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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주식회사' SMH 통해 영풍 의결권 무력화

Numbers_ 2025. 3. 14.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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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 '주식회사' SMH 통해 영풍 의결권 무력화

고려아연의 또 다른 호주 자회사 썬메탈홀딩스(SMH)가 영풍의 10.3% 주주가 됐다. 기존 호주 자회사 썬메탈코퍼레이션(SMC)이 영풍 지분을 현물배당하는 방식으로 넘긴 것으로 이달 말 열릴 고려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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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박진화 기자


고려아연의 또 다른 호주 자회사 썬메탈홀딩스(SMH)가 영풍의 10.3% 주주가 됐다. 기존 호주 자회사 썬메탈코퍼레이션(SMC)이 영풍 지분을 현물배당하는 방식으로 넘긴 것으로 이달 말 열릴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에서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하기 위한 조치다. 다만 이런 조치에 따른 효력은 다음 주총에선 통하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고려아연은 12일 썬메탈코퍼레이션이 썬메탈홀딩스에 영풍 지분 10.3%를 현물배당했다고 밝혔다. 

썬메탈홀딩스 호주에서 아연 제련업과 신재생에너지 사업 등을 관리하는 지주회사다. '고려아연→썬메탈홀딩스→썬메탈코퍼레이션'의 출자 구조를 갖고 있다. 

앞서 썬메탈코퍼레이션은 영풍의 지분 10.3% 취득했다. '영풍→고려아연→썬메탈코퍼레이션→영풍'으로 이어지는 출자 구조를 형성해 영풍이 주주총회에서 고려아연에 대한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상호주 규제'를 위해서다. 실제로 영풍은 지난 임시 주총에서 의결권을 잃었다. 

그런데 썬메탈코퍼레이션이 유한회사이기 때문에 상호주 규제가 통하지 않는다는 여론이 형성됐다. 또한 이달 서울중앙지방법원은 영풍이 제기한 가처분 소송 일부를 인용하며 썬메탈코퍼레이션이 유한회사이기 때문에 상호주 규제는 위법이라고 해석했다.  

고려아연은 유한회사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해 주식회사인 썬메탈홀딩스가 영풍의 지분을 소유하는 새로운 출자 구조를 만들었다. 

고려아연 측은 "고려아연과 영풍 사이에 새로운 상호주가 관계가 형성돼 이달 말 열릴 고려아연 정기주주총회에서 영풍의 의결권은 여전히 제한된다"고 강조했다. 

이번 현물배당 역시 호주 로펌의 자문을 거쳐 적법하게 이뤄졌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그러나 썬메탈홀딩스를 활용해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하는 것은 이번 정기 주총까지만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영풍은 자회사 YPC에 고려아연 지분을 현물출자했다. 특히 YPC는 폐쇄적인 유한회사다. 유한회사는 상법의 적용도 받지 않는다. 고려아연이 상호주 규제로 영풍의 의결권을 무력화하는 것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유한회사를 세운 것이다. 

'썬메탈홀딩스→영풍→YPC→고려아연'의 출자 구조로 썬메탈홀딩스가 영풍의 지분을 취득해도 영풍이 고려아연을 직접 지배하지 않기 때문에 상호주 규제를 받지 않는다. 

YPC와 영풍간 현물출자 거래는 3월 진행됐다. 이미 정기 주총를 위한 주주명부를 폐쇄한 상태여서 이번 주총에선 영풍이 주주로 오르고 다음 주총부턴 YPC가 고려아연의 주주가 된다. 상호주 규제를 한 번 더 시도하려면 고려아연도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는 얘기다. 

김수정 기자 crystal7@bloter.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