로 경북기계공고, 영남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한화생명(구 대한생명) 경북지역단장, 경영분석파트장 등을 거쳐 CPC전략실장, 경영기획팀 상무, 기획관리팀 부사장을 역임했다. 한화손보에는 2023년 2월 사업총괄 부사장으로 부임한 후 같은해 3월 대표이사에 올랐다.

박준한 기자 bigstar102@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