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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 신사업보다 내부 정비 'CEO 교체' 숨은 의미
태광그룹이 제조·금융 계열사 대표이사(CEO)를 교체하며 조직안정화와 내부효율화에 나섰다. 제조업 핵심 계열사인 태광산업에는 자산관리 전문가를 기용해 기존 사업구조의 변화 가능성을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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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광그룹이 제조·금융 계열사 대표이사(CEO)를 교체하며 조직안정화와 내부효율화에 나섰다. 제조업 핵심 계열사인 태광산업에는 자산관리 전문가를 기용해 기존 사업구조의 변화 가능성을 내비쳤고, 금융 계열사에는 외부 출신을 영입해 경쟁력 강화를 꾀했다.
하지만 앞서 발표한 12조원의 투자계획이 제자리걸음인 가운데 이호진 전 회장의 경영복귀 여부가 향후 그룹의 사업 방향을 좌우할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태광산업 '부동산·자산관리' 강화…금융 계열사는 외부 수혈
태광그룹은 이달 섬유·석유화학 계열사인 태광산업 대표에 유태호 티시스 대표를 내정했다. 금융 계열사인 흥국생명 대표에는 김대현 전 KB손해보험 경영관리부문장을, 흥국생명의 판매 자회사인 HK금융파트너스 대표에는 유재준 전 KB라이프생명 부사장을 각각 선임했다.
유태호 신임 대표는 1980년 흥국생명에 입사한 뒤 총무와 자산관리 담당 임원을 거쳤으며 2002년 태광산업으로 옮겨 부동산 관리, 홍보 담당 임원을 지냈다. 이후 2023년 8월부터 태광그룹 인프라·레저 계열사인 티시스 대표를 맡아왔다. 이 같은 이력으로 볼 때 유 대표는 전통 제조업보다 부동산·자산관리 및 그룹의 내부 통제에 무게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
태광산업은 그룹의 핵심 제조업 계열사지만 오랜 기간 보수적인 경영기조를 유지해왔다. 공격적인 투자도 거의 없었다. 유 대표가 과거 부동산 관리와 홍보 업무를 주로 담당해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태광산업이 비핵심 사업 정리, 부동산 자산 활용, 사업 구조조정 등을 통한 수익안정성 확보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태광산업은 보다 안정적인 수익구조를 갖출 것으로 전망된다.
태광그룹이 금융 계열사에 외부 인사를 중용한 점도 눈에 띈다. 흥국생명과 HK금융파트너스에는 KB금융권 출신 인사가 배치되며 외부 금융 전문가의 역할이 확대됐다. 금융 계열사의 체질개선을 위한 조치다.
최근 흥국생명과 HK금융파트너스는 영업력 저하와 브랜드 경쟁력 약화를 겪은 만큼 새로운 리더십을 통한 영업력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태광그룹이 KB금융의 영업전략을 일부 접목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또 최근 보험 업계에서 핀테크와 디지털보험 시장이 급성장하는 만큼 흥국생명도 이에 대응하는 전략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12조 투자 '제자리'…신사업 아닌 효율화 택했다
태광그룹은 2022년 말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10년간 12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계획을 발표했지만 2년이 지난 지금도 가시적으로 진전되지 않고 있다. 특히 태광그룹이 주도할 신사업 분야나 사업 모델에 대한 명확한 방향성 제시가 부족한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이 전 회장의 경영복귀 여부가 태광그룹의 신사업 확대에서 중요한 전환점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이 전 회장은 과거 경영을 주도하며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했던 오너다. 태광그룹은 지난해 말을 목표로 그의 복귀를 준비했던 것으로 알려졌지만 현재까지도 명확한 복귀 일정은 결정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여전히 법적·경영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 이 전 회장이 실제로 복귀한다 해도 그룹의 신사업 확대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러한 흐름에서 태광그룹의 전략은 신사업 확대보다 내부관리 체제 강화와 경영안정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전문경영인 체제를 더욱 굳히며 그룹 운영의 안정성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조치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태광그룹은 최근 몇 년간 오너 리스크로 불확실성이 커졌고, 이를 최소화하기 위한 내부통제 강화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결국 이번 인사는 신사업 확장보다 △기존 사업의 수익성 강화 △조직 안정화 △내부경영 효율화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태광그룹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공고히 하면서 그룹의 거버넌스를 정비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최지원 기자 frog@bloter.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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