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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유증 앞두고 650억 기관 매도…금융당국 '중점심사제' 첫 시험대

Numbers 2025. 3. 17.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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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유증 앞두고 650억 기관 매도…금융당국 '중점심사제' 첫 시험대

최근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삼성SDI가 금융감독원에서 새롭게 도입한 '유상증자중점심사제'의 첫 대상으로 선정됐다. 금융당국은 이번 유상증자가 시장과 일반투자자들에게 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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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2조원 규모의 유상증자 계획을 발표한 삼성SDI가 금융감독원에서 새롭게 도입한 '유상증자중점심사제'의 첫 대상으로 선정됐다. 금융당국은 이번 유상증자가 시장과 일반투자자들에게 미칠 영향을 검토하는 한편 기관투자가들의 이례적인 매매 패턴과 사전 정보 유출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올해 2월 도입된 유상증자중점심사제는 △증자 비율 △할인율 △재무상황 △일반주주의 권익 보호 여부 등 7개 심사 기준을 제시했으며, 삼성SDI가 이 제도의 첫 적용 사례가 됐다. 조 단위로 진행되는 대형 거래라는 점이 심사 대상 선정에 결정적으로 작용했다. 금감원은 증자비율과 할인율이 과도하지 않다고 보면서도 대규모 자금조달이 진행되는 만큼 일반주주 보호 방안과 재무건전성을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이다.

특히 금융당국은 유상증자 관련 정보가 유출됐을 가능성도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상증자 발표 직전에 나타난 주가변동과 특정 투자자들의 매매 패턴 때문이다.

삼성SDI의 유상증자 계획 공식 발표일(14일) 하루 전인 13일 주가는 전 거래일(12일) 대비 4.23% 급락했다. 특히 투자신탁(펀드) 계열의 기관투자가들이 대규모 매도에 나선 것이 의혹을 키웠다.

13일 하루 동안 투자신탁 계열에서 삼성SDI 주식을 650억원어치 순매도했는데, 이는 직전 거래일인 12일의 순매도 규모인 81억원과 비교하면 약 8배로 급증한 액수다. 반면 개인투자자들은 같은 날 삼성SDI 주식을 105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기관이 대량 매도하는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적극적으로 매수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14일 유상증자 발표 이후 주가는 6.18% 급락한 19만1400원으로 마감하며 개인투자자들이 상당한 손실을 떠안게 됐다.

일부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이 정보 비대칭을 악용한 내부자거래 가능성을 시사한다고 지적한다. 기관투자가들이 사전에 정보를 입수해 선제적으로 주식을 처분하고 정보 접근이 어려운 개인투자자들이 손실을 보는 구조라는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이 같은 거래 패턴을 정밀 분석하고 유상증자 발표 직전 삼성SDI 주식을 대량 매도한 투자신탁 계열의 거래내역과 정보접근 경로 등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성SDI는 14일 이사회를 열고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유상증자로 삼성SDI는 보통주 1182만1000주를 추가 발행한다. 기존 보통주 발행주식 총수(6876만4530주)의 약 16.8%에 해당하는 규모다. 예정 발행가액은 16만9200원으로 공시일 기준 주가 대비 할인된 가격이다. 삼성SDI는 이번 유상증자로 조달한 2조원을 채무상환이 아닌 시설투자(4541억원)와 타법인 증권 취득(1조5460억원)에 전액 투입할 계획이다.

삼성SDI 측은 이에 대해 "유상증자는 중장기 핵심 사업을 강화하려는 차원에서 추진된 조치"라며 성장전략과 직결된 결정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최지원 기자 frog@bloter.net